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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사인은 열사병이 아니라 무관심입니다."
DMZ(비무장지대)에서 수색 작전 도중 열사병으로 쓰러져 순직한 병사의 어머니가 "엄마가 장관이었거나, 아빠가 국회의원이나 별을 단 장성이었다고 해도 같은 결과가 나왔을까"라며 이같이 비판했다.
지난 24일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육군 22사단 소속 의무병 심준용 상병(순직 후 일병서 상병으로 추서)의 어머니의 글이 공개됐다.
어머니는 "제 아들은 지난해 12월 14일 논산 훈련소로 입소했고 의무병으로 22산단에 배치됐다"며 "6월 24일 코로나 1차 접종을 하고 6월 30일 GP로 올라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방탄 조끼를 입고 방탄모를 쓰고 등에는 군장을, 앞에는 아이스패드가 든 박스를 메고 경사가 37~42도인 가파른 산길을, 혼자 걷기도 수풀이 우거진 길을 내려갔단다"며 "방탄조끼에 방탄모에 앞뒤로 둘러싸인 군장과 박스에 몸 어디로도 열이 발산되지 못하고 차곡차곡 쌓여갔을 거다. 웬만하면 힘들다는 얘기도 안 하는 아이인데 힘들다는 말을 세 번이나 했고 귀대과정 오르막에선 이상증세도 보였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심 상병은 오후 12시 30분쯤 쓰러졌다고 한다. 헬기로 이송이 불가능한 험한 지역이어서 작전 중이던 대원들이 직접 업고 뛰어오니 오후 2시 55분쯤에야 GP에 도착했다고 덧붙였다.
어머니는 "이후 강릉 국군병원에서 기도확보를 한 뒤, 강릉 아산병원에 도착했을 때는 오후 4시 15분이나 됐다"며 "병원에 도착한 아들 체온은 40도가 넘었다. 뇌는 주름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부어있었고, 혈압은 70밑으로 떨어져 있었다. 병원에서는 열사병이 맞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어 "백신 맞은 지 일주일밖에 안 된 아이를, GP도착하고 24시간도 안 된 아이를, 훈련소에서 행군해 본 것이 다였을 아이를 최소한의 훈련도 없이, 헬기로 구조도 안 되는 지형으로 작전에 투입했다"며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중단되었다던 훈련을 재개하면 왜 이런 상황을 예견하지 못했나"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아들이 한 줌 가루가 돼 작은 함에 담겨있는 것을 볼 때마다 너무 기가 막혀 눈물밖에 나지 않는다"며 "이런 억울하고 안타까운 죽음은 우리 아들이 마지막이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사이버추모관 홈페이지 캡처군 당국에 따르면 강원도 고성군 22사단 의무병이었던 고인은 DMZ 수색 정찰 중 순직했다. 사망 원인은 '열사병'으로 알려졌다. 육군은 정확한 사고 경위와 원인을 조사 중이다.
군은 심 일병을 상병으로 1계급 추서하고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했다. 26일 11시 기준 약 8만5천명 이상이 사이버 추모관에 헌화를 마쳤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마음이 아프다" 등의 애도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