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에서 화려하게 부활한 김태술. (사진=KBL 제공)
2014년 5월 FA 김태술(32)은 사인 앤드 트레이드를 통해 KGC를 떠나 KCC로 향했다. 계약기간 5년, 6억2000만원(연봉 5억+인센티브 1억2000만원)에 계약한 뒤 강병현과 트레이드됐다.
당연히 기대가 컸다. KCC에는 하승진이라는 최장신(221cm) 센터가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 정통 포인트가드와 최장신 센터의 조합에 팬들의 눈이 쏠렸다.
하지만 김태술은 44경기 평균 6.25점 3.7어시스트에 그쳤다. 2007-2008시즌 데뷔 후 가장 나쁜 성적이었다. 국가대표 차출 등으로 컨디션도 좋지 않았고, 김민구의 음주사고 등 팀 내 악재도 있었다. 결국 KCC는 2014-2015시즌 12승42패 9위에 그쳤고, 허재 감독은 중도 사퇴했다.
KCC는 2015-2016시즌 정규리그 우승으로 부활했다. 하지만 김태술은 환호의 중심에 없었다. 44경기 평균 4.52점 3.7어시스트. 초라한 성적표였다. 특히 플레이오프에서는 벤치에 머무는 시간이 점점 길어졌다.
다시 팀을 옮겨야했다. 이번에는 이현민과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트레이드는 신의 한 수였다. 김태술은 완벽하게 부활했다. 14경기 평규 10점 6.1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삼성의 2위(11승3패)를 이끌고 있다. 1라운드에서는 데뷔 후 처음으로 라운드 MVP까지 받았다. 최근 두 시즌과 확 달라졌다.
김태술과 삼성 이상민 감독. (사진=KBL 제공)
김태술은 어떻게 부활했을까. 답은 간단하다. 맞는 옷을 입었기 때문이다.
김태술은 기본적으로 공을 오래 가지고 있는 스타일이다. 나머지 동료들이 움직이면 빈 틈을 찾아 패스한다. 여의치 않으면 직접 돌파를 한다. 그런데 KCC에서는 김태술이 공을 들고 있을 시간이 적었다. 안드레 에밋이 있었고, 전태풍도 있었다. 둘 모두 공을 가지고 있는 스타일이다.
반면 삼성은 다르다. 김태술은 공격시간 24초 가운데 절반 가까이 공을 소유하고 있다. 리카르도 라틀리프와 마이클 크레익, 문태영, 김준일, 임동섭 등이 쉴 새 없이 움직이고, 빈 틈이 보이면 패스를 집어넣는다.
최고 포인트가드 출신 이상민 감독의 영향이 컸다. 이상민 감독의 농구에 꼭 필요한 가드가 바로 김태술이었다.
이상민 감독은 "김태술이 많이 힘들었다"면서 "공을 오래 가지고 운영하고, 어시스트를 하는 스타일이다. 양동근, 김선형과 스타일이 다르다. 대신 다른 선수들이 많이 뛰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태술도 "지난 시즌까지는 이렇게 내 농구를 할 수 있을지 몰랐다"면서 "감독님, 코치님, 선수들이 다 밀어준다.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