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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치홍, 4년 만에 전한 진심 "태극마크는 내 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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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치홍, 4년 만에 전한 진심 "태극마크는 내 꿈이었다"

    '꿈에 그리던 태극마크'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에서 주전 2루수로 일본과 결승전 결승타 등 금메달에 힘을 보탠 안치홍. 이한형 기자

     

    KIA 4번 타자 겸 2루수 안치홍(28)은 4년 전 태극마크를 달 기회가 있었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당시다.

    기대감도 적잖았다. 안치홍은 당시 대표팀 2차 명단이 발표된 7월 중순까지 80경기 타율 3할4푼1리 13홈런을 기록 중이었다.

    다만 2차 명단에는 오르지 못했다. 서건창(넥센), 오재원(두산), 정근우(한화)가 이름을 올렸다. 서건창은 당시 타율 3할6푼4리 32도루, 오재원은 3할4푼1리 23도루를 기록 중이었고, 정근우는 베이징올림픽 등 풍부한 국제대회 경험이 평가를 받았다. 안치홍은 이들을 압도할 만한 성적은 아니었고, 멀티 능력이 떨어진다는 평가 속에 제외됐다.

    결국 오재원이 2루수로는 유일하게 대표팀 최종 명단에 올랐다. 오재원은 2루수는 물론 1, 3루수와 유격수, 대주자까지 멀티 능력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최종 명단 발표 당시 타율 3할3푼6리(12위)의 성적도 괜찮았다. 오재원은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힘을 보탰다.

    안치홍은 아쉬움 속에 2014시즌 뒤 경찰 야구단에 입단, 군 복무와 선수 생활을 병행했다. 당시 구단에서는 만류했지만 안치홍은 김선빈과 함께 입대를 결정했다. 당시 구단 관계자는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 제외되면서 이번에는 본인도 기대를 많이 했는데 실망이 컸다"면서 "본인 입대 의지가 강한 데다 4년 뒤 아시안게임이 있다고 해도 나이가 꽉 차기 때문에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4년이 흘러 안치홍은 올해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발탁됐다. 이번에는 멀티 능력을 떠나 당당히 주전 2루수로 뽑혔다. 안치홍은 KBO 리그 타율 4위(3할6푼2리)에 득점권 타율 1위(4할2푼2리)로 최고의 클러치 능력을 뽐내던 터였다.

    아시안게임 일본과 결승전에서도 안치홍은 1회 2타점 적시타를 뽑아냈다. 3 대 0 승리, 대표팀의 우승을 확정한 경기에서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아시안게임 타율 3할8푼1리 5타점으로 금메달에 힘을 실어줬다.

    안치홍이 아시안게임 야구 일본과 결승전에서 1회 선제 결승 2타점 적시타를 때려내는 모습.(사진=KBO)

     

    이런 기세는 4일 재개된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리그 에서도 이어졌다. 아시안게임을 마치고 3일 귀국한 안치홍은 김기태 KIA 감독의 배려로 이날 잠실 두산 원정 선발 명단에는 빠졌다.

    하지만 물오른 타격감을 그냥 둘 수 없었다. 안치홍은 팀이 2 대 3으로 추격한 8회 1사 1, 2루에서 대타로 나섰다. 두산도 필승 마무리 함덕주를 올려 맞섰지만 안치홍은 함덕주의 2구째 체인지업 실투를 통타, 좌월 2루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안치홍의 적시타를 계기로 KIA는 이후 7점을 더 뽑으며 10 대 5 역전승을 거뒀다.

    경기 후 안치홍은 "1사 2, 3루가 아닌 1, 2루라 (병살타) 부담이 있었지만 투수 대 타자만 생각하자고 들어갔다"고 경기 전 상황을 돌아봤다. 이어 "사실 대타로 나와 안타를 친 적이 없었고 볼 카운트가 몰리면 엄청 불리해지기 때문에 더 적극적으로 하자고 생각했다"면서 "다행히 실투가 들어와서 칠 수 있었다"고 동점타 상황을 설명했다.

    대표팀 동료 함덕주와 어제의 동지에서 오늘의 적으로 맞선 기분은 어땠을까. 안치홍은 "전에는 인사만 하던 사이였는데 대표팀에서 같이 뛰던 선수가 나와서 조금 다른 기분은 들었다"면서 "그러나 팀도 나도 중요한 상황으로 그런 부분을 신경쓸 상황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형, 군대 잘 다녀온 거 같아' KIA 안치홍(오른쪽)이 4일 두산과 원정에서 역전승을 거둔 뒤 9회말 호수비를 펼친 유격수 김선빈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잠실=KIA)

     

    사실 안치홍은 아시안게임 금메달 소감을 말할 기회가 없었다. 결승전 뒤 공식 회견에는 승리 투수 양현종(KIA)과 4경기 연속 홈런을 날린 박병호(넥센) 등 선배가 나섰다. 3일 귀국 때도 다소 무거운 분위기 속에 간단한 해단 행사만 있었다.

    이날 승리 수훈 선수가 되면서 비로소 소감을 밝힐 기회가 왔다. 다만 병역 혜택 논란이 워낙 큰 까닭에 이마저도 부담스러웠다. 안치홍은 "선수들이 정말 부담을 많이 갖고 경기했다"면서 "어떻게 얘기해도 욕을 먹기 때문에 조심스러워 인터뷰를 잘 안 하려고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도 "금메달은 기분이 좋다"며 쑥스럽게 웃었다.

    4년 만에 첫 성인 대표팀 태극마크를 마침내 달게 된 소회도 들려줬다. 안치홍은 "국가대표는 나한테는 꿈이었다"면서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뛴다는 것을 항상 바랐다"고 털어놨다. 이어 "(이번 대회도) 내가 하고 싶어서 가서 한 것"이라면서 "(그런 기색을) 티 안 내고 하려고 마음 먹었고 열심히 하려고 했다"고 감격에 젖은 소감을 밝혔다.

    금의환향한 안치홍은 이제 소속팀의 가을야구를 위해 뛴다. KIA는 지난해 통합 우승을 차지했지만 올해는 중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이날 승리로 롯데를 승차 없이 승률에서 제치고 7위로 올라섰다. 5위 LG와는 1.5경기 차다.

    안치홍은 "선수들끼리 리그 재개 첫 경기부터 이기고 가야 한다고 얘기했다"면서 다행히 잘 풀렸고, 내가 그 물꼬를 텄다는 게 기분이 좋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어 "얼마 안 남은 만큼 후회 없도록 하는 수밖에 없다"면서 "길게 보는 것 없이 매 경기 오늘 하루 이기는 것만 신경을 쓰겠다"고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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