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확산 중인 경북 의성 산불이 강풍을 타고 북동부권 4개 시·군으로 계속 번지면서 산불 현장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산불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면서 이 지역 산림은 초토화됐고, 사망자와 부상자,실종자 등 인명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26일 현재까지 영양군,청송군,영덕군,안동시 등 4곳에서만 일가족을 포함해 모두 21명이 숨졌다.
산림 당국은 이날 오전 6시 30분을 전후해 의성, 안동, 영양, 청송, 영덕 등에 진화 헬기 87대와 인력 5천421명, 진화 장비 656대를 투입해 진화에 총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오후 들어 순간 최대 초속 11m 이상의 강풍이 부는 등 기상 악조건이 이어지면서 진화 작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런 가운데 이날 낮 12시 51분쯤 의성군 신평면 교안리 야산에서 진화 작업에 투입된 헬기 1대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해 헬기 운항이 잠정 중단됐다가 오후 3시30분부터 재개됐다.
추락한 헬기는 강원도 인제군 소속으로, 헬기를 몰던 기장 A(73)씨는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의성·안동 산불 진화작업은 기상 악조건과 사고 등이 겹치면서 정확한 산불영향구역을 파악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산림청은 이날 의성·안동을 제외한 청송·영양·영덕 3곳의 산불영향구역이 1만6천19㏊로 집계됐으며, 의성·안동 2곳 산불영향구역은 조사·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불이 확산 중인 북동부권 5개 시·군의 수치를 합한 전체 규모는 3만㏊를 훌쩍 뛰어넘은 것으로 추정된다.
세계문화유산과 고찰 등도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현재 의성 산불은 세계문화유산인 안동하회마을 앞 4㎞ 지점 야산까지 다다른 것으로 파악됐다.
당국은 세계유산인 봉정사를 보호하기 위해 사찰 주변에 있는 나무를 벌채하는 등 대응하고 있다.
청송 주왕산 국립공원에도 불길이 번지면서 천년고찰 대전사가 위험한 상황이다. 당국은 사찰 주변을 벌채하고, 사찰 주요 문화재를 부직포로 감싸는 등 대비중이다.
이날 해가 진 뒤 야간 대응 체제로 전환한 당국은 인력 3300여명을 투입해 전력 시설과 민가, 국가문화 유산 등 주변에 방화선을 구축중이다.
당국의 총력대응에도 불구하고 강풍이 계속될 경우 산불이 원자력 발전소가 위치해 있는 울진 등 동해안 지역도 위협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