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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조수표 현금인출 벌써 3건째…은행권 '비상'

사건/사고

    위조수표 현금인출 벌써 3건째…은행권 '비상'

    2년전에도 20억 원짜리 위조수표로 현금인출

    위조 수표 인출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26일 사건을 공개로 전환하고 용의자들을 공개 수배했다. (사진=경기지방경찰청)

     

    지난 2011년 2월 24일 110만원 짜리 수표를 20억 원짜리로 변조해 현금으로 인출한 사건이 발생했다.

    그후 2년 4개월이 지난 25일 이번에는 100억 원짜리 수표가 당시와 똑같은 수법으로 재현됐다.

    ◈ 2년전에도 2건 발생

    지난 2011년 2월 25일 신한은행 서울 이대역지점이 발칵 뒤집혔다. 서울 명동에서 사채업을 하는 이모 씨가 은행 직원들에게 고함을 쳤다.

    "내 20억원짜리 수표를 인터넷으로 조회했더니 '지급필(이미 지급됐음)'이라고 나왔어. 어떻게 된 거야?"

    은행은 하루 전 이 씨의 수표와 같은 일련번호가 적힌 20억원짜리 수표를 가져온 김모 씨에게 이미 현금 2억원과 2억원짜리 수표 9장을 지급한 상태였다.

    은행측이 황급히 2억원짜리 수표 9장을 추적해보니 이미 서울 강남의 9개 지점에서 모두 현금으로 교환됐다.

    당시 은행 관계자들은 "김 씨가 가져온 20억원짜리 수표는 은행 지점에 있는 위조 수표 감별기를 무사 통과했다"고 말했다.

    수표를 감별할 때는 용지가 한국조폐공사에서 만든 것인지, 은행에서 표시한 형광물질이 정확한 위치에 있는지, 수표에 무색(無色) 잉크로 금액이 적혀 있는지 등을 확인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었다.

    이 씨는 사건이 발생하기 이틀 전인 지난 2월 23일 오후 이 지점을 찾아 자신의 계좌에서 20억원을 자기앞수표로 인출했다.

    똑같이 생긴 위조 수표를 김 씨가 가져온 것은 바로 다음날이었다.

    김 씨가 교환한 위조 수표는 이 씨가 20억원짜리 자기앞수표를 인출한 날 오전에 발행된 110만원짜리 수표의 금액과 일련번호를 고쳐 '20억원짜리'로 위조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2개월간의 수사끝에 관련자 12명 전원을 검거했다.

    당시 수사과정에서 2011년 1월에도 10억원짜리 위조 수표가 같은 수법으로 위조돼 현금으로 교환됐다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기도 했다.

    12일 발생한 100억 원대 위조수표 사건도 범행수법이 비슷하다 못해 똑같다.

    사건 당일 오전 11시께 경기도 수원시 국민은행 정자동지점에서 최모(61) 씨가 100억원짜리 자기앞수표를 제시하고 법인 명의 계좌로 50억원씩 이체를 의뢰했다.

    최 씨의 위조수표는 감별기 판독을 거쳤지만 위조여부가 발각되지 않았다. 정자동지점에서는 지점장 결재를 받아 100억원을 이체해줬다.

    이후 최 씨와 일당은 2개 게좌에 예치된 100억원을 수십개 계좌로 쪼개 여러 금융기관에 이체하고 12일부터 14일 오전까지 인출책을 동원해 모두 현금으로 빼내 달아났다.

    최 씨가 제시한 수표는 대부업자 박모(45) 씨가 전날인 11일 국민은행 서울동역삼지점에서 발행받은 수표와 발행번호 및 금액이 같았다.

    최 씨는 자신이 1월 동역삼지점에서 발금받은 1억150만원짜리 수표의 발행번호와 금액을 대부업자 박 씨의 100억원짜리 자기앞수표로 위조했다.

    이번 사건역시 진짜 수표를 발행받았던 원 소유자가 수표를 은행에 제시하면서 사건전모가 드러났다.

    2년 4개월전에는 110만원짜리를 20억으로 둔갑시켰고 이번에는 1억150만원짜리를 100억원으로 둔갑시켰다. 2년 4개월만에 5배가 불어난 모방 범죄 사기사건이 됐다.

    (자료사진)

     

    ◈ 책임질 사람은 없고 피해자는 보험사

    이번 사건으로 책임을 지거나 징계를 받는 직원은 단 한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2년 4개월전에도 20억원을 인출한 은행의 어떤 직원도 처벌을 받지 않았다.

    위조수표를 받은 창구 직원은 감별기 판독을 거쳤고 지점장에게 보고하고 결제까지 받았다. 절차상 아무런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수표의 원 소유자도 은행도 피해를 입지 않는다.

    은행이 100억 원을 사기당해 피해를 입은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이미 보험을 들어놨기 때문이다.

    결국 보험회사만 100억 원을 고스란히 물어주는 피해를 입게되는 셈이다.{RELNEWS:right}

    경찰은 사건이 발생한 직후 수사관 17명이 참여하는 전담수사팀을 꾸려 공모자 1명과 환전책 4명, 인출책 3명 등 모두 7명을 검거했으며, 달아난 공범을 쫓기 위해 수배와 출국금지 조치하는 한편 해외도피·밀항에 대비, 검문검색을 강화하도록 공조수사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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