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참패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 위르겐 클린스만이 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입국 뒤 인터뷰에서 사임할 뜻이 없음을 밝혔다. 인천공항=박종민 기자우려는 현실이 됐다. 결국 1년도 채우지 못했다. 사실상 최단 기간 국가대표 사령탑이 됐다.
대한축구협회는 16일 임원 회의를 거쳐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을 발표했다. 지난해 2월27일 선임 발표 후 경질 발표까지 1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예견된 수순이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부임 당시부터 논란의 대상이었다. 이렇다 할 지도자 경력이 없는 상태에서 한국 축구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앞서 독일 헤르타 베를린에서는 SNS로 사임을 알리는 무책임한 면까지 보였다.
부임 후에도 논란은 이어졌다. 재택 근무 논란부터 ESPN 패널 출연 등 투잡 논란까지 경기 외적인 부분에서도 말썽이었다.
경기력도 형편 없었다. 1992년 대표팀 전임 감독제 도입 후 취임 5경기 연속 승리가 없는 첫 사령탑이 됐다. 이후 평가전에서 연승 행진을 달리기도 했지만, 아시안컵에서 최악의 경기력과 리더십으로 4강 탈락이라는 결과물을 가져왔다.
이후 행보도 달라지지 않았다. "아시안컵을 면밀히 분석하겠다"면서 귀국하자마자 다시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지난 15일 전력강화위원회 회의 때도 화상으로 참석해 아시안컵 경기력 문제를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등의 불화 탓으로 돌렸다.
결국 대한축구협회는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했다.
1992년 전임 감독제 도입 이후 1년을 채우지 못한 네 번째 사령탑이 됐다. 하지만 앞선 사례를 자세히 살펴보면 사실상 1년도 안 돼 짐을 싼 첫 사령탑이다.
첫 사례는 아나톨리 비쇼베츠 감독이었다. 대한축구협회 기록에 따르면 재임 기간은 1994년 7월24일부터 1995년 2월26일까지였다. 다만 비쇼베츠 감독은 국가대표와 올림픽대표 사령탑을 겸임했다. 1995년 2월26일 경질이 아니라 올림픽 사령탑으로의 전환이었다. 비쇼베츠 감독은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후 한국과 인연을 끝냈다.
비쇼베츠 감독에 이어 국가대표 지휘봉을 잡은 박종환 감독은 두 달 만에 경질됐다. 하지만 박종환 감독 역시 당시 프로팀 일화 감독을 겸임하고 있었다. 특히 경질 후 허정무, 정병탁, 고재욱 임시 감독을 거쳐 7개월 만에 다시 대표팀 감독을 맡기도 했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도 1년을 채우지 못했다. 조 본프레레 감독의 소방수로 한국에 온 아드보카트 감독은 2005년 10월1일부터 2006년 6월30일까지 한국 축구를 이끌었다. 하지만 아드보카트 감독은 계약기간 자체가 2006년 독일 월드컵까지였다. 경질이 아닌 계약 만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