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15차 세계산림총회 개회식에서 기조연설을 마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마지막 사면권을 행사하지 않을 것이라는 설이 청와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임기를 일주일 남긴 2일은 문 대통령이 사면의 의지를 표명하는 마지노선으로 여겨졌다.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를 개최하고 국무회의에 올리는 등의 물리적 절차가 최소 하루는 소요되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이 사면을 결심했다면, 최소한 정기 국무회의(3일) 하루 전인 이날에는 최후 통보를 하고 참모들에게 관련 준비를 시킬 것이라는 관측이었다.
그런데 2일 오전 개최된 참모진들 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사면권 행사에 대해 소극적인 태도를 취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오후부터 청와대 안에서 문 대통령이 임기 내에 사면권을 행사하지 않을 것일나는 설이 퍼지고 있다.
청와대 참모들도 문 대통령의 사면권 행사 가능성에는 회의적인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부정적인 기류가 더 많이 읽힌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며칠간 사면에 대해 진지하게 고심을 했던 것은 맞지만, 여론이 다소 부정적이었던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한 여론조사에서는 이명박 전 대통령,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조국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 교수 등의 사면에 대해 과반 이상이 부정적이라는 조사가 나오기도 했다.
'법치주의를 고려해 사면권 행사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문 대통령의 평소 신념을 깰 만큼의 중대한 계기도 없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경우 윤석열 당선인 측에서 공식 제의를 하지도 않았으며,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처럼 건강과 관련한 중대한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다.
한 관계자는 "박근혜 전 대통령 때에는 심각한 건강 상태에 대한 법무부의 보고서가 문 대통령의 결정적인 영향을 줬었지만, 이 전 대통령은 다르다"며 "여론이 여전히 부정적이다"고 말했다.
임시 국무회의 소집 등의 우회적인 방법은 있기 때문에 문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9일날까지 사면권 행사 가능성을 완전히 닫을 수는 없지만, 현재로서 그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것이 정치권의 대체적인 기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