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힘든 시기 보냈지만 여건 좋아져
- 결승상대국 캐나다에선 대중스포츠
- 평창에선 호스트, 남성팀에도 기대
- 손재주와 머리싸움, 한국인에 맞아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4년 3월 5일 (수) 오후 7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김민정 (경북체육회 코치, 전 컬링 국가대표)
◇ 정관용> 소치 올림픽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던 컬링. 근데 이번 주니어 대표팀이, 주니어 시니어 다 통틀어서 사상 처음으로 세계선수권 결승에 진출했습니다. 지금 경기가 진행중인데, 캐나다와 결승전 하고 있어요. 마지막 10엔드인데, 6-4로 지고 있는 상황이랍니다. 18살부터 21살까지 어린 선수들이 이뤄낸 쾌거입니다. 전 국가대표였고요, 현재는 경북체육회에 플레잉 코치로 있습니다. 지난 소치 올림픽에서 컬링 해설위원으로도 활약하셨죠. 김민정 코치 안녕하세요?
◆ 김민정>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10엔드인데 6-4. 뒤집을 수 있을까요?
◆ 김민정> 뒤집어 주기를 기대하고 있죠.
◇ 정관용> 예, 그래야죠. 근데 주니어, 시니어 다 합해서 결승 진출이 처음이라면서요. 지금까지 한국 최고 성적이 4등이에요?
◆ 김민정> 네, 그렇습니다. 2004년에 경북체육회 남자 팀이 주니어 대회에서 4위를 했었고요. 2006년에는 여자 팀이 호스트 팀으로 참가를 하면서 6위를 했었죠. 그 이후엔 없었고요, 세계 대회에 참여한 적이.
◇ 정관용> 우리 주니어 선수들은 왜 그렇게 갑자기 잘해요?
◆ 김민정> (웃음) 갑자기 잘하는 게 아니라. 많은 분들이 기적이고 갑자기 잘했다 이렇게 말씀을 하시는데. 많은 지도자와 선수들이 컬링 처음 들어왔을 때부터 지금까지 굉장히 열심히 노력을 했었죠. 많은 분들이 몰라주셨던 거지.
◇ 정관용> 아, 우리가 몰라서 그랬다?
◆ 김민정> 네, 잘 아는 건 아닙니다. (웃음)
◇ 정관용> 아, 그래요. 아니, 현재 아무튼 역대 최고 성적 아닙니까. 뭐 지난 해 4등 했는데 올해 결승 올랐다, 이런 상황은 아니라서 말이에요.
◆ 김민정> 그렇죠. 저희가 컬링이 94년에 들어왔는데 그동안 어렵게, 힘든 시기를 모두가 보냈었죠. 근데 2013년에 연맹에 회장님이 새로 오고 연맹이 많이 바뀌면서 지원이 굉장히 많아졌죠. 그러면서 소치 팀 같은 경우에는 1년 간 해외에서 훈련을 다 했고요. 근데 주니어 팀은 그만큼의 지원은 못 받았습니다. 못 받았는데 이렇게 좋은 성적을 내줘서 컬링인들은 모두 ‘좋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이렇게 간단히 비교하면 좋을 것 같은데, 지금 결승에서 붙고 있는 캐나다 팀 말이에요. 캐나다에는 전국에 컬링 인구가 어느 정도 되고, 컬링 팀이 몇 개 팀 정도나 있고. 우리 나라는 어떻고, 컬링 경기장 숫자는 어떻고 대략 이렇게 비교해주시면요?
◆ 김민정> 정확한 숫자로 말씀드리기보다, 이해하기 쉬우시려면 캐나다 한 동네의 컬링 선수들이 우리 나라 전체의 컬링 선수들보다 많다고 보시면 돼요.
◇ 정관용> 그 한 동네라는 게 어느 정도의 동네를 말하는 거예요?
◆ 김민정> 그러니까 위니팩이나 밴쿠버, 한 도시의 예를 들어도 우리 나라 전체보다 훨씬 많은 수의 선수를 가지고 있고, 그만큼 선수층도 굉장히 두껍죠.
◇ 정관용> 말씀하신 위니팩이나 밴쿠버, 인구도 적은 도시잖아요 사실.
◆ 김민정> 네, 그래도 남녀노소 구별할 것 없이 컬링을 굉장히 사랑하고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거든요.
◇ 정관용> 대중 스포츠군요, 그 나라에선?
◆ 김민정> 그렇죠. 생활 스포츠고, 대중 스포츠고, 어린 학생부터 나이 많으신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즐기고 있는 스포츠죠.
