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욱 국방부 장관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서 국감자료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서욱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22일 북한군에 살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씨의 '월북' 여부와 관련해 유엔 인권위원회의 조사가 진행되면 당시 군이 수집한 대북 첩보 내용을 제공할지 여부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 장관은 26일 국회 국방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이 '(월북 관련 부분은) 군의 첩보자산에는 없고, 당사자 직접 육성도 아니고 제3자 전언이다. 그래서 결정적인 증거가 될 수 없다'라는 지적에 대해 "그 부분도 유엔 조사가 되면 그대로 제시할 것"이라며 "저희는 프라이머리 소스(원본 첩보 출처) 자체를 그대로 판단하고 있는데 (제공 여부를) 법적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앞서 유엔의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23일(현지시간) 오후 유엔총회 제3위원회 원격회의에 출석해 북한 인권 현황을 보고하면서 공무원 피격 사건을 언급했다.
킨타나 보고관은 "이번 사건은 민간인을 자의적으로 사살한 것으로 보이며, 국제인권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밝혔다. 서 장관은 이번 사건이 유엔총회에 보고된 사실을 알고 있다면서 유엔으로부터 증거자료 제출 요구는 아직 없었다고 설명했다.
해양경찰청 윤성현 수사정보국장이 피격 공무원 중간 수사결과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해양경찰청은 지난 22일 기자간담회에서 이씨가 월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다시금 밝혔다. 그 근거는 1억이 넘는 자금을 빌려 인터넷 도박을 한 것으로 확인됐고, 침실에서 구명조끼 한 벌이 사라진 정황이 발견됐다는 이유에서다.
한편, 서 장관은 지난 23일 법제사법위원회 군사법원 국정감사에서 이씨의 시신을 소각했다는 군의 발표에 대해 '단언적인 표현으로 국민에게 심려를 끼쳤다'고 답변한 것에 대해 "혼선을 드려서 죄송하다는 그런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우리 공무원을 사살하고 시신을 훼손한 정황이 있다는 팩트는 같다"면서 "다만, 당시 발표할 때 북한에 주는 메시지까지 포함해 하다 보니까 어떤 것은 확인했다, 어떤 것은 추정이다 이런 혼선이 있어서 심려를 끼쳐드렸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당시 국방부는 입장문에서 "우리 군은 다양한 첩보를 정밀 분석한 결과, 북한이 북측 해역에서 발견된 우리 국민에 대해 총격을 가하고 시신을 불태우는 만행을 저질렀음을 확인하였다"고 발표했었다.
서 장관은 '군의 발표 내용에서 후퇴한 것이냐'라는 질의에 "아니다"라며 "지금은 확인했다는 (당시 발표가) 너무 나간 것 아니냐는 생각이다. 확인했다고 표현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신을 불에 태우지 않았을 가능성도 열어두는 발언이냐'는 질문에는 "저희가 가지고 있는 모든 정보자산으로 확인한 것은 그대로다"라며 "합참에서 정보 분석했던 것이 유효하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