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의 맏형 김주성 (사진/KBL 사진공동취재단)
"꼭 가고싶죠. 제가 안뽑혀도 후배들에게 좋은 기회이기 때문에 만족합니다"
한국 남자농구의 간판스타 김주성(34·원주 동부)은 중앙대 1학년이었던 지난 1998년부터 태극마크를 달았다.
한국이 마지막으로 세계 무대를 밟았던 해다.
김주성은 그 해 그리스에서 개최된 세계남자농구선수권 대회에 출전했다. 이후 김주성은 아시아선수권 혹은 아시안게임에 꾸준히 출전했지만 다시는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과 같은 큰 무대를 밟아보지 못했다.
이제 어느덧 30대 중반의 노장이다. 태극마크를 후배들에게 물려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래서 세계 무대를 다시 밟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국가대표의 처음과 끝을 세계선수권으로 장식하고 싶다는 바람이다.
김주성은 지난 1일 개막한 제27회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선수권 대회 중국과의 C조 조별예선 첫 경기에서 15점을 올리며 한국의 승리를 이끌었다. 나이는 많지만 여전히 대표팀의 대들보다. 이번 대회에서 3위 안에 입상하면 세계선수권 진출이 주어진다. 출발이 좋은만큼 놓치고 싶지 않은 기회다.
김주성은 "세계선수권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절실히 많이 느낀다. 내게는 세계선수권 도전이 마지막이다. 꼭 가고싶다"고 말했다.
만약 한국이 내년 스페인에서 개최되는 세계선수권 진출 티켓을 확보해도 김주성이 내년 대표팀에 발탁된다는 보장은 없다. 기량은 문제가 없지만 부상과 같은 변수가 존재한다. 그래도 김주성은 세계선수권 진출의 발판을 마련하는 것만으로도 만족하겠다는 자세다.
"내년에 뽑힐지 모르겠다"며 미소를 지어보인 김주성은 "내가 안뽑혀도 후배들에게 좋은 기회이기 때문에 충분히 만족한다. 내가 안가더라도 후배들에게 길이 있다는 것이 그들에게는 정말 중요한 경험이 될 것이다. 더 빨리 경험했어야 하지만 지금도 늦지 않았다"고 말했다.
중국전 승리는 대표팀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줬다. 동시에 기세를 이어나가야 한다는 부담도 생겼다. 김주성은 지금 적절한 긴장과 부담을 즐기고 있다.
김주성은 "한국에서 난리가 났다는 소식을 전해들었다. 우리가 그런 것을 원했기 때문에 더 열심히 했다. 첫 상대가 중국이었고 이기면 관심을 많이 받을 수 있을 것 같아 신경을 많이 썼다. 뿌듯하다"고 중국전 승리에 의미를 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