◇ 정관용> 컬링 경기장도 동네마다 다 있겠네요?
◆ 김민정> 아무래도 캐나다가 넓은 나라지 않습니까. 그러다보니 경기장 수가 아무래도 많을 거고. 한국에도 지금 의성에 있고 서울에 있는데, 인천에도 곧 지어지고 진천에도 지어지고 강릉에도 지어질 예정이거든요.
◇ 정관용> 지어질 예정만 쭉 말씀하시는데, 국제 규격의 컬링 경기장은 딱 하나인 것 맞죠?
◆ 김민정> 현재는 하나가 맞습니다.
◇ 정관용> 경북 의성에 있는 거.
◆ 김민정> 네 맞습니다.
◇ 정관용> 태릉 선수촌에 있는 것도 국제 규격이 아니라면서요?
◆ 김민정> 원래는 두 시트가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제 연맹이 바뀌면서 세 시트로 오픈을 했고. 근데 컬링 같은 경우는 대부분 촌외훈련 종목이라고 해서, 대표팀도 캐나다나 스코틀랜드에 가서 훈련을 합니다. 그렇게 하면서 시설도 시설이지만 좋은 팀들과 많은 경기를 해봐야 하기 때문에, 대표팀 같은 경우는 거의 해외에서 훈련을 합니다.
◇ 정관용> 아하, 그렇군요. 어쨌든 어려서부터 동네에서 생활 스포츠로, 대중 스포츠로 쭉 해서 선발된 국가대표들하고 지금 붙고 있는 것 아니에요?
◆ 김민정> 그렇죠.
◇ 정관용> 우리는 선수도 몇 명 없고, 공식 경기장 딱 하나밖에 없는 나라에서 말이죠.
◆ 김민정> 네, 그렇게 보실 수도 있고요. 일단 등록된 선수는 천 여 명 정도 되고요. 지금 하고 있는 선수들도 중학교 때부터 클럽 스포츠 형식으로 즐기면서 시작했던 선수들이죠.
◇ 정관용> 그래요. 특히 한국 선수들하고 컬링하고 맞는 게 있나요?
◆ 김민정> 아무래도 컬링을 한 번쯤 보신 분들은, 한국 정서에 잘 맞다고 하시는데요. 집중력이 필요하고, 체력만 가지고 되는 게 아니라 머리 싸움이라고 하죠. 계산을 하고, 수를 읽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한국 사람들하고 잘 맞는 것 같아요. 그리고 손으로 라인을 맞추는데, 그런 재주까지도 저희는 젓가락도 잘 쥐잖아요. 그런 것 때문에도 잘 맞는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손재주, 집중력, 머리싸움.
◆ 김민정> 그렇죠.
◇ 정관용> 네. 지금 이 주니어 선수들이 4년 뒤가 되면 평창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 낼 수 있을까요?
◆ 김민정> 그렇죠. (웃음) 아무래도 모든 게 지금 평창에 집중돼 있는 것 같은데요. 선수들 모두 컬링이 좋아서 선택을 했고. 스스로 즐겁고 좋다, 우리는 컬링인이다, 하고 시작을 했기 때문에. 이 선수들이 프로의식을 갖고 좀 더 열심히 해준다면 2018년 동계올림픽에서는 메달권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그나저나 소치 올림픽에도 여자 대표팀만 갔죠? 이번에도 주니어 여자 대표팀이 결승 올라간 것 아닙니까. 남자들은 잘 못해요?
◆ 김민정> 아니요, 남자 팀 같은 경우에는 세계적으로 잘 하는 선수들이 워낙 많고. 그 갭이 굉장히 크죠. 너무 잘 하는 선수가 많은데. 여자 선수의 경우들 같은 경우에는 대체로 그나마 평준화되어있는 상태고, 한국이 어느 정도 올라와 있기 때문에 경쟁력이 있는 거죠.
◇ 정관용> 남성 팀까지 메달권 가려면 앞으로 좀 한참 기다려야 되겠군요, 그러면?
◆ 김민정> 평창에서는 일단 호스트 팀이기 때문에 참여할 수 있거든요? 그때까지 4년 동안 지금과 같은 지원으로 훈련을 많이 한다면 기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중국 팀만 해도 실력이 굉장히 많이 늘었거든요. 가능하죠.
◇ 정관용> 알겠습니다. 컬링 인기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 대중 스포츠로 확산되는 계기가 됐으면 싶고요. 말씀 잘 들었습니다.
◆ 김민정>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