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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삼성 주심 "오심? 육안으로 식별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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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삼성 주심 "오심? 육안으로 식별 불가능"

    '이렇게만 보인다면 얼마나 좋을까' 1일 현대캐피탈-삼성화재전은 4세트 마지막 점수가 터치 아웃 여부로 논란이 됐다. 사진은 삼성화재 레오의 공격을 현대캐피탈 송준호(가운데)가 막아내는 모습.(자료사진=현대캐피탈)

     

    영원한 라이벌다운 명승부가 펼쳐진 1일 프로배구 현대캐피탈-삼성화재의 올 시즌 두 번째 맞대결. 삼성화재의 거센 추격을 뿌리친 현대캐피탈의 3-1 승리로 마무리됐다.

    하지만 28-26으로 끝난 4세트 현대캐피탈이 얻은 마지막 점수가 논란이 됐다. 삼성화재가 26-27로 뒤진 가운데 나온 레오의 후위 공격은 심판 합의 판정 이후에도 아웃으로 판정됐지만 화면 상에는 현대캐피탈 임동규의 손가락을 스친 것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이에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경기 후 "합의 판정 과정에서 비디오 화면을 확인한 감독관이 심판에게 사인을 준 것 같았는데 번복이 되지 않았다"면서 "구단에서 비디오 화면을 토대로 한국배구연맹(KOVO)에 공문을 보낼 것"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홈팀의 승리 축포 시기가 심판 합의 판정 이전에 이르게 나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비디오 판독 쓴 상황, 최대한 조치"

    이날 주심을 맡았던 김건태 심판위원은 "최선을 다했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며 안타까운 심경을 나타냈다. 현재 심판 제도 하에서는 나올 수밖에 없는 장면이라는 것이다.

    김위원은 당시 상황에 대해 "부심, 선심들을 불러 터치 아웃 여부에 대해 합의해 내린 결정"이라면서 "삼성화재에서 이미 비디오 판독 기회를 쓴 상황에서 주심으로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삼성화재는 앞서 24-24가 된 상대 송준호의 직선타가 아웃인지 여부를 가릴 목적으로 비디오 판독을 요청한 바 있다.

    신감독이 지적한 부분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김위원은 "현실적으로 심판 합의 과정에서 감독관의 신호에 의지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번에는 별다른 사인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홈팀의 축포는 전혀 판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국제연맹, 터치 아웃은 오심으로 분류 안 해"

    김위원은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 최고의 명심판이다. 30년 넘게 숱한 국내외 경기를 맡아온 김위원은 한국인 최초로 국제배구연맹(FIVB) 심판상(referee award)까지 받았다. 국내 현역 중 유일하게 국제 심판 자격증을 갖춘 김위원은 2010년 FIVB 심판을 은퇴하면서 특별공로상을 받기도 했다.

    그런 김위원이지만 전날 경기와 같은 상황은 불가항력적이라는 것이다. 김위원은 "사실상 시속 120~130km에 이르는 스파이크가 미세하게 상대에 맞는 부분을 사람의 눈으로 식별하기는 불가능하다"면서 "국제 경기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2~3번은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때문에 FIVB에서도 심판을 평가하는 라인 아웃, 터치네트 등 60개 항목 중 터치 아웃은 없다"면서 "육안으로 불가능한 부분이기 때문에 FIVB에서도 오심으로 보지 않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국제대회 중계는 터치 아웃과 관련해서는 명백한 장면이 아니면 리플레이 화면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터치 아웃이 오심에 해당하지는 않지만 마음 고생이 없을 수는 없다. 김위원은 "사실 최근 판정과 관련해 V리그가 시끄러운 상황이라 어제 경기에서 심판들에게 더욱 신경을 쓰자고 했다"면서 "경기 후에 어젯밤 한잠도 못 잤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대안은 비디오 판독 확대…"재미 반감" 우려도

    그렇다면 대안은 있을까. 현실적으로는 비디오 판독 확대가 해결책이 될 수 있다.

    V리그는 국제대회에는 없는 비디오 판독 시스템을 로컬룰로 시행해오고 있다. 한 경기에 한번씩 각 팀에 기회를 준다. 그럼에도 판정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 횟수를 더 늘려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최근 유럽배구연맹(CEV)은 챔피언스리그에서 한 세트 2번 등 비디오 판독 시스템을 도입했다. 프로농구, 테니스 등 다른 종목도 비디오 판독을 시행 중이고 메이저리그는 내년부터 세이프 판정 등까지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다만 김위원은 "현재도 한 세트 각 팀이 선수 교체 6번, 타임 아웃 2번, 테크니컬 타임 아웃 2번인데 비디오 판독 기회가 늘면 경기가 더 지연될 수 있다"면서 "오케스트라 연주도 흐름이 끊기면 몰입도가 떨어지듯 재미가 반감될 수 있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비디오 판독은 세계적인 추세다. 사람의 힘으로 어려운 판정을 식별해낼 수 있다면 논란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V리그에서도 비디오 판독을 놓고 심판 권위에 대한 걱정의 목소리가 나왔지만 현재는 타 리그에서도 도입하는 등 효과를 인정받고 있다. 초고화질 중계가 이뤄지는 현실에서는 받아들여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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