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송은범 (사진 제공=한화 이글스)
박찬호가 1990년대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면서 '퀄리티스타트(선발투수가 6이닝 이상 던져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한 경기)'라는 용어가 국내에 널리 전파됐다. 요즘은 한화 이글스 때문에 '퀵후크(3실점 이하를 기록 중인 투수를 6회가 끝나기 전에 교체하는 것)'를 모르는 야구 팬이 없다.
시즌 내내 뜨거운 화두였던 한화의 '퀵후크'가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지난 26일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1이닝만에 강판된 송은범이 2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넥센 히어로즈전 선발투수로 예고됐다.
이로써 송은범은 2경기 연속 선발투수로 나서는 진풍경을 연출하게 됐다.
27일 월요일은 휴식일이다. 송은범은 26일 롯데전에서 1이닝동안 20개의 공을 던지고 강판됐다. 투구수가 많지 않았고 하루 휴식을 보장받았다고 하더라도 2경기 연속 선발 등판은 프로 무대에서는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다.
송은범은 롯데전 1회초에서 아웃카운트 2개를 잡은 뒤 볼넷 2개를 내줬고 박종윤에게 3점홈런을 얻어맞았다. 김성근 한화 감독은 송은범의 구위를 믿지 못했는지 2회가 되자 심수창을 마운드에 올렸다.
빠른 투수 교체가 성공을 거둘 때도 많다. 그러나 올해 한화의 '퀵후크'를 시도한 경기에서 결과가 좋지 않을 때가 더 많았다. 그날도 심수창이 2회에만 5실점하면서 사실상 승패가 결정됐다.
만약 송은범이 불펜투수였다면 20개 투구-하루 휴식-등판은 이해가 된다. 그러나 아무리 투구수가 적었다고 해도 선발투수에게는 컨디션 조절에 필요한 최소 4일의 휴식일을 보장해주는 것이 보통이다.
화요일 선발 등판은 주 2회 등판으로 이어지는 것이 보통이다. 5인 선발 로테이션에서는 우천과 같은 변수가 없는한 화요일에 던진 투수가 일요일 경기에서도 나서야 한다. 상당히 부담스러운 일정이다.
한화는 현재 10위다. 포스트시즌 진출의 마지노선이 될 5위 LG 트윈스에 4.5경기차 뒤져있다. 포스트시즌을 방불케 하는 마운드 운영이 계속되고 있다.
한화 마운드는 비정상에 가까운 마운드 운영을 자주 했다. 그리 놀랄 일도 아니다. 한화 안영명은 지난해 5월 6일동안 세차례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서기도 했다. 안영명은 이 기간 총 5⅔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11.12를 기록했다. 그런데 한화는 3경기에서 모두 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