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사진)
2천톤급 이상 선박 중 세월호만 해양사고 발생시 보고라인에 국정원이 포함돼 있었다며, 국정원 내 세월호 관련 문건 수십만건을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는 3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 18층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가족들이 신청한 '국가정보원과 청해진해운에 대한 조사' 및 '대통령에게 보고된 세월호 사고 발생 관련 첫 번째 상황보고서의 작성 경위에 대한 조사' 결과 보고서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사참위는 "세월호 도입과 운항, 참사 직후까지 국정원이 이례적으로 개입돼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세월호와 국정원의 관련성에 대한 전반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2017년 '국정원개혁발전위원회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는 국정원의 세월호 참사 개입 의혹에 대해 '의혹을 뒷받침할 만한 구체적인 정황은 없다'는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그러나 사참위는 "TF의 결론과 달리 세월호가 해경이 승인한 '운항관리규정'의 해양사고 보고계통도상 유일하게 해양사고 발생 시 국정원에 보고하도록 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었음을 확인했다"며 "TF가 국정원의 일방적인 보고만으로 결론을 내린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사참위는 그 근거로 2천톤급 이상인 선박 34척의 운항관리규정을 전수 조사한 결과 이 중 세월호만이 해양사고 발생시 국정원에 보고하도록 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었다고 밝혔다. 청해진해운 소속 선박 '오하마나호'의 운항관리규정에도 보고계통에 국정원은 없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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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사참위는 이 같은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국정원에 관련 자료 전체를 요구했지만, 국정원은 내부에서 3단계 점검을 통과한 목록만을 제공하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실지 조사에서 드러난 '세월호' 키워드가 담긴 국정원 문건은 약 40만건에 달한다.
사참위 황필규 비상임위원은 지난 9월 박지원 국정원장이 세월호 유가족을 면담하고 자료 제공을 약속했던 것에 대해 "70일간 제공한 건 전체 목록의 2천분의 1에 불과하다"며 "결과적으로 세월호 유가족을 능멸했다고 밖에 말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사참위는 국가안보실 위기관리센터가 작성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보고된 '세월호 1보'와 관련해 사고 이후 조작됐다는 의혹이 아직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1보에 작성된 내용과 기무사령부·해양경찰청 등 유관 기관 17곳이 작성한 보고서를 비교한 결과 시각·장소가 일치하는 자료가 없었기 때문이다.
사참위 박병우 진상규명국장은 "청와대 보고에 기재된 장소가 다른 곳에서 받아 임의로 기재했거나 보고서가 나중에 작성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살 만하다"며 "아직 1보에 대해서는 의혹 해소가 안 됐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대통령지정기록물 공개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사참위 활동 기한은 오는 10일까지다. 현재 활동 기간을 2년 연장하는 법안이 발의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