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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구가 2019년 풋살장 중학생 사망 사고 당시 해당 시설물에서 사고가 날 경우 피해를 보상하는 공제조차 가입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
지역 내 시설물 안전 관리에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던 게 아니냐는 비판이 이어진다.
(관련기사 : 해운대 풋살장 사고, '규격 미달·관리 부실'에도 1심서 전원 무죄)지난 2019년 풋살 골대가 넘어져 중학생 A군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곳은 해운대구에 있는 '반여지구 우수저류장' 체육 시설이다.
해운대구가 지역 건설사에 공사를 발주해 잔디와 탄성 포장, 풋살 골대 등 각종 체육 시설을 조성한 곳으로, 예산 3억 3천만원을 들여 2018년 말 준공했다.
구는 공사를 마친 뒤 2019년 1월 부서 간 공공시설물 인수·인계 작업을 거쳐 주민에게 시설을 개방했다.
하지만 불과 6개월 만에 골대가 넘어져 한 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고, 지자체의 시설물 안전 관리 실태가 도마에 올랐다.
확인 결과 사고가 난 시설물은 사고 당시 지자체가 가입하는 '영조물 배상 공제'에도 가입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영조물 배상 공제는 지자체가 소유, 관리하거나 사용하는 시설을 대상으로 가입하는 일종의 손해 배상 보험이다.
시설 하자나 관리 문제로 대인·대물 배상 책임이 생길 경우에 대비해 가입하는 보험으로, 지자체가 직접 관리하는 시설물은 대부분 가입 대상이다.
특히 체육 시설과 같이 주민들이 자주 이용하거나, 사고 가능성이 높은 시설물에 대해서는 지자체가 앞장서서 배상 공제에 가입하고 있다.
부산 해운대구청. 송호재 기자
해운대구는 사고가 난 직후 해당 시설물이 공제에 가입되지 않은 것을 뒤늦게 파악하고, 곧바로 공제 대상이 포함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해운대구가 주민이 다칠 경우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최소한의 보험조차 수개월 동안 가입하지 않은 것은 지역 시설물 안전 관리에 완전히 손을 놓고 있었기 때문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주민뿐만 아니라 구청을 위해서도 필수적으로 가입하는 공제에 가입하지 않은 이유를 명확히 밝히고 관련 시설에 대한 전수조사도 진행하는 등 재발 방지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산경남미래정책 안일규 사무처장은 "영조물 배상 공제는 사용자뿐만 아니라 관리책임이 있는 구청을 위해서도 필요한 만큼, 수개월 동안 여기에 가입하지 않은 이유를 명확히 밝히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라며 "체육 시설을 비롯해 구청이 관리하는 모든 시설물에 대한 전수 조사를 벌여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해운대구는 당시 공사 부서와 관리 부서가 이원화한 상태에서 공제 가입 여부가 제대로 인수·인계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시설 설치 부서와 관리 부서가 다른 상황에서 설치부서에서는 체육 시설이 아닌 우수 저류 시설만 공제에 가입했는데, 이 사실을 제대로 인수·인계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사고 이후 공제 미가입 사실을 확인해 곧바로 가입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지난 2019년 7월 반여지구 우수처리시설에서 축구 경기를 준비하던 A군은 넘어진 풋살 골대에 다쳐 끝내 숨졌다.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지자체의 골대 등 안전 관리가 소홀했다고 판단해 공무원과 관련 업자 등 4명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겼고, 검찰은 이들을 기소했다.
1심 재판부는 골대를 고정하는 앵카 플레이트가 빠져 있고, 설계 도면과 다른 규격의 골대가 설치된 것은 사실이지만, 공무원 등에게 책임을 물을 증거는 없다며 전원 무죄를 선고했다.
A군 유가족은 1심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검찰에 전달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