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딸 주애와 함께 27일 북한의 해군절을 맞아 해군사령부를 방문해 장병들을 격려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9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해군사령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최근 캠프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를 겨냥해 "미국과 일본, 《대한민국》 깡패우두머리들이 모여앉아 3자 사이의 각종 합동군사연습을 정기화한다는 것을 공표하고 그 실행에 착수했다"고 비난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특히 연설의 결론부문에서 평소 사용 횟수가 많지 않은 '통일'을 거론하며, "조국통일을 성취하기 위한 혁명전쟁준비"를 언급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아울러 "전술 핵 운용의 확장정책에 따라 군종 부대들이 새로운 무장수단들을 인도받게 될 것"이라면서, "앞으로 해군은 전략적 임무를 수행하는 국가 핵 억제력의 구성부분으로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핵 어뢰 '해일'과 전략순항미사일, SLBM 등 전술핵무기의 해군 배치와 작전 계획을 예고한 대목이다.
김정은이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를 직접 비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여정이 남한을 향해 언급한 《대한민국》 호칭을 김정은도 이번 연설에서 사용했다. 김정은의 해군사령부 방문에는 딸 주애가 100여일 만에 동행하기도 했다.
북한의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9일 김 위원장이 "해군절에 즈음해 8월27일 조선인민군 해군사령부를 방문하시고 영용한 인민해군의 전체 장병들을 축하 격려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연설에서 "미제는 최근 조선반도주변수역에 핵전략 장비들을 상시배치수준으로 증강 전개하는 한편 우리 주변 해역에서 추종세력들과의 합동해상군사연습에 그 어느 때보다 열을 올리고 있다"며, 최근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와 여기서 합의된 3국 합동군사훈련 정례화를 비난했다.
김정은은 "미국을 비롯한 적대세력들의 무모한 대결책동으로 말미암아 지금 조선반도 수역은 세계최대의 전쟁장비 집결수역, 가장 불안정한 핵전쟁위험수역으로 변해버렸다"며, "조성된 현 정세는 우리 해군이 전쟁준비완성에 총력을 다 하여 상시적으로 임전 태세를 유지하며 유사시 적들의 전쟁의지를 파탄시키고 최고사령부의 군사전략을 관철할 수 있게 준비될 것을 요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정은은 "해군의 전투력을 급속도로 향상시키는 비결은 무장장비의 현대화를 강력하게 추진하는 동시에 실전환경에서의 실용적실동훈련을 알속 있게 진행하는데 있다"면서, "현 시점에서 변화되는 해전양상과 적의 침략전쟁수법과 전법들에 능히 대처할 수 있는 새로운 전략 전술적 방안들을 착상 수립하는데 주목을 돌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제 침략군과 그 추종군대들의 핵전쟁 도발준동들을 확고히 제압할 수 있게 전투능력을 비상히 증대시키는 원칙에서 실전에 최대한 접근한 실동훈련들을 부단히 다양하면서도 목적성이 강하게 조직 실행해나가야 하겠다"고 지시했다.
김정은은 연설을 마치며 "조국통일을 성취하기 위한 혁명전쟁준비에서 새로운 성과들을 쟁취하기 위하여, 영웅적 인민해군의 강대성을 계속 높이 떨치고 그 영예를 더욱 빛 내이기 위하여" 완강하게 투쟁할 것을 촉구했다.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이 작전지휘소에서 해군사령관으로부터 작전계획에 대한 보고를 받았으며, 이에 "당 중앙의 전략 전술적 기도에 맞게 그 어떤 불의의 무력충돌사태와 전쟁에서도 주도권을 확고히 틀어쥐고 선제적이고 단호한 공세로 적들을 압도적으로 제압구축하기 위한 주체적 해군작전 전술적 방침들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해군사령부 방문을 마친 뒤 해군절 경축연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이 부인 리설주와 딸 주애, 친동생 김여정 부부장, 해군 장성들과 함께 앉아 있는 연회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김정은은 연회에서도 "우리의 국권과 국위를 침탈하려드는 적대세력들과의 가장 격렬한 대결장에서 쟁취한 승전사를 우리는 더 순결하게 더 당당하게 이어가야 한다"면서, "투철한 해병정신이 신성한 영해를 굳건히 지킬 때 조국의 바다는 평온하고 이 땅의 모든 것이 불멸의 영예와 값진 재부로 빛을 뿌릴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이 해군절에 해군 부대를 방문한 것은 2012년 집권 이후 처음이다. 아울러 김정은 위원장과 김주애의 동행이 북한 매체에 보도된 것은 지난 5월 16일 정찰위성 발사준비위원회 현지 지도 이후 100여일 만이다.
올해는 북한의 해군절 74주년인 만큼 정주년에 해당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김 위원장이 집권 후 처음으로 해군절을 맞아 해군사령부 방문과 해군 격려에 나선 것은 여러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홍민 통일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해군력 강화로 한미 전략자산의 접근을 밀어내는 북한식 '반 접근'전략의 메시지"라면서, 특히 "한미일 연합훈련에 대응해 전격적으로 북한과 러시아가 해상 연합훈련을 실시할 것을 염두에 두고 해군 현장을 방문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군사정찰위성 2차 발사실패의 여파를 상쇄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이번 현지지도는 정찰위성2호의 실패라는 심리적 충격을 벗어나기 위한 정치적 행사의 성격"라면서, "향후 한미일 3국 군사협력의 핵심이 항모전개 등 해군 기반일 것으로 예상하면서 이에 맞대응하는 해군의 현대화 및 전투능력 제고를 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