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현지시간) 내셔널인터레스트에 '미국의 핵우산으로 한국을 안심시키는 일을 중단하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내셔널인터레스트 캡처국내에서 북한의 핵억지 방법으로 다양한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이 미국의 핵능력에 기대 북한의 핵위협에 대응하는 것이 옳지 않다는 주장이 미국 내에서 커지고 있다.
핵억지가 과연 미국의 국익에 부합한지에 대한 근본적 의문이 미국 전문가 입에서 나왔다.
미국 보수성향 싱크탱크인 카토연구소의 더그 밴도 수석연구원은 18일(현지시간) 내셔널인터레스트에 '미국의 핵우산으로 한국을 안심시키는 일을 중단하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그 동안 한국의 핵무장을 스스로 결정하도록 해야한다는 주장을 펴온 인물이다. 이번 글도 미국인들을 향한 주장으로 읽힌다.
그는 이번 글에서 미국의 핵우산에 대해 미국과 한국 모두에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우선 그는 몇 년 전까지만해도 미국 본토가 공격 받는 것을 가정하는 것은 억지로 보였다고 했다.
한국에서 전쟁이 발발한다면 전쟁비용은 많이 들겠지만 한반도 전쟁이 미국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졌다는 것이다.
북한이 지난 3일 태평양으로 발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화성-12형 IRBM. 이번 발사의 비행거리는 4500km로 유사시 미국 괌까지 타격할 수 있는 거리다. 연합뉴스그러나 북한이 태평양의 미국 영토와 일본의 미군 기지는 물론 미국 본토까지 보복할 능력을 갖춘 상황에서 미국인들은 북한의 훨씬 커진 영향력에 다르게 반응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외국 국민들을 보호한다는 것은 고귀하게 들린다. 그러나 대규모 사망과 파괴가 예상되는 결과라면, 그것은 자살로 간주되어야 더 정확하다"고 적었다.
그는 그러면서 미국이 서울을 방어하기 위해 호놀루루와 시카고를 (북한의 핵 공격으로) 잃을 수 있는데 어떤 대가, 부담, 어려움을 감수하고 한국을 보호할 수 있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따라서 미국 정책당국자들이 핵우산의 실행가능성(viability)에 대해 점점 긴장하고 있는(nervous) 것은 이해할만하다고 썼다.
밴도 연구원은 이 대목에서 한국 내에서도 자체적으로 핵억지력을 갖추는 것에 대한 여론이 69%로 나타난 조사결과를 상기시켰다.
그는 최근 한미 양국이 시동을 건 확장억제전략 논의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미국의 국익에 부합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미국 대통령이라면 누가 됐건 북한이 핵보유국이 된 후에는 자국민 수백만명을 희생시킬 수도 있는 (한국 보호) 약속을 하거나 유지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확장억제 문제에 대해서 한국 정부와 진지한 대화를 강조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진정한 대화는 미국 국민들과 함께 할 필요가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미국 핵 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 연합뉴스그는 끝으로 "미국의 정책 입안자들은 대중들에게 솔직하고, 미국의 공약으로 인해 증가하는 비용과 위험에 주목하고, 국민들의 반응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대부분의 미국인은 아마도 국가적 자살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정직하고 열린 대화가 필요하다"며 "그러나 미국의 정책 입안자들은 점점 더 한국 때문에 미국에 재앙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제니퍼 린드 미국 다트머스대 정치학 교수는 지난 13일 VOA와 인터뷰에서 미국의 핵우산이 한국에 주는 신뢰나 대북 억지력에 있어 모두 떨어진다고 말했다.
북한이 미국 도시를 파괴하고 수백만 명을 살상할 능력을 잠재적으로 갖춘 시대에 한국의 국민과 정부가 미국의 핵보복 능력을 과연 신뢰하겠느냐는 것이다.
따라서 그는 "핵무장은 한국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석훈 랜드연구소 펠로도 이 방송과 인터뷰에서 "한국 자체 핵무장이란 선택지를 논의해야 할 시간이 이미 오래 전에 도래했다"면서 한국은 물론 동맹인 미국이 억지력을 높이고 한국을 더 잘 방어할 수 있는 모든 선택지를 고려하지 않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