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 동계 올림픽에 출전하는 남자 봅슬레이 국가대표는 8명의 선수 가운데 4명이 대회 후 군 입대로 인해 선수 생활 단절 위기에 놓였다. 황진환기자
"우리 선수들이 군대를 갈 것인지 훈련을 할 것인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국위선양을 할 수 있도록 국가적인 고민이 필요합니다"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은 27일 강원도 평창의 용평리조트에서 미디어 데이 행사를 열었다. 남자 봅슬레이 4인승과 2인승, 여자 봅슬레이 2인승, 스켈레톤까지 총 12명의 선수와 지도자 4명이 올림픽 출전을 앞두고 각자의 목표와 소감을 밝히는 자리였다.
다양한 나이와 경력에도 불구하고 올림픽 첫 출전이 대부분인 이들은 당장 눈 앞에 있는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메달권의 성적을 내기보다 4년 뒤 강원도 평창에서 열리는 대회에서 시상대에 오를 수 있도록 확실한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털어놨다.
지난 2012년 동계올림픽을 유치하면서 특별법이 제정되는 등 동계종목에 국가적인 지원이 예정된 가운데 썰매 종목 선수들이 직면한 문제는 따로 있었다. 바로 4년 뒤 메달권 성적을 목표로 훈련에 매진하고 있는 남자 선수들의 군 입대가 이들의 발목을 잡는 가장 큰 걱정거리였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의 메달 획득을 목표로 하는 선수들의 선수 생활 중단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봅슬레이는 소치 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8명 가운데 4명이, 스켈레톤도 운동 시작 2년만에 세계 정상에 오르며 '천재'라는 평가를 얻고 있는 윤성빈(한국체대)이 군 입대를 앞두고 있다. 특히 봅슬레이 선수들은 동계올림픽이 끝난 뒤 곧바로 군입대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4년 뒤 평창 동계올림픽의 메달 획득 도전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스켈레톤 입문 2년만에 세계대회 우승이라는 놀라운 성적을 내고 있는 윤성빈(왼쪽 세 번째)은 세계적인 경기력에도 불구하고 군입대가 선수 생활의 가장 큰 걸림돌이다. 황진환기자
이 때문에 지도자들은 선수들이 훈련을 지속할 수 없는 현 상황에 큰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이용 봅슬레이 감독은 "2018년 평창 대회를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서 답이 안 나온다"면서 "다른 종목들은 특별법이 생겨서 상무팀이 생겼는데 왜 우리는 없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전용 경기장이 없어 상무팀이 생길 수 없다는데 우리는 이 상황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는 이 감독은 "2018년에는 꼭 메달을 따라고 주위에서 이야기한다. 하지만 우리 선수들은 이번 올림픽이 끝나고 군대를 가야 한다. 선수들이 훈련을 해야 하는지 군대를 가야 하는지 고민이 많다. 이런 고민은 국위선양을 위해서라도 선수들이 아니라 국가에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