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홀딩스 임시 주주총회에서 승리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20일 오후 서울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사진=박종민 기자)
"신동빈 회장이 국정감사장에 나가지 않는게 최고로 좋겠죠. 그러나 아직 국감 증인으로 채택된 것도 아니니까요. 만약 채택됐는데 나가지 않는다면 '반롯데' 정서가 얼마나 더 확산되겠어요…"
국정감사를 준비하는 롯데그룹 관계자의 말이다. 그의 말처럼 국감을 앞 둔 롯데그룹은 고민이 깊다. 경영권 분쟁의 한 고비를 넘고난 뒤 찾아온 '국감 전쟁'에 대비를 해야하기 때문이다.
가장 고민거리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증인 채택과 출석 여부다. 신 회장은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연이어 국감 증인으로 거론됐는데도 국감장에 서지 않았다. 2012년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와 관련해 정무위원회의 증인으로 신청됐지만 해외 출장을 이유로 응하지 않았다. 결국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다.
2013년에도 산업통상자원위원회가 "하청기업과 협력하지 않는다"며 증인으로 신청했지만 "상생 노력을 하겠다"는 약속을 한 뒤 제외됐다. 지난해에도 제2롯데월드 부실공사 등의 이유로 야당에서 증인으로 거론됐지만 막판에 채택되진 않았다.
그러나 현재 여론은 롯데에 상당히 부정적이다. 이런 까닭에 친기업 성향의 여당 지도부마저도 "문제 기업 오너의 국감 출석은 피할 수 없다"고 공언하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그룹은 신 회장의 증인 채택을 최대한 막아보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여론 속에서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계산도 하고 있다.
{RELNEWS:right}이 때문에 국회를 상대로 하는 대관팀을 풀가동 했다. 롯데에 대한 현 상황을 국회에 최대한 설명하고 증인 채택을 무산시키는데 온 힘을 집중하고 있다. 이마저도 안되면 최대한 비판 여론을 줄이자는 차선책도 고려 중이다.
그룹 차원에선 이번 주 안으로 '지배구조 개선 태스크포트(TF)'를 출범한다는 방침이다. 정책 본부 소속 10여명의 임직원과 외부 전문가 등으로 구성될 것으로 알려졌다.
막장 드라마를 연상케 했던 가족권 경영 분쟁의 싹을 자르겠다는 '신동빈표' 개혁의 첫번째 구체안이다. '반롯데' 정서 확산 방지와 함께 국감 출석 명분을 줄이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현재 국감은 여러 부서에서 준비 중이며 지배구조 개선 등 신 회장표 개혁 작업으로 다시 국민 신뢰를 얻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