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훈 (자료사진=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부상 우려를 씻어내고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스피드스케이팅 5000m에서 대회 2연패를 달성한 이승훈(대한항공)이 메달 사냥을 이어간다. 개최국이자 장거리 종목의 라이벌 일본을 넘으면 다관왕이 보인다.
이승훈은 22일 일본 훗카이도 오비히로 오벌에서 열리는 대회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0m 경기와 팀 추월 경기에 나란히 출전한다.
오후 1시에 주종목 남자 10000m 경기에 출전하고 약 3시간 뒤 김민석(평촌고), 김철민(강원도청), 주형준(동두천시청)과 함께 팀 추월 경기에 나선다. 만만치 않은 일정이다.
이승훈은 스피드스케이팅 최장거리 종목인 10000m에서 다수의 우승 경력을 자랑한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금메달을 땄고 2011년 아스타나-알마티 동계아시안게임에서는 13분9초74만에 레이스를 마쳐 아시아 기록과 대회 기록을 갈아치우며 우승했다.
2011년 대회에서는 적수가 없었다. 당시 레이스 도중 황당한 해프닝이 벌어졌다. 대회 규정상 마지막 한바퀴를 남기고 종소리가 울려야 하는데 이승훈이 레이스를 할 때에는 두바퀴가 남기고 종소리가 울렸다. 대회 운영 측의 실수였다.
하지만 이승훈은 곧바로 전광판을 확인해 남은 바퀴 수를 확인하고 위기를 넘겼다. 두바퀴를 남긴 지점에서 이미 2위보다 20초 이상 앞선 기록을 올리고 있었기 때문에 여유도 있었다. 이승훈은 6년 전 대회에서 남자 5000m, 10000m, 매스스타트 우승으로 3관왕을 차지했고 팀 추월에서는 은메달을 땄다.
일본 장거리 종목의 간판 츠시야 료스케가 주목할만한 상대다. 그는 지난 11일 강릉에서 열린 ISU 종목별 세계선수권 대회 10000m에서 자신의 최고 기록 13분11초94를 올렸다.
그러나 이승훈은 지난 20일 대회 남자 5000m 경기에서 6분24초32로 자신이 6년 전에 세웠던 아시아 기록을 갈아치우며 정상에 올랐다. 츠시야 료스케를 약 5초 이상 앞지르며 아시아 장거리 최강자의 면모를 확인시켰다.
이달 초 강릉 세계선수권 팀 추월 경기 도중 넘어져 자신의 스케이트 날에 정강이를 베이는 부상을 당한 뒤 열흘만에 출전한 경기였다. 8바늘을 꿰맨 뒤 정상적인 훈련을 소화하지 못했지만 건재함을 자랑했다.
이승훈은 이번 대회에서 팀 추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경기 도중 넘어지는 바람에 동료들에게 피해를 줬다고 생각하기에 각오가 더욱 남다르다.
남자 팀 추월은 3명으로 구성된 두 팀이 링크 양쪽의 출발 지점에서 동시에 출발해 8바퀴(3200m)를 돌아 마지막 주자의 기록으로 승부를 가리는 경기다. 만약 한 팀의 선두가 상대팀의 후발주자를 추월하면 그대로 경기가 끝난다. 맨 앞에서 레이스를 주도하는 선수의 역할이 중요하다. 스피드는 물론이고 강인한 체력이 요구된다.
이승훈은 지난 대회에서 이 종목 은메달을 땄다. 이규혁, 모태범과 함께 출전해 아시아 최고 기록을 수립한 일본에 불과 0.03초 뒤져 2위에 머물렀다. 이번 대회에서도 일본과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 2조에서 카자흐스탄과 경기를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