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마이애미에서 최종 전지훈련을 진행하는 축구대표팀은 골키퍼들의 빠른 공인구 적응을 위해 가장 작은 크기의 축구공인 '스킬볼'을 활용했다. 마이애미=오해원기자
'홍명보호'가 다시 한 번 비장의 무기를 꺼내 들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세인트 토마스 대학교 축구장에서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강도 높은 훈련을 진행했다.
발등 부상으로 정상 훈련을 소화하지 못하는 수비수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를 제외한 19명의 필드 플레이어들이 세트피스와 수비 집중력을 높이는 훈련에 매진하는 사이 골키퍼들은 김봉수 골키퍼 코치의 주도 아래 색다른 훈련에 열중했다.
김봉수 코치는 평소 볼 수 없던 작은 크기의 축구공인 '스킬볼'과 점프스텝을 활용해 골키퍼들의 다양한 움직임을 요구했다. 선수들은 점프스텝을 수차례 뛰어넘은 뒤 다양한 각도에서 날아오는 다양한 크기의 공을 막느라 바빴다. 평소 사용하던 크기의 축구공이 5호인 반면, 함께 훈련에 투입된 스킬볼은 1호로 크기 면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다.
지난 2012년 런던올림픽 때도 골키퍼들의 특수 훈련에 사용됐던 스킬볼이 2년 만에 다시 한 번 훈련장에 나타난 것이다. 이는 브라질월드컵 공인구 '브라주카'의 특성에 최대한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김봉수 골키퍼 코치의 결정이다. 2년 전 올림픽 동메달로 성과를 확인한 선수들의 요청도 당연히 있었다.
최근 공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브라주카는 키커의 발을 떠난 뒤 10m~20m 구간에서 체감 스피드가 대폭 향상됐다. 이 때문에 상대 선수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슈팅을 때릴 경우 지난 남아공 대회보다 빠르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훈련 효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오전에 스킬볼 훈련을 활용한 훈련을 한 뒤 오후 훈련에 나선 정성룡(수원)은 "아무래도 큰 공으로만 하다 작은 공으로 훈련하면 집중력이 높아진다. 공이 평소보다 더 잘 보이는 효과도 있다"면서 "하루만 해도 효과가 확실하다. 마이애미 전지훈련에서 스킬볼을 활용한 훈련을 계속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