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지. (사진=LPGA 제공)
13언더파 단독 선두 에리야 주타누깐(태국)에 2타 뒤진 채로 들어간 16번홀(파4). 전인지(22, 하이트진로)는 공격적으로 나섰다. 하지만 두 번째 샷이 그린을 지나쳐 긴 잔디 속으로 들어갔다. 결국 세 번째 샷도 그린에 올리지 못했고, 파 퍼트마저 홀을 살짝 벗어났다. 16번홀을 보기로 마쳤다.
선두였던 주타누깐은 첫 메이저 우승에 대한 압박감 때문에 흔들렸다. 16~17번홀 연속 보기를 범하며 주저앉았다. 전인지에게도 마지막 기회가 찾아왔다.
그 사이 전인지도 18번홀(파5) 버디와 함께 4라운드를 마무리했다. 투 온을 노린 두 번째 샷이 그린을 넘어 잔디에 빠졌지만, 세 번째 샷으로 그린을 공략했다. 이어 버디 퍼트도 깔끔하게 성공시켰다. 다시 11언더파 복귀.
하지만 세계랭킹 1위인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9)가 곧바로 18번홀 버디를 잡으면서 승부를 끝냈다.
1타 차 준우승. 전인지에게는 통한의 16번홀 보기였다.
전인지는 4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미라지의 미션힐스 골프장 다이나쇼 코스(파72 · 6769야드)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첫 메이저대회 ANA 인스퍼레이션 4라운드에서 2타를 줄였지만, 최종합계 11언더파 공동 2위로 대회를 마쳤다.
3라운드 단독 선두였던 렉시 톰슨(미국)이 1, 3번홀 보기로 주저앉았다.
그 사이 전인지와 리디아 고, 주타누깐의 경쟁이 펼쳐졌다. 또 찰리 헐(잉글랜)도 11언더파로 먼저 4라운드를 마치며 경쟁에 발을 들여놓았다. 전인지가 마지막 18번홀 버디를 잡으면서 4명이 11언더파 공동 선두가 됐다.
하지만 리디아 고의 집중력이 강했다.
리디아 고는 18번홀을 버디로 마무리하며 정상에 섰다. 반면 주타누깐은 16~18번홀 연속 보기로 역전 드라마의 희생양이 됐다. 전인지 역시 16번홀 보기만 없었다면 연장으로 들어갈 수 있었기에 아쉬움이 컸다.
이번 우승으로 리디아 고는 지난해 9월 에비앙 챔피언십에 이어 두 번째 메이저 타이틀을 손에 넣었다. 이미 최연소 메이저 우승 기록(18세 4개월)을 보유한 리디아 고는 박세리(39, 하나금융그룹)가 보유한 최연소 메이저 2승 기록(20세 9개월)도 갈아치웠다. 리디아 고는 아직 만 19세도 되지 않았다.
또 지난주 KIA 클래식에 이어 2개 대회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