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지원 (전 국정원장)
오늘 첫 인터뷰는 정말 오랜만에 만나는 반가운 얼굴입니다. 2년 전까지만 해도 한 달에 한 번 뉴스쇼 월간에 코너에서 만났던 분인데 어느 날 홀연 그곳으로 가버리셨어요. 방송인터뷰도 할 수 없는 그곳. 그리고 2년 만에 다시 마이크 앞에 섰습니다. 오늘이 첫 방송인터뷰입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 지금부터 만나보죠. 어서 오십시오.
◆ 박지원> 안녕하세요. 아임 백. 박지원이 돌아왔습니다.
◇ 김현정> 돌아오셨네요. 아니, 지금 2년 만인데…
◆ 박지원> 그런데 제가 최근에 김충식 교수가 쓴 5공 남산의 부장들을 지금 읽고 있거든요.
◇ 김현정> 신간이요.
◆ 박지원> 그런데 우리 김현정 앵커가 기가 막힌 서평을 냈더라고요.
◇ 김현정> 추천사.
◆ 박지원> 네, 그래서 제가 이렇게 하려고 그럽니다.
◇ 김현정> 어떻게요.
◆ 박지원> "사실은 신성하고 논평은 자유다"
◇ 김현정> 멋집니다.
◆ 박지원> 이대로 하겠습니다.
◇ 김현정> 이걸 또 이렇게 준비해 오셨네요. 역시 프로. (웃음)
◆ 박지원> 감사합니다.
◇ 김현정> 아니, 2년 만에 정말 마이크 앞에 다시 서신, 그러니까 2년 동안 국정원장을 하는 2년 동안은 방송 인터뷰 같은 걸 못 하셨잖아요, 자제하셨잖아요.
◆ 박지원> 자제가 아니라 못 하죠.
◇ 김현정> 못 하셨죠.
◆ 박지원> 그러나 2년 간 국정원 60년의 과거적폐, 정치개입 수집 등을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또 제가 모셨던 김대중 대통령의 유언을 집행한다는 의미에서 국정원 60년사는 김대중 탄압사다. 그래서 완전히 법과 사실을 개혁했기 때문에 이제는 국내 정보 수집하지 않고. 지금 CBS도 국정원 안 나오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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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정> 이제는 출입이 없습니다. 옛날에는 (국정원에서) 출입처로 하나씩 다 있었어요, 언론사가.
◆ 박지원> 출입증 다 있었죠. 각 정부 부처. 정치개입 하지 않는 원년을 만들었습니다. 이제는 완전히 개혁됐습니다.
◇ 김현정> 사실은 과거 안기부장, 국정원장 하면 날아가는 새도 떨어뜨린다. 권세였는데 그 권세 못 느끼셨어요?
◆ 박지원> 과거에는 국정원장이 날아가는 새도 떨어뜨렸지만 법과 제도에 의한 개혁을 하고 나니까 제가 지나가면 새도 안 날아가요.
◇ 김현정> 새가 날아가지도 않아요.
◆ 박지원> 그런데 밖에서는 늘 저를 굉장히 무서워하고 굉장히 높이 보더라고요. 그러면 저는 속으로 즐겼어요. 아무런 힘이 없는데. (웃음)
◇ 김현정> 이제 정보수집을 못 하게 됐기 때문에 그 말씀이에요.
◆ 박지원> 그렇죠. 진짜 우리 국정원이 대북 정보나 해외, 특히 산업기술부 등에 대해서 압권을 이루는 세계적 정보기관으로 탄생됐고. 특히 과학, 해킹, 우주, 통신 진짜 최고입니다.
◇ 김현정> 사이버 해킹 이런 쪽에 굉장히 집중하는 국정원이더라고요, 최근 보니까.
◆ 박지원> 저는 과학을 모르지만 국정원의 미래는 과학에 있다, 그래서 지난 2년간 집중적인 육성을 했는데 앞으로 잘 될 겁니다. 그리고 제가 아시다시피 여러 곳에서 일을 했잖아요. 국회, 청와대, 문체부. 이렇게 경험을 했는데 우리 국정원 직원들만큼 질이, 퀄리티가 좋은 직원들이 없어요.
◇ 김현정> 그렇습니까?
◆ 박지원> 네. 진짜 이 사람들은 근본적으로 애국심과 헌신을 가지고 일을 하고 그래서 저는 국정원을 존경하고 국정원 직원들을 사랑합니다.
◇ 김현정> 사실은 국정원에 대한 약간 편견 같은 게 우리가 있거든요. 어두운 과거사가 있기 때문에. 직접 가서 일해 보니까 어떠세요?
◆ 박지원> 이제 완전히 개혁됐어요. 절대 믿으세요.
