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롯데에서 두 번째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은 최준석.(자료사진=롯데)
준척급 FA(자유계약선수) 채태인(36 · 롯데)의 행보가 결정되면서 자연스럽게 최준석(35)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남은 FA 중 그나마 타팀 이적 가능성이 가장 높은 선수기 때문이다.
원 소속팀 롯데는 일단 최준석, 이우민과 FA 계약은 없다고 공언한 상황. 김주찬(KIA), 김승회(두산), 안영명, 정근우(이상 한화), 이대형(kt) 등은 원 소속팀에 남을 가능성이 높다. 이우민(36)은 안타깝지만 나이와 경력 등을 보면 다른 팀 이적이 쉽지 않다.
그러나 최준석은 아직 일발장타를 갖춘 만큼 팀에 따라 효용 가치가 있다. 롯데에서는 친구인 이대호는 물론 새로 가세한 채태인과 겹치는 부분이 있다. 지난해 느린 발로 이대호와 자주 병살타의 희생양이 된 만큼 최준석은 현재 롯데와는 상성이 맞지 않다는 평가다.
최준석은 지난해 기회를 제대로 얻지 못해 다소 부진했다. 그래도 125경기 타율 2할9푼1리 14홈런 82타점을 기록했다. 출루율 3할6푼4리, 장타율 4할3푼이었다. 발이 느려 2루타가 적은 까닭에 장타율에서 다소 손해를 보지만 최준석은 2015년 144경기 31홈런 109타점을 올린 바 있다. 풀타임을 치르면 20홈런 이상은 충분히 때려줄 힘이 아직 남아 있다.
각 팀의 구성상 최준석의 자리인 지명타자가 불안한 팀은 있다. 장타력이 필요한 팀도 있다. 다만 연봉 4억 원인 최준석을 영입할 경우 보상 선수 및 보상금이 아쉬울 수 있다. 최준석과 FA 계약을 하는 팀은 롯데에 전년도 연봉의 200%와 보상 선수 혹은 연봉 300%를 내야 한다.
사인 앤 트레이드 형식으로 넥센에서 롯데로 이적한 채태인.(자료사진=넥센)
그러나 채태인과 박성민을 사인 앤 트레이드 형식으로 바꾼 롯데-넥센의 예가 있다. 보상금 없이 최준석을 데려갈 방법은 있는 셈이다. 롯데의 트레이드 카드가 관건으로 꼽힌다.
10개 구단 중 지명타자가 확실치 않은 팀으로 kt, 삼성 등이 꼽힌다. kt는 비시즌 리그 정상급 3루수 황재균을 4년 88억 원에 데려오고, 전 두산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를 100만 달러에 영입했다. 3년 연속 최하위였던 kt는 올해 탈꼴찌에 대한 강한 의욕을 드러내고 있다. 최준석이 가세한다면 타선에 한층 무게감이 실릴 수 있다.
다만 kt는 고교 최대어로 꼽히는 투타 만능의 신인 강백호를 키워야 할 상황이다. 황재균과 윤석민, 유한준 등 주포들이 오른손 타자들로 최준석과 겹치는 점도 걸린다.
롯데 프랜차이즈 포수 강민호를 영입한 삼성도 확실한 지명타자가 없다. 전설 이승엽이 은퇴한 자리다. 그러나 삼성은 강민호와 4년 80억 원 계약을 맺은 뒤 추가 외부 전력 보강은 없다고 선언한 상황.
느린 발의 약점과 함께 일발장타의 장점를 갖춘 최준석. 과연 막바지로 향하는 스토브리그에서 새 둥지를 찾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