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자녀에게 재산을 물려주겠다고 결정할 때, 딸의 경우 부모와의 동거 여부가 재산 상속 결정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앙대 사회학과 황선재 연구교수와 경희대 사회학과 김현식 교수가 19일 한국사회학회에 발표한 '재산상속대상 결정요인 분석' 논문에 따르면 65세 이상 된 부모가 자녀에게 재산을 물려줄 때, 아들은 동거 여부가 문제가 되지 않지만 딸은 재산상속에 변수로 작용한다.
연구팀은 2011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시행한 전국노인실태조사 가운데 '재산처리방식'에 대한 1만 725명의 응답을 통계기법 순차로짓모형(단계별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추정하는 회귀분석)을 적용해 분석했다.
이 중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거나 본인·배우자를 위해 쓰지 않고 자녀에게 물려주는 것이 좋다고 답한 노인들을 대상으로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를 살펴본 결과, 자녀의 성별과 동거 여부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들은 아들과 같이 사는 경우와 아들과 같이 살지 않는 경우, 딸과 같이 살지 않는 경우 모두 '자녀에게 골고루 주되 장남에게 더 많이 주겠다', '장남에게만 주겠다', '딸은 제외하고 아들에게만 골고루 주겠다'는 등 아들을 중심으로 상속하겠다는 의사를 보였다.
딸과 같이 사는 경우에만 아들 중심의 상속에서 벗어나 '모든 자녀에게 골고루 주겠다', '효도한 자녀에게 주겠다', '경제사정이 나쁜 자녀에게 주겠다'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팀은 "딸은 노인 부모와의 동거를 통해서만 재산상속을 기대할 수 있다는 통설이 유효함을 재확인했다"고 분석했다.
이 밖에도 사회경제적 지위, 인구학적 변수, 건강 등의 요인과 관계를 살펴본 결과 노인의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농촌보다 도시에 살수록 자녀에게 똑같이 재산을 나눠주거나 자녀의 사정을 고려해 상속하겠다는 응답이 많았다.
반면 현재 일을 하고 있거나 부동산이 아닌 유동자산을 보유한 경우, 건강상태가 좋지 않고 나이가 많을수록 아들 중심의 상속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