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극장 블랙텐트' (사진=유연석 기자/노컷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퇴진하는 날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광장극장 블랙텐트'가 시즌 2 프로그램을 31일 공개했다.
'광장극장 블랙텐트'는 정부의 문화 검열 및 블랙리스트 작성에 항의하는 연극인들이 박근혜 정부에게 빼앗긴 예술의 공공성을 회복하겠다며 광화문 광장에 설치한 임시 극장이다.
지난 10일 개관식을 열고, 3주간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와 성상납 피해자 연예인의 고통을 함께 다룬 연극 '빨간시', 안산 단원고 희생·생존 학생 어머니들이 직접 배우로 출연한 ‘그와 그녀의 옷장’ 등을 공연했다.
극장 측은 "현 정부가 운영하는 공공극장이 거의 외면했던 세월호 희생자, 일본군 위안부를 비롯한 각종 국가범죄 피해자들, 해고 노동자를 비롯하여 자본에 박해받은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자 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이에 걸맞게 2월 한 달간 공연하는 시즌2 프로그램도 억압받는 자, 약한 자들의 이야기가 담긴 예사롭지 않은 작품으로 가득하다.
가장 먼저 무대에 오르는 작품은 극단 '드림플레이 테제21'의 <검열언어의 정치학="" :="" 두="" 개의="" 국민="">(1/31~2/3)이다. 지난해 6월부터 5개월간 진행된 검열에 저항하는 젊은 연극인들의 페스티발 '권리장전2016_검열각하'의 첫 번째 공연 작품으로, 재공연까지 한 화제작이다.
두 번째 작품은 '연희단거리패'의 <씻금>(2/6~2/9)이다. 대본구성과 연출 모두 이윤택 연출이 맡았다. 씻김굿을 중심으로 한 진도 민중들의 개인사를 한국의 근현대사로 수용해 내면서 진한 남도 소리로 녹여낸 극이다.
개인사적 한이 식민 시대의 궁핍과 정신대, 해방 정국의 이데올로기, IMF, 급기야 진도 앞바다에서 아직 건져 올리지 못한 세월호의 넋들로까지 확대된다.
이어지는 공연은 '무브먼트 당당'의 <광장 꽃,="" 피다!="">(2/10)이다. 광장극장 블랙텐트 공연을 위해 무브먼트 당당이 지난 5년간 무대 위에서 선보였던 공연 속 장면들을 재구성한 공연이다.
김수영, 신동엽, 김남주, 송경동 등 광장에서 울려 퍼져야 할 아름답고 날카로운 시인들의 언어가 배우들의 몸짓을 통해 살아나, 광장에 모인 시민들과 함께하며 질곡의 역사를 돌이켜 새날을 준비하는 작품이다.
다음 공연은 쌍용차 해고 사태를 소재로 한 극단 '돌파구'의 <노란봉투>(2/14 ~2/17)이다. 손배 가압류로 고통받고 있는 해고 노동자들의 상황을 알리고 노동3권 보장을 위해 시민과 연극인이 처음으로 손을 잡고 올렸던 연극이 '광장극장 블랙텐트'에서 다시 공연된다.
이후 '여기는 당연히, 극장'의 <킬링타임>(2/21~2/24)은 아무도 책임지지 않았던 시간들이 쌓여 사람들이 죽어갔던 시간, 그 '킬링타임'에 흐른 말을 표정들을 다룬다.
마지막으로 무용가들이 참여하는 '몸, 외치다!'(2/27~3/2)도 마련됐다. 그룹 14feet '묵음(默吟)', '최순실 게이트' 관련 1인 시위에 참여한 무용수들의 협업 무대인 '정오의 1인', 정영두가 이끄는 두 댄스 씨어터의 '퍼즐(Puzzle)' 등이 마련된다.
3월 3일 오후 5시에는 '삼삼한 날에'라는 제목으로 33명의 예술가가 세월호를 기리면서304분 동안의 퍼포먼스를 펼친다.
모든 공연은 선착순 입장이며, 후불제이다. 자세한 프로그램 내용은 '광장극장 블랙텐트' 네이버 블로그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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