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류현진 (사진=연합뉴스 제공)
류현진(32·LA 다저스)은 '접근 방식'의 변화를 예고했다. 최근 3경기에서 총 14⅔이닝 18실점을 기록한 류현진은 이제는 타자들이 자신의 투구 패턴에 적응한 것 같다며 새로운 해법을 찾겠다고 밝혔다.
시즌 평균자책점이 2.35까지 오른 류현진의 8월 성적에서 주목할만한 기록 중 하나는 주무기인 체인지업을 던졌을 때의 결과다.
7월까지는 체인지업의 피안타율이 2할 미만이었다. 하지만 8월 들어 0.313으로 치솟았다.
체인지업은 포심패스트볼과 똑같은 팔 스윙, 릴리스포인트에서 시작한다. 타자 눈에는 포심패스트볼처럼 들어오다가 갑자기 속도가 줄면서 아래로 떨어지는 구종이다.
오른손타자의 스트라이크존 바깥쪽으로 떨어뜨리는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KBO 리그 시절부터 그의 주무기로 활용됐고 특히 올해 강력한 위력을 발휘했다.
체인지업은 다른 구종과 조화를 이뤄야 더 빛을 발한다. 포심패스트볼과는 달리 체인지업만 주야장천 던지는 투수는 없다. 체인지업이 상대 타자에게 읽히고 실투가 되면 투수에게 있어 그보다 위험한 공도 없다.
특히 오른손타자 바깥쪽으로 던지는 체인지업이 위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몸쪽 승부가 뒷받침돼야 한다. 4⅓이닝 7실점으로 무너졌던 뉴욕 양키스와의 홈경기에서는 이 부분이 잘 안됐다.
4⅔이닝 7실점을 기록한 지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는 상대 타자들이 간결한 스윙으로 대응했다.
결과적으로 류현진은 최근 2경기에서 체인지업 구사율을 낮췄다. 특히 애리조나전에서 기록한 18.3%의 비율은 류현진이 올해 4이닝 이상 소화한 경기 기준으로 개막전(11.0%) 이후 가장 낮았다. 대신 커브 구사율을 높였다.
미국 소프트볼 선수 출신의 TV 해설위원 제시카 멘도사는 올해 류현진에 대해 "다섯 가지 구종을 꾸준히 잘 던진다. 보통 투수들은 2~3가지 구종을 주로 던지지만 류현진은 다음에 무슨 공을 던질지 아무도 모른다"고 말한 바 있다.
타자에게 주는 선택지가 많으면 많을수록 류현진의 위력은 커진다. 그래도 타자는 경험을 토대로 적응한다. 류현진은 오는 5일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올해 벌써 세 차례 맞대결을 펼친 팀이라 서로가 익숙하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두 번째 시즌이었던 2014년에 체인지업이 맞아나가기 시작하면서 위기를 겪었다. 당시 류현진은 '고속 슬라이더'를 구사하고 커브 비율을 높이면서 위기를 극복한 바 있다. 적응 능력은 류현진의 장점이기도 하다.
시즌 13승에 도전하는 류현진이 과연 어떤 해법을 들고 나올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