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이후 사흘간 청와대에 머물지 못하고 서울 홍은동 자택에서 출퇴근 한 것은 관저 정비가 늦어졌기 때문이다.
통상 당선된 대통령은 정권인수위 기간 새로운 정부의 국정운영 방향을 점검하고 전 정부가 수행한 각종 업무를 인수인계받으며 차질없는 정권교체를 준비한다.
하지만 이번 19대 대통령 선거는 보궐선거로 치러진 만큼 인수위가 없었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올해 3월 10일 헌법재판소에서 탄핵 판결을 받은 이틀 뒤 청와대 관저를 떠나 삼성동 자택으로 거쳐를 옮겼다.
박 전 대통령 퇴거 이후 문 대통령이 취임할 때까지 청와대 관저는 약 두 달간 비어있었고, 파면된 대통령이 다시 돌아올 수 없었던 것을 감안하면 내부 공사는 언제든 시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통상 새로운 대통령이 5년간 묵을 청와대 관저는 당선인 내외의 취향이 반영돼 도배나 일부 인테리어 공사가 진행되는 만큼 대선이 끝날 때까지 방치됐을 가능성도 높다.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에 근무했던 한 인사는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관저에 있던 거울을 철거할 거라는 얘기는 들었다"며 "하지만 언제 철거됐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관저 내 큰 침실을 개조해 한 면을 차지하는 거울이 있었다는 점은 이 인사의 말로 확인되지만, 철거 시점은 밝혀지지 않아 문 대통령의 관저 입주가 거울 철거 공사 때문에 늦어졌는지는 현재로서는 정확하게 알 수 없다.
하지만 국민일보가 "실무진이 관저를 손보려고 들어갔는데 거울이 사방에 붙어있어서 깜짝 놀랐다"는 더불어민주당 실무자의 말을 인용해 '거울방'의 존재를 보도한 것을 감안하면 최근까지 거울이 있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특히 관저는 두 달간 비어있었지만 문 대통령이 최종 당선되기 전까지 누가 관저의 주인이 될 지 알 수 없었고, 인수위마저 없는 이례적인 새정부 출범을 앞두고 잘 만들어진 거울을 청와대 관계자라 할 지라도 섣불리 치울 수도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당선자 확정 직후 문 대통령 내외의 의중을 반영해 대형 거울 철거가 시작됐고, 이 작업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면서 문 대통령의 관저 입주도 지연됐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