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금융그룹인 우리금융이 해체 수순에 본격 돌입한다.
우리투자증권 등 6개 계열사가 뿔뿔이 흩어지게 됐고, 2개 지방은행의 새 주인도 곧 정해진다. 우리금융 계열사는 14개에서 6개로 확 줄어든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내년 초 우리은행과 합병 절차에 들어간다. 정부는 우리금융의 나머지 계열사를 우리은행에 합쳐 곧바로 매각에 착수한다.
정부 관계자는 "우투증권 패키지의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된 만큼 내년 1분기 중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의 합병 절차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남은행과 광주은행 등 2개 지방은행은 이달 내 우선협상대상자가 정해지고, 내년 1월 주주총회를 거쳐 2월에 인적분할로 우리금융에서 떨어져 나간다.
14개 계열사 가운데 우투증권·경남은행·광주은행·우리파이낸셜·우리아비바생명보험·우리금융저축은행·우리F&I·우리자산운용 등 8개가 사라지는 것이다.
우투증권·생명보험·저축은행은 농협금융지주, 우리파이낸셜은 KB금융지주, 우리F&I는 대신증권, 우리자산운용은 키움증권으로 각각 새 주인이 정해졌다.
경남은행은 BS금융지주 또는 경은사랑컨소시엄으로, 광주은행은 JB금융지주 또는 신한금융지주로 넘어갈 전망이다.
남는 계열사는 우리은행을 비롯해 우리FIS, 우리프라이빗에퀴티(PE), 우리카드, 우리종금,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등 6개뿐이다.
가장 규모가 큰 우리은행이 남긴 하지만 계열사가 14개에서 6개로 약 40% 수준이 되는 것이다.
지난 9월 말 총자산 기준으로 따져도 428조6천억원으로 독보적인 국내 1위를 자랑하던 규모가 263조3천억원으로 40% 가까이 사라진다.
역시 2만7천857명으로 국내 최대를 자랑하던 임직원 수도 1만8천788명으로 1만명가량 줄어든다.
우리금융은 우투증권 패키지와 지방은행 매각이 완료되면 우리은행과 주식교환비율을 정해 양쪽 이사회 의결을 거쳐 합병한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지주사 직원은 이미 180명에서 90명으로 줄어 사실상 '청산 작업'에만 매달린다"며 "재무제표는 내년 1분기가 마지막일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금융이 2001년 우리나라 '1호 금융지주'로 출범한 지 13년 만에 자취를 감추는 것이다. '마지막 회장'인 이순우 회장도 우리은행장 직함만 달게 된다.
우리금융이 사라지면서 기존의 '4대 금융지주' 판도도 바뀐다. 우리금융을 밀어내고 우투증권 패키지를 인수하는 농협금융이 그 자리를 차지한다.
계열사 수, 총자산, 임직원 수에서 늘 5위에 머무른 농협금융은 지주사 출범 2년 만에 총자산과 임직원 수는 2위, 계열사 수는 4위로 급부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