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좋아요. 앞으로 모임도 편하게 갖고 행사도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2년 만에 전면 해제되면서 시민들과 자영업자들은 일상으로의 '완전 복귀'에 기대감을 내비쳤다. 다만 일부 시민들은 정점을 지났지만 코로나19의 여전한 전파력을 우려했고, 자영업자들은 유행이 고조되면 또 다시 방역 고삐를 조일까 경계하는 시각도 보였다.
15일 정부는 현재 자정까지인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 제한과 10명까지 허용되던 사적 모임 인원 제한을 오는 18일부터 전면해제 한다고 밝혔다. 2020년 3월 거리두기가 도입된 뒤 2년 1개월 만이다.
거리두기 전면 해제 소식을 들은 시민들은 대부분 "이제 숨통이 트인다"는 반응을 보였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공원에서 만난 70대 손모씨는 "정말 잘한 일"이라며 "그동안 거의 3년 동안 사람들은 모이지도 못하고 식당은 장사를 못했다"고 말했다.
60대 황모씨는 "아직 마스크는 써야 하지만 코로나19도 점점 약해지고 거리두기도 풀어놓으니까 살기는 좋다"며 "식당에서도 마음대로 모일 수 있고 모임도 갖고 정부도 점점 행사를 푸니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같이 나이 많은 사람들은 몰라도 젊은 사람들이 살기가 더 낫지 않겠나"고 덧붙였다.
거리두기 전면 해제에서 더 나아가 얼른 마스크를 벗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나왔다. 신도림역 인근에서 만난 70대 A씨는 "내년이든 올해든 코로나가 빨리 끝나서 마스크를 벗고 다닐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황진환 기자정부는 거리두기 전면 해제를 발표하면서도, 마스크 착용 의무 제도는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실외 마스크 착용에 대해서는 2주 후에 방역 상황에 따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일부 시민들은 코로나19가 아직 종식되지 않은 만큼, 여전한 감염 우려도 나타냈다. 영등포구청 인근에서 만난 40대 직장인 B씨는 "거리두기가 풀린 점은 반갑지만 각자 조심하면서 마스크를 잘 쓰고 다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40대 주부 채모씨 역시 "코로나19가 많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또 다시 일어날 수도 있고 새로 변이가 생기기도 하니까 적당히 (거리두기를) 지켜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시간과 인원 등 영업에 제한을 받았던 자영업자들은 들뜬 표정이었다. 이날 찾은 구로구의 한 순댓국집은 그동안 거리두기 조치로 세워뒀던 투명 칸막이를 치운 모습이었다. 다음 주부터 늘어난 근무 시간을 조정하는 직원들의 목소리도 들렸다.
식당 직원 C씨는 "그렇지 않아도 직원들 근무 시간을 조정하고 있다"며 "원래 오전 9시에 출근해서 밤 9시까지 일하고 문을 닫았는데 다음 주부터는 점심에 출근해서 자정까지 근무하는 직원도 있다"고 말했다.
14일 밤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 음식점이 저녁 식사를 하는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감자탕집을 운영하는 D씨는 "거의 2~3년 만에 (거리두기를 해제한 것은) 좋은 일이다. 영세 상인들이 살아야지 우리나라 경제가 발전하는데 지금은 너무 죽어가고 있다"며 "방역도 좋지만 먹고는 살아야 하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음식점을 운영하는 김모(43)씨는 "우리는 밤 늦게까지 회식을 하는 가게는 아니다"면서도 "아무래도 (거리두기가) 풀리면 분위기 자체가 더 좋아지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다만 여전히 정부에 대한 불신이 남은 자영업자도 있었다. 술집을 운영하는 20대 최모씨는 "당장 거리두기 해제가 반갑긴하다"면서도 "이전에도 잠시 풀어줬다가 확진자가 늘자 금방 다시 조였던 기억이 있어서 아직 완전히 신뢰가 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자영업자 단체들도 거리두기 전면 해제 조치를 반기는 모양새다. 14개 자영업자 단체로 구성된 '코로나19 피해 자영업 총연합'은 "당국의 거리두기 전면 해제 정책을 환영한다"며 "차기 정부는 식당과 카페 등 집합 금지·제한 업종에 대해 선택과 집중을 하는 손실보상 지원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 김기홍 공동대표는 "정상 영업을 할 수 있어서 천만다행"이라며 "업계에서도 정상 영업을 대비하느라 분주하게 준비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