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검찰 직제개편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하면서 검찰 '물갈이 인사'가 사실상 예고됐다.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이나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수사 등에 일정 부분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법조계 안팎에서 나오고 잇다.
법무부는 21일 검찰의 직접수사부서를 대폭 축소하는 내용의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됐다고 밝혔다. 해당 개정안은 오는 28일부터 시행된다.
개편안에는 직접수사부서 13개를 축소·전환하는 내용이 담겼다. 10개가 형사부로, 3개가 공판부로 전환된다.
구체적으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부 4개 중 2개가 각각 형사부·공판부로 바뀐다. 선거사건 등을 수사하는 공공수사부의 경우 전국에 11개 청 13개 부에서 7개 청 8개 부로 줄고, 이중 4개 청 5개 부가 형사부로 전환된다.
이번 개정으로 주요 수사를 담당하는 핵심 보직에 대한 인사 교체가 가능해졌다. 직제를 개편하면 검찰 중간간부의 필수 보직기간으로 정한 1년을 채우지 않더라도 인사 조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법무부는 지난 20일 검찰인사위원회를 연 뒤 중간간부급 검사 인사를 오는 23일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사원칙으로 "법무부·대검찰청·서울중앙지검 등에서 근무한 우수 검사들을 전국 검찰청에 균형·배치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특정 부서 중심의 기존 인사 관행과 조직 내 엘리트주의에서 벗어날 것"이라고도 했다.
이를 두고 곧 있을 인사에서 서울중앙지검에 밀집한 주요 특수수사 수사팀을 해체하려는 의중이 담겼다는 반응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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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수사팀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다. 법무부는 직제개편안 발표 당시 "수사의 연속성을 보장하겠다"며 진행중이던 수사는 수사팀에 남겨놓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 인사 교체가 이뤄질 경우 상당부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2018년 11월부터 1년 넘게 수사를 이어온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수사팀은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진술이나 자료 등 검토해야 할 자료의 양이 방대한데다 내용 자체도 복잡하고 전문적이어서 연속성이 떨어지고 진행 상황 파악이 더딜 경우 동력마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검찰 안팎에선 어느 수사팀이 바통을 넘겨받더라도 기존 수사 흐름을 따라가기 벅찰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하는 데만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란 관측도 있다.
한 현직 검사는 "삼성바이오 수사는 기존 수사팀이 교체될 경우 자료 파악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며 "차장, 부장검사 등 실무책임자가 교체될 경우 수사를 진행해 온 담당 검사와의 호흡도 중요한데 손발을 맞추기까지 시행 착오도 상당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현 정권을 겨냥하는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이나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 수사팀도 마찬가지다.
수사라인에 있는 대검찰청 심재철 반부패·강력부장이 최근 감찰무마 의혹과 관련해 조국 전 장관 무혐의를 공공연히 주장한 점 때문이다. 새로 구성된 수사팀이 영향력에서 완전히 자유롭기는 힘들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심 부장은 문재인정부 초기에 법무부 정책기획단 단장으로 일했고 지난해 추미애 장관 인사청문회 팀장을 거쳐 지난 8일 검사장급으로 승진해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에 보임됐다.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 수사팀도 비슷한 상황이다. 추 장관 첫 인사로 서울중앙지검장에 부임한 이성윤 검사장은 취임사로 "수사권의 절제"를 강조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이 검사장이 추 장관의 의도에 호응하는 메시지를 낸 것 아니냐는 해석이 무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