◇ 김현정> 완전 달라졌다?
◆ 박지원> 그리고 이게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 하는 얘기가 최근에 들리던데 못 돌아갑니다. 왜냐하면 국정원법이 개정됐기 때문에 과거 60년간 또 사실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30년간 국정원은 개혁의 대상이었지 개혁의 주체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늘 많은 잘못을 희생을 감수했지만 이제 새로 태어났기 때문에 이것을 과거로 돌리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다. 그래서 국정원을 좀 국민여러분들도 사랑하고 존경해도 된다, 저는 그렇게 말씀을 드립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아니, 지난 2년 동안, 지난 2년 얘기하려니까… 박지원 원장님 하나도 안 변하셨네요. (웃음)
◆ 박지원> 그렇죠.
◇ 김현정> 저는 오늘은 좀 긴장하실 줄 알았는데 하나도 안 떠세요.
◆ 박지원> 제가 열심히 운동하고 하루에 1만 5000보 이상을 걷습니다. 그래서 국정원장 잘리고 나서 3kg를 뺐습니다. 제가 얼마나 젊습니까? 에너지가 넘칩니다.
◇ 김현정> 에너지가 너무 넘칩니다. 아니, 2년간 국정원에서 꼭 좀 해 보고 싶었는데 내가 좀 이거 하나는 아쉽다. 이런 게 있다면 뭘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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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지원> 사실 과거청산을 우리 역대 정부가 너무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많은 책임을 지었기 때문에 어떤 경우에도 저는 과거청산은 충분해야 한다. 가령 5.18 자료나 세월호, 우리 국정원이 협조할 수 있는 것은 다 했습니다. 그래서 충분히 국민들에게 밝힐 것은 밝히고 과거의 잘못을 반성해서 이제 새로운 국정원으로 태어나야 된다 하는데 저는 그렇게 했다고 생각하는데 아직도 지금 우리 사회에 보면 과거에 대해서 증오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이제는 과거는 과거대로 묻고, 역사 속에 묻고 나와야 된다고 하는데 소위 국정원에 보면 정치인, 기업인, 언론인 등 우리 사회의 모든 분들을 조난 자료, X파일을 만들어서 보관하고 있어요. 이것이 공개가 되면 굉장히 사회적 문제가 되고 또 공소시효가 7년밖에 안 되기 때문에 문재인 정부 5년은 안 했고 박근혜 정부 2년 것이 남아있는데 만약 실정법 위반 됐다고 하더라도 공소시효가 지나서 7년이기 때문에 검찰도 처벌할 가치가 없으면 조사하지 않잖아요. 이 자료는 저는 여야의 불행한 역사를 남겨놓으면 안 된다. 그러니까 특별법을 제정해서 폐기해야 된다 하는데 이걸 못 했어요.
◇ 김현정> 잠시만요. 그러니까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한 X파일이 국정원 안에 있어요? 들어가 보니 있던가요?
◆ 박지원> 60년간 있는 것이 메인 서버에 또 일부 기록으로 남아있습니다.
◇ 김현정> 누구누구 있습니까?
◆ 박지원> 전체가 다 있습니다. 아마 김현정 앵커도 있을 겁니다.
◇ 김현정> 언론인도 있어요?
◆ 박지원> 다 있죠.
◇ 김현정> 정치인도 있고?
◆ 박지원> 언론인, 정치인, 기업인. 그런데 그 내용을 보면 다 카더라. 소위 증권가 정보지에 불과한 내용이에요.
◇ 김현정> 이른바 지라시라고 하는 그런 것들이 있어요?
◆ 박지원> 지라시 정도죠. 그런데 저는 그랬어요. 국회에서 자, 의원님들 만약 이것을 공개하면 저는 제 아내가 일찍 하늘나라로 갔습니다마는 의원님들 이혼 당합니다. 라고 했더니 우리 국힘당 하태경 정보위 간사가 자기는 그렇게 안 살았는데 원장님, 왜 그렇게 말씀하십니까? 왜 내가 이혼당합니까? 해요. 그래서 제가 그랬죠. 의원님, 의원님 복잡하게 사신 분 아니에요? 한번 공개해 볼까요? 하니까 아, 하지 말라고.
◇ 김현정> 농담처럼 그렇게 말씀하셨는데. 그 말. (웃음)
◆ 박지원> 나는 진심이에요. 그래서 만약 문재인 대통령, 박지원 국정원장이 영원히 집권한다고 하면 이 파일을 공개하지 않지만 만약에 다른 대통령이, 다른 국정원장이 와서 공소시효도 넘은 특정인의 자료를 공개했을 때 얼마나 많은 큰 파장이 오겠느냐.
