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안카를로 스탠튼
메이저리그 정규리그 MVP는 미국야구기자협회 투표를 통해 결정된다. 리그별로 각 구단의 담당 기자 2명씩 투표에 참여한다. 아메리칸리그(AL)와 내셔널리그(NL)의 총 유효투표수는 각각 30장이다.
투표는 차등 점수 부여 방식으로 실시된다. 투표권을 가진 기자는 각자 자신이 생각하는 MVP 후보 1위부터 10위를 선정한다. 1위에게는 14점이 부여되고 2위는 9점을 받는다. 2위부터는 순위가 한 게단씩 내려갈 때마다 점수도 1점씩 낮아진다. 10위는 1점을 받는다.
2017시즌 내셔널리그 MVP 투표는 초접전이었다. 1위표 10장, 2위표 10장 등을 받은 지안카를로 스탠튼(마이애미 말린스)이 총점 302점을 기록해 1위표 10장, 2위표 9장 등을 획득해 총점 300점을 얻은 조이 보토(신시내티 레즈)를 간발의 차로 따돌렸다.
이로써 스탠튼은 마이애미 선수로는 처음으로 MVP의 영예를 안았다.
그런데 MLB네트워크를 통해 공개된 기자별 투표 결과를 살펴보면 흥미로운 부분이 있다.
스탠튼이 뛰는 마이애미 지역의 기자 그리고 보토가 속한 신시내티 지역의 기자의 투표가 2017시즌 MVP 선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마이애미 지역 기자 2명은 스탠튼을 1위에 올려놓았다. 보토의 이름은 3위 자리에 나란히 적혀있었다. 한명은 찰리 블랙먼(콜로라도 로키스)을, 다른 한명은 놀란 아레나도(콜로라도)를 각각 2위로 선정했다. 2위표가 분산됐다.
신시내티 지역 기자 2명은 나란히 보토를 1위로 선정했다. 한명은 스탠튼을 3위에 올려놓았다(2위는 애리조나의 폴 골드슈미트). 그런데 다른 한명이 스탠튼의 이름을 2위 자리에 적었다.
최종 점수차는 2점. 결과적으로 스탠튼의 최종 경쟁자가 된 보토를 3위에 올려놓은 마이애미 지역 미디어의 2표 그리고 스탠튼을 2위에 적은 신시내티 지역 미디어의 1표에 2017시즌 MVP의 명암이 갈렸다.
물론, MVP는 30명이 행사한 유효투표가 쌓여 걸정되는 것이다. 그래도 두 지역 미디어의 상반된 투표 결과가 눈에 띄는 것은 그만큼 올해 내셔널리그 MVP 경쟁이 치열했기 때문이다. 2점은 MVP 투표가 지금 방식으로 진행된 이래 역대 4번째로 적은 점수차다.
스탠튼은 올해 타율 0.281을 기록했고 홈런(59개), 타점(132개) 부문에서 내셔널리그 1위를 차지했다. 팀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지만 2001년 이후 메이저리그 최다 홈런을 기록한 활약이 크게 인정받은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아메리칸리그에서는 휴스턴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끈 호세 알투베가 1위표 27장을 독식하는 등 총점 405점을 기록해 279점에 그친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를 제치고 생애 첫 MVP의 영예를 안았다.
알투베는 올해 정규리그에서 메이저리그 전체 1위인 타율 0.346을 기록했고 24홈런, 81타점, 32도루를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