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극심한 부진에 빠진 수원은 선두 전북과 원정경기에서 분위기 반전을 노렸지만 전반 37분 수비수 민상기(오른쪽)의 자책골로 힘겨운 경길르 펼쳐야 했다.(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무려 4경기서 자책골이 터졌다. K리그 역사상 초유의 기록이다.
상주와 광양, 전주, 인천, 서울, 포항까지 15일 전국의 6개 경기장에서는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4라운드가 일제히 열렸다. 지역에 따라 장마의 시작을 알리는 비가 내리는 가운데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의 단일 라운드 최다인 22골이 터지는 화끈한 경기가 축구팬을 즐겁게 했다.
22골 가운데 자책골도 무려 4골이나 나오는 진귀한 장면도 나왔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K리그에서 한 라운드에 2개의 자책골이 나온 적은 있지만 4골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먼저 터진 자책골은 광양전용구장에서 열린 전남 드래곤즈와 울산 현대의 경기에서 나왔다. 경기 시작 3분 만에 전남 김영욱이 강하게 때린 슈팅이 울산 골키퍼 김용대의 몸에 맞고 자책골로 연결됐다. 골대를 맞고 튀어나온 공이 마침 공의 방향으로 몸을 날린 김용대의 팔에 맞았다. 이 골로 김용대는 K리그 역사상 10번째 골키퍼 자책골의 주인공이 됐다.
두 번째 자책골은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 수원 삼성의 경기다. 0-0의 팽팽한 균형이 이어지던 전반 37분 수원 수비수 민상기가 상대 역습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자책골을 넣었다. 레오나르도가 이정수의 공을 빼앗아 루이스에 전달했고, 루이스는 전방의 이동국을 향해 패스를 시도했다. 하지만 이를 저지하던 민상기의 발에 정확하게 맞은 공은 그대로 수원의 골망을 흔들었다.
최근 한 달 가량 침묵에 빠진 성남의 국가대표 공격수 황의조는 포항 원정에서 상대의 프리킥 상황에서 수비에 가담했다 자책골을 넣는 불운까지 맛봤다.(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불과 5분 뒤에는 포항 스틸야드에서 K리그 자책골 신기록이 나왔다. 주인공은 성남의 국가대표 공격수 황의조다. 황의조는 포항의 프리킥 공격 상황에서 수비에 가담했다 측면 크로스를 헤딩으로 걷어낸다는 것이 그대로 자책골이 됐다.
자책골 행진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광주FC의 경기에서 서울이 1-0으로 앞선 후반 10분 광주 수비수 홍준호의 자책골이 나왔다. 서울의 역습 상황에서 아드리아노가 때린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막혔지만 튕겨 나온 공이 아드리아노와 몸싸움하던 홍준호의 몸에 맞고 반대로 굴절되며 자책골이 됐다.
공교롭게도 자책골을 얻은 팀은 모두 승리하며 치열한 순위 싸움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전남은 울산을 3-1로 꺾었고, 전북 역시 종료 직전에 터진 이종호의 결승골로 수원을 2-1로 꺾어 올 시즌 개막 후 14경기 연속 무패기록을 이어갔다. 서울 역시 접전 끝에 광주를 3-2로 제압했고, 포항도 성남에 3-1로 승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