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있는 태영건설 성수동 공사 현장. 박종민 기자최근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등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유동성 위기가 불거진 가운데 건설 경기가 얼어붙는 분위기다.
외환위기 이후 건설 수주액이 최대 폭으로 감소했지만, 임금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외려 공사비는 약 30% 오르는 등 악재가 겹치는 양상이다.
1일 통계청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건설 경기의 선행지표격인 건설수주는 외환위기 이후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통계청의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건설 수주액(경상)은 전년 대비 26.4% 줄었다.
해당 기간 동안 건설 수주액이 전년 대비 감소한 거슨 2018년(-0.6%) 이후 5년 만에 처음이다. 감소 폭의 경우,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사태가 발생한 1998년(-42.1%) 이후 25년 만의 최대치다.
최근 약 3년 간 건설수주는 부동산 호황 덕분에 2020년 16.6%, 2021년 9.2%, 2022년 10.1% 등 증가 추세를 보였다. 그러나 본격 미국 연준의 고금리 기조가 시작된 지난해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다.
건축 착공 또한 전년 동기 대비 28.7% 감소했다. 2분기에는 46.5%, 3분기 44.2% 등 높은 감소율을 보였다.
최근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 등 영향으로 PF 위기가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와중에 공사비는 더 오르면서 업계의 부담은 커지고 있다.
최근 3년 만에 건설 공사비는 약 30%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KICT)이 발표한 지난해 11월 건설공사비지수 동향에 따르면 건설공사비 지수는 153.37로 잠정 집계됐다.
건설공사비지수는 건설공사에 투입되는 노무 임금과 재료, 장비 등 직접 공사비 가격 변동을 나타내는 수치다. 지난 2020년 11월 120.2를 기록했지만, 2021년 11월 138.62, 2022년 11월 148.84 등 지속적으로 상승 추세다.
지난해 11월과 2020년 11월을 놓고 보면, 공사비 지수가 27.57% 오른 셈이다.
공사비 상승의 주요 원인은 임금과 원자재 상승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KICT에 따르면 지난해 11월은 전달 대비 화력(4.6%), 원자력(4.6%), 신재생에너지(4.6%), 시멘트(2.57%) 등 원가가 상승했다. 중유(2.24%)와 전선 및 케이블(1.31%), 금속포장용기(0.91%), 밸브(0.42%), 주방용 및 난방용 전기기기(0.14%), 나사 및 철선 제품(0.12%) 등도 올랐다.
임금 역시 상승세다.
대한건설협회의 '2023년 건설업 임금실태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건설업 임금은 26만5516원으로 상반기보다 3.95% 상승했다. 전년 동기 대비 6.71% 올랐다. 올해 역시 원자재 가격 및 임금 상승세로 인해 건설업계의 부담을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