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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일반

    "日, 헌법 개정 잘 안되니 편법 동원"

    - 헌법 개정 잘 안되자 해석부터 다시 하는 것
    - 일본 내에도 비판 목소리 높아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4년 7월 1일 (화) 오후 6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이종원 (와세다대 국제정치학 교수)

    아베 일본 총리

     

    ◇ 정관용> 일본 아베 정부가 우리나라로 치면 국무회의, 각의를 열어서 집단적 자위권을 용인했습니다. ‘밀접한 나라가 무력공격을 받았을 때 일본도 군대를 동원해 무력행사를 하겠다.’ 이렇게 공식선언을 한 셈이죠. 이건 물론 UN이 보장하고 있는 권리이긴 합니다만, 지난 2차 대전 당시에 동아시아를 전쟁의 참화로 몰아넣었던 게 바로 일본이라서 우리 국민들에게는 전혀 달갑지 않은 그런 소식입니다. 집단적 자위권, 어떤 식으로 행사가 가능한 건지, 또 밀접한나라란 어떤 나라를 말하는 건지. 이게 결국 개헌으로까지 가는 건지. 일본 현지의 전문가 연결합니다. 국제정치 전공이신 일본 와세다대학의 이종원 교수, 안녕하세요.

    ◆ 이종원>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이게 일본 헌법에는 ‘일본 영토에 직접 공격을 하지 않는 한 상대국을 공격할 수 없다.’ 이런 조항이 있다면서요?

    ◆ 이종원> 표현이 그렇게 구체적으로 되어 있지는 않고요. 보통 얘기하는 일본의 평화헌법의 핵심이 제9조 아닙니까? 그 1항이 전쟁무력 행사, 이런 건 영구히 포기한다. 국제분쟁 해결의 수단으로서 전쟁을 하지 않는다. 그리고 9조 2항이 군사력, 전력도 가지지 않는다. 교전권도 가지지 않는다, 하는 게 규정이거든요. 그러니까 기본적으로 아주 굉장히 강한 평화헌법의 규정이죠. 그런데 잘 아시다시피 한국전쟁이 생기면서 ‘자위대’라는 걸 만들었거든요. 사실상의 군사력인데. 그때의 논리는 전쟁은 하지 않지만 침략 받으면 자위는 해야 되지 않냐, 하는 그런 해석을 한 거거든요. 헌법 규정을 고친 건 아니고 자위를 해야 된다 해서 사실상의 군사력인 자위대를 선발시키고, 사실상의 군사력을 가져온 건데. 그런데 그 동안은, 오랫동안은 자위권을 아주 좁게 해서 해석한 거거든요. ‘개별적인 자위권’이라고 해서 ‘일본이 직접 공격받을 경우에는 군사 무력행위를 할 수밖에 없다.’ 한 건데. 그리고 그 동안은 이걸 확대해서 계속 일반적인 권리일 수는 있지만 집단적 자위권, 다시 말해서 동맹국이나 다른 나라를 도와주는 권리. 국제연합헌장에서는 규정되어 있는 권리인데. 이거는 일본은 행사하지 않는다. 가지고 있지 않다. 헌법에서는 맞지 않는다. 이런 해석을 한 60년, 70년가량 유지를 해 왔는데, 60년 동안 유지를 해 왔는데. 이번에 그걸 해석을 바꾼 거죠.

    ◇ 정관용> 해석을 바꾼다?

    ◆ 이종원> 네, 그렇죠. 그러니까 헌법 규정을 고치는 거라고 해서 헌법에는 명확히 설명을 안 해 놨으니까. 전쟁을 하지 않는다, 그렇게만 얘기를 해 놓고 자위권이 어디까지인지 하는 건 규정에 없거든요. 그 해석을 바꾸는 것이기 때문에 헌법 자체를 바꾸지 않고라도 내각이 해석을 바꿈으로 해서 행사가 가능하다라는 식으로 이번에 결정을 한 거죠.

    ◇ 정관용> 그렇게 해석만 바꾸면 그게 헌법에 위배되지 않나요?

