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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의 양현종은?' 2017 불운의 아이콘 후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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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2의 양현종은?' 2017 불운의 아이콘 후보들

    '펫무룩...' KIA 좌완 팻 딘(왼쪽)과 삼성 우완 재크 페트릭은 올해 2경기에 선발 등판해 나름 호투를 펼쳐줬지만 각각 무승과 2패를 기록 중이다. 타선 지원과 불펜 도움 등이 미미했다.(자료사진=KIA, 삼성)

     

    선발 투수는 아무리 잘 던져도 타선이 받쳐주지 않으면 승리를 따낼 수가 없다. 퍼펙트 투구나 노히트 노런을 기록해도 타선이 득점해주지 않으면 기껏해야 패배만 기록하지 않을 뿐이다.

    2004년 배영수(한화)의 삼성 시절 현대와 한국시리즈 4차전 역투가 대표적이다. 당시 정규리그 MVP였던 배영수는 10이닝 노히트 노런 역투를 펼치고도 노디시전(승패 없음)으로 소득없이 물러났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있다. 대량실점해도 타선이 폭발하면 선발 투수는 승리를 따낸다. 그만큼 선발 투수는 타선과 궁합이 잘 맞아야 승수를 쌓을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 불펜도 중후반 리드를 지켜줘야 하는 조건이 따른다.

    지난해 '불운의 아이콘'은 양현종(KIA)이었다. 양현종은 지난 시즌 선발 투수의 덕목인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1위(22번)였지만 다승은 15위(10승)에 머물렀다. 12패는 6번째로 많았다. 지난해 다승 1위(22승) 더스틴 니퍼트(두산)는 퀄리티스타트가 19번이었다.

    그렇다면 올해 '불운의 아이콘'은 누가 될까.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슬그머니 불길한 예감이 엄습하는 투수들이 몇몇 보인다. 제 2의 양현종은 누가 될 것인가.

    ▲양현종의 기운, 전·현 동료들에게?

    올해 양현종은 다르다.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양현종은 "올해는 타자들이 점수를 많이 뽑아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4년 100억 원의 사나이 최형우가 가세한 KIA 타선은 에이스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양현종은 올해 두 번의 등판에서 모두 승리를 따냈다. 4일 SK전 6⅔이닝 1실점, 9일 한화전 7이닝 1실점 쾌투를 펼치기도 했다. 타선도 각각 6점, 3점을 뽑아주며 양현종에게 승리를 안겼다. 한화전은 많은 점수는 아니었지만 충분했다.

    KIA 타선이 너무 양현종만 신경을 쓴 까닭일까. 대신 팀 동료 팻 딘이 불운의 기를 이어받은 모양새다. 딘은 올해 2경기 모두 호투했다. 1일 삼성전 7이닝 무실점, 8일 한화전 5⅔이닝 1실점했다. 평균자책점(ERA)가 0.71에 불과하다. 양현종 이상의 역투였다.

    그러나 무승을 기록 중이다. 삼성전은 7-0으로 앞선 9회 동점을 허용해 승리가 날아갔고, 한화전도 9회 승부가 뒤집어졌다. 삼성전은 불펜이 화끈한 불놀이를 펼쳤고, 한화전은 타선 지원이 3점으로 살짝 부족한 데다 마무리 임창용이 무너졌다.

    한화 송은범은 올해 확 달라진 모습으로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 이상 투구를 펼쳤다. 그러나 아직 승리 신고가 없다.(자료사진=한화)

     

    예전 양현종의 KIA 동료 송은범(한화)도 비슷한 경우다. 올해 환골탈태한 송은범은 2경기 ERA가 1.46이다. 2일 두산전에서 6⅓이닝 무실점 역투에 이어 8일 KIA전 6이닝 2실점 등 퀄리티스타트 이상을 기록했다.

    하지만 타선과 불펜이 도와주지 못했다. 2일 두산전에서는 8회 불펜이 3-3 동점을 허용하며 송은범의 승리를 날렸고, 타선도 확실한 추가점을 내주지 못했다. 8일 KIA전은 딘과 선발 대결이었다. 타선이 뒤늦게 터져 역시 송은범의 승리는 아니었다.

    다만 송은범은 부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송은범은 2013년부터 3시즌 연속 7점대 ERA에 머물렀고, 지난해도 6.42로 높았다. 2009년 12승을 기록한 송은범은 최근 4년 9승에 그쳤다. 그러나 올해 달라진 모습으로 왕년 우완 에이스의 면모를 회복하고 있다.

    ▲'빈타의 삼성 vs 변비의 한화'

    그래도 이들은 양호한 편이다. 호투를 펼치고도 패배를 기록하는, 최악의 결과를 받아든 투수들도 있다.

    삼성 외인 재크 페트릭은 2경기 ERA가 3.09로 수준급 투구를 펼쳤다. KIA와 시즌 개막전에서 6⅓이닝 2실점(1자책)에 이어 6일 LG전도 5⅓이닝 4실점(3자책)으로 나름 선발 투수 역할을 해냈다.

    그러나 승리는커녕 2패만을 안았다. KIA전에서 삼성은 같은 7안타에도 2득점에 그쳐 2-7로 졌고, LG전에서는 무득점에 머물렀다. 삼성은 지난주 5경기에서 2점에 머물며 전패했다. 팀 타율 7위(2할3푼8리)의 빈타에 에이스 윤성환도 ERA 1.93에도 1패(1승)를 안았다.

    올 시즌 개막전에서 6이닝 비자책 쾌투에도 패전을 안은 한화 카를로스 비야누에바.(자료사진=한화)

     

    한화 카를로스 비야누에바도 비슷한 설움을 겪었다. 비야누에바는 150만 달러(약 18억 원) 몸값과 화려한 메이저리그 경력을 감안하면 살짝 기대에 못 미치긴 했다. 그래도 2경기 ERA 3.27로 괜찮았지만 2패다. 같은 ERA의 류제국(LG)은 2승이다.

    특히 비야누에바는 두산과 공식 개막전에서 6이닝 무자책점(2실점)으로 역투했다. 그러나 상대 선발이 불행하게도 지난해 MVP 니퍼트였다. 타선이 니퍼트에 8이닝 무득점으로 막힌 데다 실책까지 겹쳐 쓴잔을 마셨다. 7일 KIA전은 타선이 2점에 머물렀다.

    삼성은 지난해 박석민, 올해 최형우의 공백으로 타선이 예전만 못하다. 여기에 임창용(KIA), 안지만 등 핵심 자원도 빠져나가면서 불펜도 헐거워졌다. 한화도 득점권 타율이 1할6푼9리로 처져 있어 득점이 쉽지 않다. 올해 두 팀 선발 투수들의 고전이 조심스럽게 예상되는 이유다.

    물론 선발 투수의 퀄리티스타트급 투구가 모두 승리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70% 정도만 돼도 감사할 일이다. 또 정규리그의 겨우 시작점을 지났을 뿐이다. 과연 앞서 언급한 선수들이 불운을 딛고 시즌을 웃으며 마무리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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