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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성 "수비를 고민하던 선수가 1만득점을 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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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주성 "수비를 고민하던 선수가 1만득점을 했네요"

    프로농구 동부 김주성, 역대 3번째 금자탑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동부 김주성(사진 오른쪽)이 26일 원주에서 열린 프로농구 SK전에서 역대 3번째 1만득점을 달성한 뒤 SK의 신인 최준용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 제공=KBL)

     


    "솔직히 1천 블록슛 달성이 더 기쁠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1만득점을 달성하니까 지금이 더 기쁜 것 같습니다"

    원주 동부의 간판스타 김주성이 자신의 프로농구 경력에 또 하나의 금자탑을 세웠다.

    1만득점까지 3점을 남겨놓았던 김주성은 26일 오후 강원도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서울 SK와의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1쿼터 시작 3분만에 4점을 몰아넣어 대기록을 달성했다.

    김주성은 통산 1만3,231점을 기록한 서장훈(은퇴)과 1만19점을 올린 추승균 전주 KCC 감독에 이어 프로농구 역대 3번째로 1만득점 고지를 밟았다.

    김주성은 지난 시즌 KBL 사상 최초로 1천 블록슛을 달성한 바 있다. KBL 역사상 1만득점과 1천 블록슛을 함께 달성한 선수는 김주성이 유일하다.

    김주성은 "데뷔할 때 나는 피지컬이 뛰어나지 않았고 그저 잘 달리는 선수였다. 득점보다 수비에 치중했다. 어떻게 수비하고 블록을 할까 고민하던 선수가 1만득점을 달성했다는 것에 나 자신을 칭찬해주고 싶다. 꾸준히 해서 얻은 상이라 생각한다. 아직 얼떨떨하고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주성은 이날 경기 시작 1분18초만에 러닝 훅을 성공시켰고 1쿼터 종료 7분19초를 남기고 슛 동작 반칙에 따른 자유투를 얻었다. 김주성이 자유투 라인에 서자 일부 관중은 기립하는 등 기대감이 한껏 고조됐다.

    김주성이 자유투 1구를 넣어 대망의 1만득점 고지에 오르자 원주 농구 팬은 아낌없는 박수와 함성으로 대기록 달성을 축하했다.

    김주성이 자유투 2개를 모두 넣은 뒤 경기는 잠시 중단됐다. 동부는 SK 구단의 협조로 대기록을 축하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경기장 조명이 꺼진 가운데 특별 영상이 상영됐다. 이성훈 KBL 사무총장이 기념 트로피와 꽃다발을, 김정남 구단주는 천만원 상당의 유니폼 모양 순금 기념패를 김주성에게 전했다. 김영만 동부 감독과 SK의 대표선수 김선형도 코트에 나와 김주성에게 꽃다발을 전달하며 화기애애한 장면을 연출했다.

    김주성은 "자유투를 쏘기 전에 여러 생각이 들었다. 웃음이 났다. 만약 2개 다 안 들어가면 진짜 웃기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담이 됐는데 1구가 들어갔다. 어느 때보다 깨끗하게 들어가서 나도 깜짝 놀랐다"고 웃었다.

    이어 김주성은 경기 중단 후 이벤트 진행에 협조해준 SK 구단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1천 블록슛 달성 때는 원정경기였기 때문에 축하 행사를 해준 원정팀 고양 오리온에게 미안했다. 미안해서 웃지 못했던 것 같다. 이번에는 홈경기였고 모든 순위 경쟁이 결정됐기 때문에 웃으려고 노력했다. 배려해준 SK 구단과 선수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동부 김주성이 26일 오후 원주에서 열린 SK전에서 역대 3번째 1만득점을 달성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KBL)

     



    2002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데뷔한 김주성은 지금까지 원주 프렌차이즈를 대표하는 스타로 활약해왔다.

    공격보다는 수비에 더 능한 빅맨으로 잘 알려져 있는 김주성은 데뷔 후 지난 시즌까지 14시즌 연속 평균 두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꾸준히 점수를 쌓아왔다.

    김주성은 골밑 포스트업보다는 돌파 혹은 스크린 이후 움직임을 통해 득점 기회를 노리는 유형의 선수다. 최근에는 3점슛을 장착해 농구 팬의 관심을 끌었다.

    동부가 로드 벤슨, 웬델 맥키네스 등 빅맨들을 영입, 골밑 밀집도가 커지자 코칭스태프는 김주성에게 외곽으로 나가 공간을 넓혀달라고 요청했다. 김주성은 "팀이 원하는 바를 해내는 것이 선수의 도리"라며 3점슈터로 변신했다.

    김주성은 2002-2003시즌부터 2014-2015시즌까지 정규리그 609경기를 뛰면서 총 3점슛을 133개밖에 던지지 않았다. 성공 개수는 33개에 불과했다. 그러나 최근 2시즌 79경기에서는 3점슛 289개를 시도해 114개를 림에 꽂았다. 성공률은 무려 39.4%로 웬만한 슈터에 뒤지지 않았다.

    특히 올시즌에는 데뷔 후 가장 많은 223개의 3점슛을 시도해 82개를 성공시켰다.

    김주성은 이날 총 7점을 넣어 통산 득점을 1만4점으로 늘렸다. 서장훈의 통산 1위 득점 기록은 누구도 넘보기 힘든 대기록. 추승균 감독의 1만19점 2위 기록은 가시권에 들어왔다. 김주성은 다음 시즌 초반 통산 득점 부문 2위로 올라설 가능성이 높다.

    김주성은 "추승균 감독님의 기록을 넘어야 하니까 그것을 빌미로 1년 더 해야겠다고 구단에 말해야겠다"고 웃으며 농담을 건진 뒤 "목표가 있어야 더 집중할 수 있다. 더 이루고 싶은 기록은 없다. 54경기를 모두 뛰고 추승균 감독님의 2위 기록을 넘어서는 것을 목표로 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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