    ◆ 이종원> 그러니까 그것이 논쟁이 되는 것이죠. 반대하는, 비판하는 사람들은 그것은 헌법의 기본정신을 바꾸는 것이기 때문에 일종의 편법으로 하는 건 좀 옳지 않다. 만약 집단적 자위권, 군사행동을 하고 싶으면 좋은 식으로 논의를 해서 헌법을 바꾼 다음에 해야 되는 것 아닌가, 하는 그런 논의가 논리적으로는 그쪽이 맞는데. 그런데 어떻게 보면 대단히 지금 헌법을 바꾸는 것 자체가 아베 총리, 또는 그 아베 총리 주변 사람들은 우파, 우익이라고 얘기되는 사람들은 헌법 바꾸는 게 최대 목표인데요. 그들이 몇 번 시도를 했는데 잘 안 되거든요. 잘 안 되니까 우선 해석을 바꿔보려 해서 사실상 개헌에 효과를 가지는. 그런 것을 한 것이 이번이죠. 그래서 소위 이쪽에서는 ‘해석 개헌’이라는 뜻으로 쓰는데. 이것이 아마 편법이고 이건 정도가 아니다 해서 지금 그 부분도 논쟁이 되고 비판을 받고 있는 거죠.

    ◇ 정관용> 그런데 일부 청취자 분 가운데는 이미 지난 2004년에 항공자위대랑 육상자위대가 이라크에 파견된 적이 있지 않느냐. 왜 새삼스럽게 다시 또 문제 제기를 하느냐, 이런 얘기도. 의문이 생길 수 있거든요. 그건 어떻게 되는 겁니까?

    ◆ 이종원> 그렇죠. 일단 어떻게 보면 알기가 어려운데. 그 동안도 그런 개별적 자위권만 가지고 해외파병, 밖에 나가서 전투하고 다른 나라 돕는 건 안 된다 하는 게 여태까지는 공식 해석이었기 때문에. 그러나 미국의 요청도 있고 일본의 어떤 필요도 있고 해서 예컨대 무슨 이라크 전쟁이나 이런 데도 파견을 할 수밖에 없었고. 하고 싶었고 그랬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논리의 장난 비슷한 건데 이라크에 파병하면서도 특별한 법을 만들고. 이건 전투지역이 아니다 하는 식의. ‘비전투지역’이라는 이라크 자체가 여전히 전투가 있을 때, 또 자위대가 파견한 지역은 비교적 안전한 지역도 찾아다니고. 그 지역은 비전투지역이기 때문에 전투 업무가 아니다. 즉 후방 지원이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식으로 논리 전개를 했죠. 그런데 그게 상당히 어렵고 하니까 이번에 추진하는 사람들은 그걸 본격적으로 당당하게 할 수 있도록 바꾸자는 것이 이번의 취지죠.

    ◇ 정관용> 그래서 집단적 자위권.

    ◆ 이종원> 그렇죠.

    ◇ 정관용> 여기서 ‘밀접한 나라가 공격받았을 때’ 이게 전제인데요. 거기서 말하는 밀접한 나라라고 하는 게 뭡니까? 지금 일본 정부 관계자는 밀접한 나라의 한 사례로 쿠웨이트도 거론을 했다고 그러는데요.

    ◆ 이종원> 네. 그런데 아마 이것도, 일부러 처음에는 이번에 집단적 자위권을 얘기하면서 너무 남용이 되면 안 되니까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서 사례에다가 한정을 하겠다 하는 설명을 많이 했는데. 마지막 단계에서는 오히려 포괄적인 표현으로 끝내버렸거든요. 다시 말해서 밀접한 나라는 지원할 수 있도록. 그리고 밀접한 나라가 어느 나라냐 하는 건 공식, 비공식적으로 약간 무슨 설명을 하지만, 공식적인 명확한 설명은 없거든요.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그 당시에 어떤 내각의 판단, 이런 걸로 해서 밀접하다는 게 굉장히 추상적이고 일반적인 표현이기 때문에.

    ◇ 정관용> 자의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거 아닙니까?

    ◆ 이종원> 그렇게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 있죠. 그것도 현재 논란이 되고 문제라고 했는데 여당에서 밀고 나간 것인데요. 그러니까 쿠웨이트가 예로 나온 건 아마 중동 같은 것도 염두에 두고, 다시 말해서 이라크 전쟁이나 아프간 전쟁 같은 것이 다시 확대되든지 발발하든지 하면 그런 사태에도 갈 수가 있다 하는 걸 아마 애드벌룬을 포함해서 띄워보기 위해서. 그런 발언들을 개인적으로는 하는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쿠웨이트가 특별히 일본하고 가깝거나 그런 나라가 아니잖아요, 사실. 그런데 일부러 그런 나라를 예로 들었다는 것은 얼마든지 우리가 확대 적용할 수 있다는 걸 일부러 선포한 것 아니겠습니까?

