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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측 "유시민-심재철 공박, 沈의 노이즈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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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해찬 측 "유시민-심재철 공박, 沈의 노이즈마케팅"

    왼쪽부터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사진=자료사진)

     

    1980년 '서울의 봄' 때 작성된 진술을 두고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유시민 이사장과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의 논쟁이 격화되고 있다.

    유 이사장은 지난달 20일 KBS '대화의 희열2'에 출연해 1980년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에 연행됐을 때 "비밀조직은 노출 안 시키면서 모든 일이 학생회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썼다"고 말했다. 당시 서울대학교 총학생회 대의원회 의장이었던 유 이사장이 보안수칙에 따라 진술을 했다는 것이다.

    그러자 이틀 뒤 심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1980년 합수부에서 쓴 A4 용지 90쪽 분량에 이르는 상세한 운동권 내부 동향 자백진술서는 사실상 그가 진술서에서 언급한 77명의 민주화운동 인사를 겨눈 칼이 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심 의원은 당시 서울대 총학생회장이었던 자신의 재판에서 유죄의 증거로 채택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유 이사장은 지난 2일 재단 유튜브 채널에 올린 '1980년 서울의 봄, 진술서를 말할레오'에서 심 의원의 주장을 반박했다.

    유 이사장은 "저는 그 진술서를 보면 잘 썼다고 생각한다. 감출 것은 다 감췄고, 부인할 것은 다 부인했다"고 밝혔다. 유 이사장은 이어 "그 때 학생회장이나 대의원회 의장은 늘 잡혀간다는 것을 전제로 활동했다"며 "처음에 학생회 간부를 맡을 때 잡혀서 진술하게 되면 무엇을 감추고 무엇을 노출할지 이미 사전에 얘기가 됐다"고 전했다.

    따라서 "계엄사 합동수사본부에서 쓴 진술서에 신계륜(당시 고려대 학생회장), 이해찬(당시 서울대 복학생협의회장) 등 다 아는 것만 썼다"며 "다른 내용도 비밀이 아닌 별 가치 없는 진술이었다"고 강조했다.

    (사진=심재철 의원 페이스북 캡처)

     

    하지만 심 의원은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진술서에서 총학생회장단이나 학생지도부 외에 복학생 등 여타 관련자와의 사적대화까지 상세하게 진술해 수사 초기 신군부의 눈과 귀를 밝혀준 셈이 됐다"고 거듭 반박했다.

    유 이사장의 진술서에 "이해찬 등 복학생들이 학원자율화 등 학내시위를 정치적인 이슈로 전환하기 위해 가두시위를 독려했다는 기술이 나온다"는 것이다.

    심 의원은 또 "당시 김대중 야당 총재와는 절대 얽히면 안됐다"고 유 이사장이 말할레오에서 설명했으나 진술서에서는 "민청협 회장이고 김대중씨와 관계한다고 소문이 돌던 이해찬"을 언급하는 등 "김대중이라는 이름 석 자를 기술했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으나 당시에는 학생회장이나 복학생협의회장 등 이미 공개된 인물에게 혐의를 몰아주는 것은 보편적인 관행이었다는 것이 다수 의견이다. 민주화운동에 대한 감시가 엄혹했기 때문에 드러나지 않은 조직을 보호하기 위해 이미 드러난 조직은 실정법 위반의 위험을 기꺼이 감수했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당시 야당 지도자 김대중이나 총학생회장 심재철, 대의원회 의장 유시민은 공개적으로 책임을 지는 지위였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역사학자 전우용 교수는 "공개조직의 리더는 모든 책임을 자기에게 집중시키도록 했다"며 "자기가 최대한의 책임을 지고 다른 사람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은 학생운동 조직 뿐 아니라 모든 조직 리더의 기본 덕목이다"고 지적했다.

    전 교수는 그러면서 "80년대 학생운동도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과 마찬가지로 공개 영역과 비공개 영역으로 나뉘어 있었다"고 부연했다. 다만 유 이사장이 "별 가치 없는 진술이었다"고 판단한 부분을 심 의원은 중요한 진술이었다고 볼 가능성은 있다.

    당시의 진술이 강제로 생산된 것이라는 점도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이다. 유 이사장은 "당시 진술서라는 것이 변호인을 대동하고 가서 '묵비권을 행사하겠다'는 식이 아니다. 제가 임의로 쓴 것은 하나도 없다. 두들겨 패니까 쓴 것"이라고 증언했다.

    심 의원도 "체포됐을 때 이미 김대중내란음모사건은 여타 피고인 전원의 자백으로 완성돼 있었고 본 의원은 이미 완성된 공소사실에 꿰맞춰져 고문을 받았다"고 말했다. 당시는 전두환·노태우 등 신군부가 권력을 찬탈하기 위해 공포정치를 하던 때였다. 구타와 고문에 의해 만들어진 진술인 만큼 사실과 다를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유 이사장과 심 의원이 모두 언급하는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쪽은 심 의원의 주장을 "한마디로 헛소리"라고 일축했다. 유 이사장은 조직을 보호하기 위해 이미 드러난 이해찬 대표 등을 진술했다고 밝힌 반면 심 의원은 이 대표 등 드러나지 않았던 학생운동 지도부를 유 이사장이 진술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의 한 측근은 "일고의 가치가 없는 심 의원의 노이즈마케팅이다"며 "자신을 유 이사장과 동급으로 올려놓고 주목을 받으려는 것이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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