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윤성호 기자/자료사진)
◈ 상가 밀집지 노후아파트 등 정전 대비해야
마른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불볕더위가 시작되면서 전력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한차례 정전사태로 곤욕을 치른 피서지 주요 식당가는 10여 년 만에 휴점제 도입을 검토하는 등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요즘 광안리 해수욕장 변에 위치한 민락회센터에는 오전에 평소와 다른 진풍경이 벌어진다.
각 업소마다 비상발전기와 자가 발전기 등을 점검하는 것으로 일과를 시작하기 때문이다.
2011년 9월, 급작스러운 정전 사태로 활어 집단 폐사를 경험한 상인들은 만약에 있을 정전에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일단 상인들은 피크시간대인 오후 2시~5시까지 휴점하는 것을 비롯해 수십 년 전에 시행했던 순번 휴일제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민락회센터 이철욱 회장은 "여름철 성수기를 맞아 손님들이 밀려오고 있는데, 행여나 정전사태를 겪을까 봐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큰 문제가 없지만, 전력수급에 차질이 빚어지면 IMF 시절 실시했던 순번 휴일제를 도입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기업체와 공장들의 휴가시즌이 끝나면서 본격적으로 업무가 재개되는 다음 주가 되면 전력 위기가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보여 전력 당국은 수요 관리에 노심초사하고 있는 모습이다.
6일 한국전력공사 부산 지역본부에 따르면 올해 부산지역 전력사용량은 지난달 19일 오후 3시 810만㎾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현재까지는 지난해를 밑도는 수준이다.
전국적으로도 전력수급경보는 올여름 모두 18차례 발령됐으나 지난 7월 19일 이후에는 발령되지 않았다.
통상 예비전력이 500만㎾ 이상일 때 전력수급이 안정적이라고 여겨지는데, 500만㎾ 이하가 되면 단계별 비상발령이 발효된다. 예비전력이 100만㎾ 밑으로 떨어지면 순환 단전이 실시되는 등 국가적인 전력 대란을 초래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5일부터 부산의 낮 최고기온이 34도를 웃돌며 폭염주의보가 연이어 발령되는 등 본격적인 불볕더위가 이어지면서 전력 수급에 다시 빨간불이 커졌다.
여기에다 산업체 직원들의 휴가가 끝나고 업무에 복귀하는 다음 주가 되면 그간 장마로 뜸했던 전력수급 경보가 연이어 발령될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고압 전기를 사용하는 노후 아파트는 냉방시설 과다 설치, 사용에 따른 변압기 과열로 정전 발생 우려가 높아 주의가 요구된다. {RELNEWS:right}
점포가 밀집해 있는 상가 역시 과도한 전력 사용으로 계량기나 변압기 과열이 발생할 수 있어 전력 관리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전력 당국은 당부했다.
한전 부산지부 관계자는 "아직은 전력 수급에 문제가 없으나, 장마와 휴가시즌이 끝나면서 전력 사용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전력수요관리제도를 시행하는 등 단계별 비상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