    ◆ 이종원> 그런 걸 시사하는 부분도 있죠. 그리고 쿠웨이트 하면 대개 일본 사람들도 중동 석유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있으니까. 일단 그런 일본에 있어서 에너지가 중요하지 않느냐, 하는 그런 예시로 그런 예를 드는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럼 정말 거의 무차별적으로 자위대가 마음만 먹으면 갈 수 있게, 그렇게 지금 길을 열어놓은 것 아니겠습니까?

    ◆ 이종원> 당장은 지금 그렇다고 해서 일본 자위대가 여론에, 이번에 또 비판이 상당히 많았는데. 그렇기 때문에 세계 각지에 마음만 먹으면 금방 파병을 하는 것은 아닐 겁니다. 상당히 지금 여론의 반발때문에라도 신중하게 할 수밖에 없는데. 다만 추진하는 사람들의 논리는 이런 파병할 수 있는 권리나 그런 것이 이론적으로 가능하다는 체제를 갖추는 게 일본의 국제사회에 있어서의 정치적 발언권이라든가 역할의 확대 이런 거에 뒷받침이 된다 하고 생각을 하니까 이론적으로 확대를 해 놓는 거죠. 그리고 그때그때 판단에 따라서 할 수 있는 건 할 수 있다는 걸 그냥 보여주는 게 목적인 것 같아요.

    ◇ 정관용> 이 교수님 조금 아까 여론 얘기하셨는데. 일본 국민 여론조사 같은 것 결과 나온 건 없나요? 찬반이 어느 정도 됩니까?

    ◆ 이종원> 여론조사가 많이 갈립니다. 그러니까 추진, 찬성을 하는 매체에서 한 조사들은 거의 집단적 자위권을 찬성하는 여론도 조금 더 많이 나오고 했는데 그건 아마 설문방식에 차이가 있는 것 같은데. 그런데 대부분의, 그동안 많은 숫자의 여론조사를 보면. 최근에 며칠 동안의 여론조사를 보면 반대가 절반 이상으로 훨씬 많습니다.

    ◇ 정관용> 그렇게 반대가 훨씬 많은데도 불구하고 그냥 밀어붙이는 거로군요?

    ◆ 이종원> 그렇죠. 그건 뭐 지금 숫자가 많으니까 국회에서 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니까 그런 자신감도 있고. 그리고 또 아베 총리 자신이 일종의 정치적 신념이기도 하기 때문에. 전후의 일본이 미국 점령 하에서 평화헌법도 강요당한 것이고 어떻게 보면 정상적인 국가로서의 권리 같은 것이 많이 제한되어 있다. 이 전후체제를 되돌린다 하는 게 이전부터의 염원이거든요. 그런 점도 있어서...

    ◇ 정관용> 그렇지만 여론에 반대되는 행동을 이렇게 계속하게 되면 혹시 아베 정권한테 타격을 주진 않을까요?

    ◆ 이종원> 그럴 가능성도 있죠. 그건 아마 현재는 여러 가지 이번에도 반대가 많고 불만 또 이런 밀어붙이기가 굉장히 무리하게 강행을 했기 때문에 그런 반발도 없지 않은데. 그러나 다만 지금 일본이 그동안 워낙 우왕좌왕하고 정권교체가 자주 일어나고 수상도 자주 바뀌고 해서 리더십이 약했거든요. 그래서 어떤 강한 리더십에서 경제를 되살릴 것을 많이 기대하는 부분이 있는데. 아직은 아베노믹스의 효과가 요새 조금은 떨어졌지만 조금 되살리는 듯한 분위기를 만들어놓으니까 이런 어떤 개헌이나 아니면 집단적 자위권에 불만이 있으면서도 여전히 지지율이 떨어졌지만 아베 총리를 완전히 끌어내리는 그런 것까지는 안 나가는데. 다만 경제가 만약 좀 나빠지고 하면 어떤 반발 같은 것이 훨씬 더 커질 그런 가능성은 조금 더 커졌다고 볼 수가 있죠.

    ◇ 정관용> 일본 내에 반대 여론이 더 많다라는 게 그나마 조금 위안이 되는 군요. (웃음)

    ◆ 이종원> 그렇죠. 그리고 여전히 아마 일본사회 자체는 전쟁이... 요새 또 국제정세가 상당히 불안정하지 않습니까? 외국에서 분쟁도 많이 일어나고 하는데. 다시 일본이 어떤 전쟁이나 분쟁에 휘말려 들어가는 것은 좋지 않다고 하는 게 아직은 일본사회에 전쟁이라는 게 나쁜 기억으로 남아 있으니까. 그런 전제는 여전히 있는 것 같습니다.

    ◇ 정관용> 네, 도움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종원>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와세다 대학에 이종원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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