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제방 붕괴 복구 현장(사진=경남도청 제공)
경남 창녕군 이방면 낙동강 제방이 집중호우로 붕괴된 것에 대해 대한하천학회와 환경단체는 4대강사업 합천창녕보가 제방 붕괴 위험을 가중시켰다고 주장했다.
하천학회와 마창진환경운동연합은 10일 낙동강 합천창녕보 직상류 낙동강 제방 붕괴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사고 원인과 대책에 대해 밝혔다.
학회와 환경운동연합은 우선 모래제방과 배수시설의 이질성으로 파이핑 현상을 직접적 원인으로 꼽았다. 사고가 난 곳은 낙동강 모래 둑과 배수장 콘크리트 구조물 사이 재질이 서로 다른 곳이었는데, 이 곳에서 파이핑 현상이 생겼다는 것이다. 파이핑 현상은 흙 구조물인 제방과 콘크리트 구조물인 배수시설 결합 부분 이질성으로 물이 쉽게 스며들고, 시간이 지나면 구멍이 생겨 결국 붕괴하는 현상이다.
또, 4대강사업으로 건설된 합천창녕보로 인해 홍수위험이 가중됐다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사고발생 제방은 합천창녕보 직상류 250m 지점으로, 합천창녕보로 인한 수압 상승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구간이기 때문에 보를 중심으로 한 상하류 구간의 수위차가 30cm 정도 발생으로 인한 수압증가 등으로, 파이핑 현상을 더 가속시킨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가톨릭관동대 토목공학과 박창근 교수는 "합천창녕보로 인해 강물 흐름이 느려지고, 보 상류의 수위도 상승했다"며 "이로 인해 낙동강 둑에 대한 수압이 상승하면서 둑이 무너졌다"고 말했다.
이들 단체들은 파이핑 현상을 예방하려면 낙동강 본류 제방에 설치된 시설물 등을 점검해 사전 예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제방 붕괴사고는 4대강사업이 홍수예방을 위한 국책사업이 아님을 방증하는 사례"라며 "정부는 낙동강과 한강에 대한 보처리방안을 올해 안에 마련해 발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불어난 물에 유실된 낙동강 자전거도로(사진=연합뉴스)
또, 하천계획과 관리기능은 국토부에서 담당하고 있지만 보를 포함한 보 부근 제방관리는 수자원공사에 위탁관리하기 때문에 업무조율이 매우 어렵고 정책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며 국토부의 하천계획을 환경부로 이관시켜 물관리 일원화를 매듭지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합천창녕보 상류 250여 m 지점에서 무너진 낙동강 본류 제방에 대한 복구 작업이 속도를 내면서 끊어진 제방에 흙을 쌓는 이음작업이 마무리됐다.
경남도는 현재 제방 폭과 높이를 원래 제방과 같이 맞추는 작업을 하고 있으며, 이날 저녁 8시까지 완전히 복구한 뒤 방수포 작업까지 완료할 방침이다.
이 제방은 지난 9일 새벽 불어난 물을 이기지 못하고 40m가량 유실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