◇ 김현정> 거기에 그 불법적인 사항도 담겨 있고. 개인 사생활도 담겨있고 그런 것들이 다 메인 서버에 있다고요?
◆ 박지원> 예를 들면 정치인은 어디 어떻게 해서 어떻게 돈을 받았다 하더라. 무슨 어떤 연예인하고 썸띵이 있다. 이런 것들이 다.
◇ 김현정> 확인 안 된 것도 다 있고.
◆ 박지원> 확인 안 됐어요.
◇ 김현정> 언제부터 언제까지가 60년이에요?
◆ 박지원> 60년.
◇ 김현정> 마지막이 언제예요?
◆ 박지원> 박정희부터 전 박근혜 대통령까지 있는 겁니다.
◇ 김현정> 왜냐하면 국내 정보들을 수집하는 게 일이었으니까.
◆ 박지원> 그렇죠. 그래서 제가 그랬어요. 국정원 60년사는 김대중 탄압사다. 박정희, 김종필 중앙정보부에서 납치를 해서 현해탄에 빠져 죽이려고 했고. 전두환, 노태우 안기부에서 사형선고를 했고. 이명박, 박근혜에 대해서 파렴치하게 외화도피해서 미국에 부동산 엄청나게 샀다. 이런 것들이 국정원에서 우리 카운터파트인 CIA나 FBI, 심지어 우리 국세청을 통해서 미국 IRS 에 조사를 시켰단 말이에요. 세계적인 CIA, FBI, 미국 IRS 에서 조사를 해 봐도 김대중, 김홍옥, 박지원, 이런 게 없었어요. 무혐의가 됐단 말이에요. 그러면 됐지 여기에다 또 그 책임자들은 다 감옥도 가고 처벌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실무자들은 있어요. 제가 국정원장 가니까 그걸 보고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그랬어요. 덮어라. 김대중, 만델라 대통령이 왜 존경 받냐 용서하고 국민 통합으로 갔지 않냐. 이제 이 보복은 끝내야 된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 박지원> 이렇게 됐습니다.
◇ 김현정> 그래서 그것들을 이제는 좀 폐기하자라고 의원들에게 말씀을 하셨고 계속 좀 요구하실 거예요? 앞으로도.
◆ 박지원> 아니, 그런데 저는 이제 요구할 권한도 없지만 그 진보적인 한겨레 신문이 사설로 박지원 원장의 폐기 제안이 맞다, 이렇게 하더라고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알겠습니다.
◆ 박지원> 그런데 아직도 글을 남겨놨기 때문에 제가 지시각서를 내려서 메인 서버를 열어보는 것은 원장의 사전 결재를 맡아라.
◇ 김현정> 열어보려면, 직원들도.
◆ 박지원> 열어보면 안 되죠. 거기에서 추출된 문건은 원장이 맨 먼저 열람한다.
◇ 김현정> 몇 명이나 있어요?
◆ 박지원> 그거는 말할 수 없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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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정> 60년이면 몇 명이나 되려나?
◆ 박지원> 다 있어요.
◇ 김현정> 다 있어요. 그렇군요. 참, 알겠습니다. 혹시 김정은 위원장 이 사실 2차 남북정상회담 때 구두로 약속했던 남한답방. 그거 성사시켜보고 싶지는 않으셨어요? 국정원장 2년 동안?
◆ 박지원> 글쎄요. 저도 남북문제를 전문으로 했고 22년 전 김대중 대통령의 대북 특사를 통해서 역사적인 6.15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지금까지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마는 지금 첨예하게 핵실험이다 뭐다, 남북문제가 크게 클로즈업 되고 있지만 지금 제가 얘기를 하면 전부 국정원장직하고 연결될 거예요. 그래서 저는 그러한 문제는 국정원하고 관계있는 문제는 언급을 하지 않겠습니다.
◇ 김현정> 지금은.
◆ 박지원> 제가 한번 감옥 갔다 왔는데 또 가요? 국정원법 위반이 안 되죠. 그리고 제가 또 도덕적으로도 국정원을 보호하고 존경하고 사랑해야지 이거는 않겠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북한과 사실은 대북 관련된 일들도 국정원이 하는 거기 때문에 거기에 관련된 에피소드들도 굉장히 많으실 텐데.
◆ 박지원> 많죠.
◇ 김현정> 많죠?
◆ 박지원> 그렇지만 그것은 영원히 가지고 가야지. 제가 얘기하는 것은 금도에, 국익에, 또 북한도 자극되고 미국도 있고 안 해야 됩니다.
◇ 김현정> 그렇죠. 이제 방송하셔야죠.
◆ 박지원> 저는 명확한 사람이에요. (웃음)
※ 박지원 전 국정원장 인터뷰(下)편으로 이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