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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북정책 백전백패 이유…'선무당들' 때문

미국/중남미

    美 대북정책 백전백패 이유…'선무당들' 때문

    美 대북 전문가들 설익은 분석 많아
    미국정부의 대북정책 잘못 인도해
    정성장 세종硏센터장 미국서 작심비판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미국 싱크탱크 윌슨센터에서 연구위원으로 활동중인 세종연구소 정성장 수석연구위원(북한연구센터장)이 미국 대북정책의 잇단 실패가 잘못된 대북 분석 때문이라는 흥미로운 주장을 제기했다.

    정 센터장은 16일(현지시간) '김정은 리더십의 이해와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방향'이라는 주제로 민주평통 워싱턴지부가 개최한 웨비나의 연사로 나섰다.

    김정은 리더십과 관련해 잘 알려지지 않은 분석 내용을 소개하면서 북한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를 토대로 올바른 대북정책을 수립해야한다는 주장을 폈다.

    그의 이날 웨비나 결론은 "바이든 행정부가 미북 간의 끊임없는 상호불신과 대결의 악순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김정은의 권력기반, 성향, 정책 방향 그리고 북한의 실상에 대한 정확한 분석을 토대로 대북 정책을 검토해야할 것"이라는 건설적 주문이었다.

    정성장 센터장

     

    그러나 그의 발표 내용 중간 중간에는 미국 대북 전문가들의 끊임없는 오판이 미국정부 대북정책 실패의 귀책사유임을 지적하는 내용들이 들어가 있다.

    미국내 대북 전문가들의 섣부른 분석과 전망이 미국 정부의 정책 판단을 흐리게 한다는 비판이다.

    우선 그는 2008년 8월 김정일 뇌혈관 이상이 알려진 이후 북한 급변사태나 무정부 상태가 발생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을 예로 들었다.

    미국 정부는 그 같은 전망에 따라 북한의 급변사태를 가정해 기존의 개념계획(5029)을 작전개획으로 구체화하자고 우리측에 제의해오는 일까지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런 전망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오히려 당시 남한 내 최고위급 탈북자였던 황장엽만이 가장 정확한 진단을 내렸다는 게 정 센터장의 평가다.

    연합뉴스

     

    황장엽은 당시 "김정일이 사망하더라도 김정일의 측근들이 이미 다 구축되어 있고 한배를 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내란 또는 무정부 상태로는 절대 가지 않을 것이다. 북한에는 김정일을 대신할 사람이 100명도 넘는다"고 미국 전문가들을 훈계했었다고 한다.

    그러나 황장엽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이후 미국 전문가들의 실수는 멈추지 않았다.

    이번엔 2011년 12월 17일 김정일의 사망 때다.

    그 때도 북한 붕괴설이 워싱턴을 또 다시 지배했다. 당시 CSIS 한국실장을 맡고 있던 빅터 차 박사의 경우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그동안 대부분의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체제가 붕괴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상황은 북한 지도자의 돌연한 사망에서 비롯될 것이라고 말해왔다. 우리는 지금 바로 그 시나리오 상황을 맞고 있고 현 상황은 북한 체제의 분수령이다."

    그러나 결국 빅터 차 박사의 진단은 '문고리 잡기'로 끝났다.

    정 센터장은 "이처럼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이 북한에 대해 끊임없이 잘못된 평가를 내리고 미국 행정부에 부적절한 조언을 계속하는 한 미국의 대북정책은 끊임없이 시행착오와 실패를 거듭하고 그러는 동안 북한의 핵능력은 누구도 통제할 수 없는 수준에 도달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지난해 6월 경기 파주에서 탈북단체가 보낸 대북전단 살포용 풍선이 홍천군 서면 마곡리 인근 야산에 떨어져 있다. 연합뉴스

     

    그는 이어 최근 미국 일각에서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대북 전단지 규제와 관련해서도 미국 인사들의 몰지각을 꼬집었다.

    이 문제와 관련해서도 빅터 차 박사는 "북한동포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한 한국인들의 지지를 침묵시키려한 것은 '자멸정책'일 뿐이다"고 주장했었다.

    이에 대해 정 센터장은 "탈북자 단체들이 살포하는 대북 전단이 어떠한 내용을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그것이 남북관계와 북미협상에 어떠한 영향을 미쳐왔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대북 전단이 '심리전 수단'이 아니라는 빅터 차 박사의 주장에 대해서도 "김정은을 '위선자', '악마', '인간백정'으로 묘사하면서 정권 타도를 위해 북한 주민들의 봉기를 선동하는 전단이 '심리전 수단'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다"고 비판했다.

    대북전단. 연합뉴스

     

    따라서 그는 "탈북자 단체들의 대북 전단 살포가 북한에 외부 정보가 들어가는 유일한 방법은 아니며 다른 방법에 비해 부정적인 효과가 큰 방법이라는 점을 미 행정부는 명확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실제로 2008년 8월 북한 급변설이 급속히 번지자 탈북자들이 휴전선 부근으로 달려가 대규모로 전단지를 뿌렸던 사건을 다시 상기시켰다.

    당시 전단은 김정일 정권 전복을 선동하는 전단이었다.

    이 같은 행위가 지속되자 북한 당국은 수차례 경고를 보냈고, 결국 그해 12월 1일 개성관광 중단과 개성공단 체류 인원 감축 등의 조치를 단행했다.

    연합뉴스

     

    더 나아가 북한은 외부세력의 정권 흔들기에 대응해 서둘러 김정은을 후계자로 지명하고 '김정일-김정은 공동정권'을 출범시켰다.

    이듬해 2차 북핵 실험이 나온 것도 체제 안정화를 위한 조치였다.

    따라서 정 센터장은 "대북전단은 정보 유입에 목적이 있기보다는 노골적으로 북한정권을 흔들어 놓고자 하는데 목적이 있기 때문에 북한의 안보 불안감을 자극해 단기적으로는 남북관계, 중장기적으로는 미북 비핵화 협상과 대화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고 강조했다.

    정 센터장의 이날 발표 내용은 미국이 절대적인 결정권을 휘두르고 있는 한반도 평화 정착 문제에 있어서 우리나라 분석틀이 미국 내에서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고 있는 답답한 현실을 토로한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미국의 대북 전문가들은 한글 해독 능력이 없어서 북한의 노동신문 등 문헌정보, 방송청취 그리고 '휴민트'로 대표되는 인적정보 취득 및 접근에서 남한 대북 전문가들과 경쟁할 여건이 못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이날 정 센터장이 언급한 것 외에도 다른 국내 대북 전문가 그룹이 빅터 차 박사에 대해 최근 잇단 실명 비판을 가하고 있는 것은 한글 해독 능력을 갖춘 미국내 한국계 대북 전문가들의 분발을 촉구하려는 의도로도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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