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가 늘면서 국내 소비가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고가영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7일 '1인 가구 증가, 소비지형도 바꾼다' 보고서에서 1인 가구 증가와 가구원수 감소가 소비지출에 영향을 미쳐 2020년까지 소비를 3.1% 증가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기간 인구 고령화로 소비가 1.6%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도 전체적으로는 소비가 2.1% 늘어나게 된다.
이는 집과 가전제품 등 여럿이 공유할 수 있는 것을 1인 가구는 개별적으로 소비해야 하고, 생활패턴도 2인 이상 가구와 다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2030년에는 고령화가 소비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가 커져 전체 소비가 0.9%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고 연구원은 "연령별·소득별 차이를 조정해 환산한 결과, 2012년 1인 가구의 월평균 가처분소득은 146만원, 소비는 114만원이었다"며 "가구 소득이 같다고 가정할 경우 2인 가구의 1인당 소비는 105만원으로, 2인 가구가 1인 가구화되면 전체 소비는 8% 늘어난다"고 분석했다.
특히 결혼 전 씀씀이가 큰 30대 이하는 1인 가구의 한달 지출이 평균 140만원으로 2인 가구의 1인당 소비지출(112만원)보다 25%나 높았다.
가구원 숫자에 따라 지출 차이가 가장 큰 부문은 주거비였다.
1인 가구의 주거비(약 20만 4천원)는 2인 가구의 1인당 지출(약 12만 6천원)보다 62% 많았다.
이는 1인 가구의 경우 2인 이상 가구가 공유하는 거실, 부엌, 화장실 등을 혼자 써야 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주거비 다음으로 차이가 큰 품목은 주류·담배로, 남성 1인 가구의 주류·담배 소비(4만원)가 2인 가구의 부부 합산 소비(1만 6천원)보다 컸다.
이에 비해 의류비는 30대 이하 여성 1인 가구의 한 달 지출(15만 7천원)이 같은 연령대 2인 가구의 부부 합산(19만원)과 비슷했다.
1인 가구는 온라인 네트워크 등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수단에 돈을 많이 쓰기 때문에 통신 지출(6만 8천원)이 2인 가구의 1인당 지출(6만 2천원)보다 10% 컸다.
혼자 살면 여행도 자유롭게 다닐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1인 가구의 여행비 지출(2만 5천원)은 2인 가구의 1인당 지출(3만 3천원)보다 24% 적었다.
30대 이하 여성을 제외하면 남성 1인 가구나 고령 1인 가구의 여행 수요가 크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