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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끄는 '평균 61세' 진화대원들…전문가들 "제도 개선"

산불 끄는 '평균 61세' 진화대원들…전문가들 "제도 개선"

  • 2025-03-26 17:11

기동력 요구되는 산불진화대…평균 나이 61세
한국산불학회 "공공일자리 개념 바꿔야"

고창의 한 야산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화 중인 헬기 모습.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 없음. 심동훈 수습기자고창의 한 야산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화 중인 헬기 모습.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 없음. 심동훈 수습기자
역대 최악의 산불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지만, 산불진화대원들의 평균 나이는 61세로 대다수 고령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 산청과 진안 등에서 산불 진화대원 5명이 죽거나 다친 가운데 산불진화대원에 대한 공공일자리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등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산불진화대 평균 나이 61세…지자체 "젊은 층 지원도 못 해"

산불을 끄기 위해 현장에 투입된 산불진화대원들이 목숨을 잃거나 다치는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1일 오후 경남 산청에서 발생한 산불을 잡기 위해 현장에 투입된 창녕군 소속 진화대원 3명(60대)이 변을 당했다.
 
전북 진안군에선 불을 진화하던 산불진화대원 2명(70대)이 머리와 허리 등에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들은 모두 60대 이상이다.
 
현행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산불진화대 대부분은 고령층이다. 진안군 산림과에 따르면 군 차원에서 채용해 관리하는 산불진화대원은 총 38명으로 이 중 60대 이상의 대원이 27명으로 가장 많다.
 
70대 이상의 대원도 10명으로, 두 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 반면 40대와 30대 대원은 5명에 불과하다.
 
통상 산불진화대원에게는 안전모와 고글, 방진마스크, 안전화, 방염장갑, 진화복(방염복)과 갈퀴, 등짐펌프 등이 제공된다. 고령층은 갈퀴와 등짐펌프 등 다양한 진화 도구를 사용법을 익히는 것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이다.
 
진안군 관계자는 "산불진화대는 공공일자리 창출 개념으로 저소득층이나 지역 주민 위주로 선발한다"며 "젊은 사람들은 조금이라도 소득이 잡히면 지원 자격조차 안 된다"고 말했다.
 
상황은 다른 지자체도 마찬가지다. 지난 2022년 기준 전국 지자체가 채용한 산불진화대원 9천여 명의 평균 나이는 61세로 집계됐다. 산불 진화 업무 특성상 체력과 기동력을 요하지만, 젊은 층은 지원조차 까다로운 것이다.

불을 끄고 있는 산불진화대원 모습. 김대한 기자불을 끄고 있는 산불진화대원 모습. 김대한 기자

한국산불학회 "공공일자리 개념으론 문제 해결 안 돼"

전문가들은 산불진화대를 공공일자리 개념으로 운영하는 현행 제도를 개선하는 것부터 출발해야한다고 경고한다.
 
산불진화대원은 공공일자리 개념으로 운영된다. 이에 임금이 낮고 고용 기간이 짧아 청년층이 지원을 꺼리고 있다. 진화대원 임금 기준은 최저시급(올해 1만30원)을 받는다. 보통 하루 8시간씩 주 6일(주 48시간) 정도 일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산불학회 고기연 회장은 "공공일자리 성격으로 접근한 것이 문제다"며 "공공일자리 제공 차원으로 접근하면 소득이 적은 고령층에만 쏠려 전문적인 화재 진화 능력을 배양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소득층을 위한 사업은 다른 방향으로 새로 설정하고, 산불진화대 사업만큼은 체력과 산불을 끄는 전문성이 필요한 만큼 이를 감안해서 공공일자리가 아닌 전문 대원을 선발하는 것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난관리 주관 부서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산불뿐 아니라 건물 화재를 수시로 끄는 소방청이 주도권을 가지고 대원들의 전문성을 길러야 한다는 취지다.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공하성 교수는 "재난관리주관기구가 산림청이라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다"며 "소방에 비해 산불화재대응능력이 떨어지는 산림청이 산불 대응의 주가 되는 상황으로 전문적인 인력과 장비를 상시로 배치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화재 전문가 집단인 소방청이 재난관리전담기관이 되고, 산림청은 산림예방과 복구 작업에 주력한다면 인력과 장비를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경북 영덕군 영덕읍 주변까지 산불이 확산하고 있다.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 없음. 연합뉴스지난 경북 영덕군 영덕읍 주변까지 산불이 확산하고 있다.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 없음.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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