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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광점퍼 열풍부터 판타스틱4까지…뜨거웠던 가을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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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광점퍼 열풍부터 판타스틱4까지…뜨거웠던 가을야구

    2016년 KBO 리그 챔피언 두산 베어스 (자료사진 제공=두산 베어스)

     

    2016년의 가을야구는 유광점퍼의 열풍으로 시작해 '판타스틱4'의 포효로 마무리됐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흥행의 기폭제가 되면서 총 14경기 중 LG와 넥센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을 제외한 전 경기에 만원관중이 몰려들 정도로 뜨거운 열기를 내뿜었다. 진한 여운을 남긴 기억할만한 순간들을 정리했다.

    #유격수 시리즈…우뚝 선 오지환

    LG와 KIA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1차전부터 정규리그와는 사뭇 다른 긴장감을 연출했다. KIA가 1차전을 잡고 2차전을 토너먼트와 다름없는 단판승부로 만들면서 가을야구의 열기가 뜨거워졌다.

    준플레이오프까지는 유격수 시리즈였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LG 유격수 오지환의 결정적인 실책이 작은 실수에 승패의 향방이 좌우되는 가을야구의 냉정함을 떠올리게 했다. KIA 김선빈과 준플레이오프에 나선 넥센 김하성도 시리즈 내내 주목의 대상이 됐다.

    결국 오지환이 우뚝 섰다. 오지환은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8회말 승부를 결정짓는 결승타를 때렸다. "내가 에러왕을 몇 번을 했는데 못 잡으면 방망이로 만회하자고 생각했다"는 오지환의 마음가짐이 LG를 플레이오프에 올려놓았고 자신을 플레이오프 MVP에 올려놓았다.

    유격수가 수비에서 얼마나 중요한 위치인지, 또 유격수 포지션에서 높은 공격 공헌도가 나오면 팀 타격에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지 확인할 수 있는 무대였다.

    #염경엽 감독의 '급' 사퇴

    염경엽 넥센 감독이 2016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날 것이라는 소문은 무성했다.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탈락이 결정되자마자 발표할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상 못했다.

    염경엽 감독은 4차전 패배 후 기자회견에서 준비한 사퇴문을 발표해 야구 팬들을 놀라게 했다. LG의 플레이오프 진출 소식 이상으로 염경엽 감독의 사퇴가 주목받은 날이었다.

    타 구단과의 사전 접촉 루머가 수면 위로 떠올랐으나 염경엽 감독은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완강히 부인했다. "모 구단으로 간다고 사전에 합의했다는 얘기가 있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아마추어 야구에서 비디오 분석 등이 그동안 없었던 것 같은데 이 분야에서 한국 야구에 공헌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넥센은 구단 프런트 출신 장정석 신임 감독 체제로 2017시즌을 준비하기로 했고 염경엽 감독과의 사전 접촉 소문만 무성했던 SK는 트레이 힐만 외국인 감독을 영입했다. 염경엽 감독 사퇴 이후 사령탑 동향이 포스트시즌 기간 많은 주목을 받았다.

    #믿을 수 없는 역전 드라마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유광점퍼 신드롬을 일으키며 승승장구한 LG가 NC를 누르고 한국시리즈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사상 첫 '잠실시리즈'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다. LG는 1차전에서 잠잠하던 히메네스가 한방을 터트렸고 정상호도 대포를 쏘아올렸다. 기세가 맹렬했다.

    그러나 NC는 9회말 3점을 뽑아 승부를 뒤집는 놀라운 저력을 과시했다. 이호준 대타 작전이 대성공을 거둬다. 가을의 에이스로 우뚝 섰던 LG 허프는 NC 박석민의 제물이 됐다. 2차전과 4차전에서 결정적인 홈럼을 쏘아올리며 몸값 96억원의 가치를 입증했다.

    3차전에서 양팀은 포스트시즌 한경기 최다 볼넷, 사사구, 잔루 등 온갖 기록을 남기며 가을야구가 이럴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들게 했다. 그 와중에도 팽팽한 긴장감만큼은 사라지지 않았다. NC는 4차전에서 막강한 화력으로 창단 4년만의 첫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지었다.

    #판타스틱4

    푹 쉰 니퍼트와 장원준, 보우덴 그리고 유희관은 강했다. 두산과 NC의 한국시리즈는 기대와는 달리 싱거웠다. 두산의 4차전 선발 유희관이 "잠을 잘 못잤다. 야구장에 나와 똥 마려운 강아지마냥 이리저리 다니며 긴장을 많이 했다"고 말할 정도였다. 상대 타선 때문에 긴장한 게 아니었다. 앞선 3명의 선발이 너무 잘 던져 비교될까봐 긴장했다.

    그 정도로 두산 선발은 강했다. 니퍼트는 압도적이었고 장원준은 꾸준함의 대명사다운 활약을 펼쳤다. 보우덴의 136구는 진한 여운을 남겼다. 유희관 역시 5이닝 무실점으로 한국시리즈를 지배한 판타스틱4의 정점을 찍었다.

    그 뒤에는 포수 양의지가 있었다. "너무 좋은 투수들이라 누가 포수를 해도 이런 성적을 냈을 것이다"라고 겸손하게 말했지만 판타스틱4는 한명도 예외없이 양의지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양의지는 타격에서도 타율 0.438 맹타를 휘둘러 역대 한국시리즈 2번째로 MVP를 수상한 포수가 됐다.

    판타스틱4와 양의지가 주고 받은 1구 1구가 한국시리즈의 결정적 장면들이었다. NC는 4경기에서 2득점에 그쳤다. NC는 1차전에서의 결정적인 외야 수비 실수, 2차전에서 나온 해커의 폭투 등 그야말로 한끗 차이로 놓친 경기들이 돌이킬 수 없는 대가를 치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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