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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나도 서울갈래"…조기 철수 영국·미국에 '뒤숭숭 잼버리'

사건/사고

    [르포]"나도 서울갈래"…조기 철수 영국·미국에 '뒤숭숭 잼버리'

    영국·미국·싱가포르 '조기 퇴영'에 일부 잔류 대원들 '심란'
    물자 추가 공급…"어디서 주고 받는지 몰라"
    "더위에 쓰러져…부모님이 '이럴거면 서울로 가'라고"
    "옆에 있던 국가 떠나니 슬퍼…더 함께 있었으면"
    조기 퇴영 이어져도 "끝까지 즐기고 일정 마치겠다"

    조기 퇴영을 결정한 영국 부스가 텅 비어있다. 김정록 기자조기 퇴영을 결정한 영국 부스가 텅 비어있다. 김정록 기자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 참가한 영국과 미국, 싱가포르 스카우트 대원들이 조기 퇴영을 결정하면서 남은 국가 대원들은 뒤숭숭한 분위기다.

    5일 전북 부안군 잼버리 델타구역 곳곳에는 텅 빈 부스가 눈에 띄었다. 영국, 미국, 싱가포르 등 조기 퇴영을 결정한 국가의 부스는 정리되고 있었다. 휑뎅그렁하게 비어 있는 부스는 가장 먼저 철수를 결정한 영국이었다. 부스에는 사람 대신 종이 박스와 흰색 천막, 주황색 포대자루만 나뒹굴었다.

    싱가포르 부스 역시 텅빈 모습이었다. 깨끗하게 정리된 부스 안을 취재하는 기자를 보고 한 일일 이용객은 '싱가포르도 나갔느냐'고 물어오기도 했다.

    조기 퇴영을 결정한 미국의 부스에는 아직 대원들이 남아 떠날 채비를 하고 있었다. 미국 대원 알렉스는 "미국은 안전 문제로 곧 떠나기로 했다"며 "내일 오전 떠날 예정"이라고 말했다.

    스웨덴 스카우트 리더 크리스티아나는 "원래 일정보다 일찍 떠날 계획은 없지만 (조기 퇴영 소식에) 대원들이 많이 힘들어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벨기에 부스에는 대원들이 있었지만 빨간색 '진입금지' 팻말이 걸려있었다. 벨기에 부스를 찾은 한 외국인 관광객은 팻말을 보고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감비아에서 온 대원 A씨는 "미국·영국과 같은 캠프 지역에 있다. 그동안 정들었는데 옆에 있던 그들이 떠난다고 하니 좀 슬펐다"며 "함께 더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기 퇴영을 고민하고 있는 벨기에 부스에 진입금지 푯말이 걸려있다. 김정록 기자조기 퇴영을 고민하고 있는 벨기에 부스에 진입금지 푯말이 걸려있다. 김정록 기자
    인도네시아에서 온 데니쉬(15)는 "미국이나 영국 같은 나라가 떠나는 것은 이해가 된다"며 "특히 유럽 국가는 이런 날씨를 몰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더위에 실신해서 쓰러진 사람도 봤다"며 "부모님은 서울로 돌아가라고 했다"고 머쓱하게 웃어 보였다.

    이집트에서 온 아미(15)는 '영국과 미국이 떠나는 이유가 무엇이냐'라고 기자에게 물으며 "영국과 미국이 떠난다는 얘기를 듣고 (친구들이) 술렁이기도 했다"며 "그들이 서울에 간다는 계획을 들으니 나도 시원한 서울에 가고 싶기는 하다"고 고백했다.

    다만 힘든 날씨에도 불구하고 조기 퇴영보다는 일정을 마무리 짓겠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아프리카 대륙의 한 대원은 "날씨 때문에 몇몇 나라가 돌아간다고 들었다"며 "(너무 힘들지만) 그래도 더 즐기고 (예정된) 나가는 날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조기 퇴영을 결정한 싱가포르 부스가 텅 비어있다. 김정록 기자조기 퇴영을 결정한 싱가포르 부스가 텅 비어있다. 김정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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