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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로 시작해 박수로 끝난 女 아이스하키 단일팀

스포츠일반

    우려로 시작해 박수로 끝난 女 아이스하키 단일팀

    경기가 끝난 뒤 남과 북의 선수가 서로를 격려하며 포옹하는 모습은 이들이 처음 만났을 때만 해도 생각할 수 없었던 장면이다.(사진=노컷뉴스)

     

    기대보다 우려가 컸지만 ‘하키’와 ‘호께이’의 동행은 꽤 성공적이었다.

    지난달 20일 스위스 로잔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본부에서는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을 비롯해 남과 북, 평창 동계올림픽 위원회까지 4자간 회의가 열렸다. 이는 북한의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논의하는 자리였다.

    결국 이 자리에서는 선수 22명을 포함한 46명의 북한 선수단 참가가 확정됐다. 이 가운데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가 12명이나 포함됐다. 남과 북의 단일팀은 태극기, 인공기가 아닌 한반도기를 사용하고, 국가 대신 아리랑을 사용하게 됐다.

    평창 동계올림픽의 개막을 코앞에 두고 정치적인 논리에 의해 만들어진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의 시작은 분명 우려가 컸다.

    지난달 25일 북한 선수 12명의 합류로 35명의 초대형 선수단을 구성하게 된 단일팀은 매 경기 22명의 출전 명단을 따로 제출해야 했다. 이 때문에 기존 한국 선수 일부의 출전 기회가 제한될 것이라는 부정적 우려가 컸다. 이질적인 남과 북의 선수들이 쉽게 단합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남과 북은 빠르게 하나가 되어 갔다. 새라 머리 감독은 남과 북의 선수를 의도적으로 생활에서나, 훈련에서나 섞이도록 했다. 예상과 달리 북한 선수단을 이끌고 한국을 찾은 박철호 감독이 새라 머리 감독의 지도법에 전적으로 힘을 실었고, 북한 선수들은 훈련에 적극적으로 임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모든 일정을 마친 뒤 뜨거운 눈물을 흘리는 새라 머리 감독과 이를 위로하는 박철호 북한 감독의 모습은 이번 남북 단일팀의 모습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장면이다.(사진=노컷뉴스)

     

    링크에서는 남과 북이 다르지 않았다. 올림픽 첫 출전의 꿈을 위해 모두가 함께 땀을 흘리며 하루하루 친해졌다. 서먹서먹했던 남과 북 선수들은 어느새 언니, 동생을 구분해 생활할 정도로 하나가 되어갔다.

    평창 동계올림픽 초반 일정인 스위스, 스웨덴과 경기서 0-8 패배로 높은 세계의 벽과 마주했다. 하지만 ‘숙적’ 일본 앞에서는 달랐다. 비록 1-4로 패했지만 랜디 희수 그리핀의 역사적인 첫 골이 나왔다. 단일팀은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5경기를 치르는 동안 단 한 번의 승리도 없었다. 하지만 매 순간이 전 세계에 주는 평화의 메시지였다.

    새라 머리 감독도 남북 단일팀을 이끈 약 한 달의 경험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했다. “결국 스포츠는 어떠한 장벽도 극복한다”는 머리 감독은 “대회가 끝난 뒤 남과 북 선수가 함께 포옹하는 모습은 너무나 자랑스러웠다”고 큰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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