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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

    열여덟 박지수, 한국 여자 농구의 희망

    벨라루스를 상대로도 밀리지 않은 박지수. (사진=대한민국농구협회 제공)

     

    여자 농구대표팀 위성우 감독이 박지수(18, 분당경영고)를 처음 본 것은 2013년. 당시 청솔중 3학년이던 박지수는 아시아선수권대회 예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당시 위성우 감독은 박지수를 불러 훈련을 함께 했다. 하지만 최종 명단에서 제외됐고, 최초의 중학생 국가대표 꿈은 이뤄지지 않았다.

    위성우 감독은 2년 뒤 다시 박지수를 불렀다. 물론 박지수는 2014년 세계선수권에 출전하기도 했지만, 당시 대표팀 1진은 인천 아시안게임에 출전했다. 사실상 첫 대표팀 발탁이었다.

    2년 사이 박지수의 키는 192cm에서 195cm까지 자랐다. 그만큼 기량도 성정했다. 국가대표 데뷔전이었지만, 평균 5.5점 4.2리바운드를 기록했다.

    1년이 더 흐른 뒤에는 그저 유망주가 아닌 대표팀 주축이 됐다. 위성우 감독이 "한국여자 농구의 미래는 박지수에게 달려있다"고 말할 정도. 이제 고작 열여덟의 나이지만, 분명 한국 여자 농구의 중심이다.

    사실 위성우 감독은 2016년 리우 올림픽 최종예선을 앞두고 고민이 많았다. 변연하 등 베테랑들이 대거 은퇴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202cm 하은주와 리바운드 여왕 신정자가 은퇴하면서 골밑에 구멍이 뚫렸다.

    열여덟 박지수에게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위성우 감독도 걱정이었다. 위성우 감독은 "처음 소집했을 때 공격보다 수비를 위주로 했다. 공격 부담을 안 주려고 했다"면서 "너무 박지수, 박지수하면서 많은 것을 요구하면 안 될 것 같았다"고 털어놨다.

    박지수. (사진=대한민국농구협회 제공)

     

    하지만 "스펀지 같은 아이"라는 위성우 감독의 표현대로 박지수는 쑥쑥 자랐다. 언니들과 부딪히면서 기량은 더 좋아졌다.

    비록 1점 차로 패했지만, 14일 나이지리아전에서 양 팀 최다인 16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냈다. 블록슛도 2개나 기록하면서 나이지리아 골밑을 압도했다. 위성우 감독의 주문대로 수비에 치중하느라 득점은 4점.

    15일 벨라루스전은 또 달랐다. 지면 마지막이 되는 경기. 위성우 감독도 박지수에게 "하고 싶은 것을 원 없이 해봐"라고 주문했다.

    박지수는 펄펄 날았다. 나이지리아보다 어려운 상대로 평가받던 벨라루스를 상대로 13점 14리바운드 맹활약을 펼쳤다. 무엇보다 64-65로 뒤진 종료 2분20초전 결승 레이업을 성공시켰고, 벨라루스의 슛이 빗나갈 때마다 리바운드를 건졌다. 8강행 일등 공신이었다.

    위성우 감독도 "에러해도 좋으니 경기 전에 하고 싶은 것을 원 없이 해보라고 했다. 한국 여자 농구의 미래라고 생각하는데 이런 데서 유럽과 부딪혀봐야 했다"면서 "지수가 너무 잘해줬다. 경기 중 골밑 슛을 실패했어도 막 박수를 쳐줬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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