제임스 켈리. (사진=KBL 제공)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은 전반기를 마친 뒤 큰 결단을 내렸다. 바로 제임스 켈리를 부상 대체 선수였던 아이반 아스카로 완전 교체하는 결정이었다.
켈리는 부상 전까지 22경기에서 평균 23점 10리바운드를 기록한 전자랜드의 주득점원이었다. 반면 아스카는 켈리 부상 대체로 합류해 10경기에서 15.5점 5.7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개인 기록만 보면 바꿀 이유가 전혀 없었다.
그럼에도 교체를 결정한 이유는 크게 세 가지였다.
첫 번째는 역시 켈리의 태도였다. 당시 유도훈 감독은 "켈리가 자기가 하고 싶은 것만 하려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이유는 수비. 켈리가 뛴 22경기에서 전자랜드는 평균 79.8점을 넣었지만, 대신 78.2점을 내줬다. 마진이 1.6점에 불과했다. 하지만 아스카가 뛴 10경기에서는 득점이 77.4점으로 줄었지만, 실점은 71.9점으로 더 크게 줄었다. 마진 5.5점. 게다가 켈리가 있을 때 11승11패, 아스카가 있을 때 6승4패였다.
마지막 이유는 국내 선수들에 대한 기대였다. 공격이 강한 켈리가 뛸 때보다 아스카가 뛸 때 국내 선수들의 득점이 올라갔다. 강상재는 평균 6.1점에서 10점이 됐고, 정효근도 7.3점에서 10.7점으로 득점이 뛰었다. 정영삼과 김지완의 득점만 감소했을 뿐 나머지 선수들의 득점은 대부분 올라갔다.
◇해결사의 부재…다시 켈리 영입 추진
하지만 켈리의 공백은 컸다.
전자랜드는 아스카로 완전 교체한 뒤 10경기에서 2승8패에 그쳤다. 득점은 76.7점으로 더 줄었고, 실점은 오히려 77.4점으로 껑충 뛰었다.
아스카는 15.8점 7.3리바운드, 커스버트 빅터는 11.5점 8.5리바운드로 비슷한 성적을 냈다. 그런데 국내 선수들의 득점이 뚝 떨어졌다. 강상재(9.8점 5.9리바운드), 박찬희(9.7점 9.1어시스트)가 힘을 내고 있지만, 유도훈 감독이 기대했던 정효근(8점)과 정영삼(7.8점), 정병국(6.2점) 등의 득점이 하락했다.
아스카와 빅터 모두 수비가 장점이다. 켈리와 같은 해결사가 아니다. 유도훈 감독은 해결사의 역할을 국내 선수가 해주길 바랐지만, 쉽지 않았다. 유도훈 감독은 "외국인 선수 득점이 너무 적어 어려운 경기를 했다"고 솔직히 털어놓았다.
결국 유도훈 감독도 다시 켈리 카드를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