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이미지·연합뉴스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민간업자의 초과 이익 환수 조항'을 넣어야 한다고 주장했다가 질책을 받았다는 직원의 증언 신빙성을 두고 20일 재판에서 검찰과 변호인의 공방이 벌어졌다.
해당 직원은 2015년 2월 13일 유 전 본부장에게 불려 가 질책을 당했다고 증언했지만, 당일 유 전 본부장은 필리핀에 있었던 것으로 재판에서 나타난 것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 22부(이준철 부장판사)는 이날 열린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공판의 증인으로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팀 주모 차장을 불렀다. 주 차장은 유동규 전 본부장에게 대장동 개발 공모지침서에 민간 사업자의 초과 이익을 환수하는 조항을 넣어야 한다고 제안했다가 질책받은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이날 재판에서도 검찰이 '유동규 전 본부장이 질책한 시점이 언제인가?'라는 질문에 주 차장은 "(2015년) 2월 13일로 기억한다"라며 "2월 12일에 (검토의견서를) 보낸 다음날 유 전 본부장실에서 질타 당한 적이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검찰과 유동규 변호인이 갖고 있는 출입국기록에 따르면 유 전 본부장은 2015년 2월 12일 필리핀으로 출국해 2월 19일 귀국했다. 쉽게 말해 주 차장이 질타당했다고 진술한 2월 13일에 유 전 본부장이 국내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에 검찰 측은 "유 전 본부장은 2월 13일에 한국에 없었다. 조사 때는 미처 발견 못해서 제시를 못했고, 지금 제시하는 것"이라며 "2월 13일에 유 전 본부장이 불러서 질책한 것은 아닌 것으로 확인이 되는데 증인이 잘못 기억할 가능성이 있는 것 같다"라고 물었다.
다만 주 차장은 질책당한 날짜는 13일로 기억한다고 재차 밝혔다. 주 차장은 자신은 2월 12일에 공모지침서를 처음 받아 검토의견서를 냈고, 다음날 유 전 본부장에게 질책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주 차장은 "저는 다만 상황을 기억한다"라며 "제가 (검토의견서를) 보내고 다음 날 질책받았다"라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재판부는 "날짜 자체가 맞지 않은 것은 맞는 것 같다. 증인은 상황을 기억하고 그 상황 때문에 날짜 등을 추정해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인가"라고 물었고 주 차장은 "그렇다"라고 답했다.
검찰이 계속해 주 차장이 잘못 기억하고 있는 것 아닌지를 캐묻자 피고인 변호인 측에선 "검사가 유도심문을 하고 있다"라고 반발하기도 했다.
한편, 앞서 지난 1월 24일 열린 공판에 출석한 또 다른 증인들도 주 차장이 유 전 본부장에게 혼난 시점을 2월 13일로 진술한 바 있다.
당시 검찰은 2015년 2월 13일을 언급하며 "주 차장이 정민용 당시 전략사업팀장에게 문제를 제기했다가 다음 날 유 전 본부장에게 질책받은 사실을 아는가"라고 증인들에게 물었고, 이에 증인들은 "알고 있다. 주 차장이 많이 혼났다"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