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서부경찰서에서 4일 오전 '뺑소니 사망사고'를 낸 마세라티 운전자 김모(오른쪽)씨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김수진 기자심야시간대 광주에서 고급 외제차를 운전하다 오토바이를 추돌해 사망사고를 낸 30대 뺑소니범과 도피 조력자가 검찰로 넘겨졌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4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 혐의로 구속된 운전자 김모(32)씨와 서울에서 대포폰을 제공하는 등 김씨의 도주를 도와 범인도피 혐의로 구속된 조력자 오모(33)씨를 검찰에 송치했다.
김씨는 이날 오전 7시 50분쯤 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사고를 낸 뒤 왜 도망갔는지 묻는 취재진 질문에 "죄송합니다. 사죄드리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유가족에게 할 말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잠시 멈춰 서며 생각하기도 했다. 침묵 이후 "나중에 말씀드리겠습니다"라고 말끝을 흐린 뒤 호송차에 탑승했다.
이날 같이 검찰로 송치된 오씨는 취재진의 질문에 응답하지 않고 고개를 숙인 채 황급히 호송차에 올랐다.
서울 소재 법인 명의 차량인 지인의 마세라티를 몰던 김씨는 지난 24일 새벽 3시 10분쯤 광주 서구 화정동의 한 도로에서 앞서가던 오토바이를 들이받고 도주했다.
이 사고로 오토바이 운전자와 연인 관계인 동승자 여성 A(28)씨가 숨지고 배달대행업체 소속 오토바이 운전자 B(23)씨는 크게 다쳐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지인들의 도움으로 대전·인천·서울 등으로 도피 행각을 이어가던 김씨는 추적에 나선 경찰에 의해 도주 이틀 만에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 길거리에서 검거됐다.
광주 서부경찰서에서 4일 오전 '뺑소니 사망사고'를 낸 마세라티 운전자 김모(33)씨를 서울에서 도운 혐의를 받는 조력자 오모(33)씨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김수진 기자경찰은 당시 김씨에게 대포폰 등을 제공하며 도주를 도운 오씨를 함께 체포했다.
조력자 가운데 마세라티 동승자를 제외한 모두가 최소 2번 이상 사기 범죄 등으로 처벌을 받은 전력과 수시로 태국과 캄보디아 등 동남아를 오간 정황이 알려져 이들이 해외에 거처를 둔 조직적인 범죄 집단이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해당 의문에 대해 광주경찰청은 "또 다른 범죄에 연루된 혐의점은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았다"며 "의혹은 있으나 이제 막 수사에 착수해 내사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마세라티 차량을 빌려준 A씨가 태국으로 나가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범죄 혐의점이 없어 태국 경찰이나 인터폴 공조 요청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피의자 김씨가 자신의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함구하고 있어 또 다른 범죄 연루 가능성 규명에 난항을 겪는 부분에 대해서도 아직까지 "추가로 파악된 내용은 없다"고 답했다.
경찰 관계자는 "범인도피 혐의를 받는 조력자 3명에 대해서는 범죄 사실 소명이 됐다"며 "도주치사 혐의를 받는 피의자 외에는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할 수 있는 근거가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김씨의 도주를 도운 나머지 조력자 2명에 대해서도 사건 경위를 조사해 오는 7일 신병처리 방향을 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