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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참사 유족들 증언 "다른 가족들과 소통 원했지만 정부가 묵살"

사건/사고

    [단독]참사 유족들 증언 "다른 가족들과 소통 원했지만 정부가 묵살"

    '핼러윈 참사' 유족 간 소통 왜 늦어지나

    '핼러윈 참사' 한 달이 되도록 정부가 유족 간 소통을 위한 연락처 공유조차 협조하지 않았다는 유족들의 증언이 나왔습니다. 개인정보를 이유로 제공하지 못한다는 건데, 정부에 연락처 공유에 동의한다는 의사를 밝힌 유족에게도 돌아온 답은 없었습니다. 특히 일부 유족은 담당 공무원에게 "유족 간 연락처가 공유되지 않게 하라는 교육을 받았다"는 답변을 받는 등 의도적으로 유족 간 소통을 막은 것으로 보이는 정황도 포착됐습니다,

    구심점이 없는 불특정 다수가 모여 유족 간 소통 어려워
    참사 유가족 8인 인터뷰 " 유족 간 소통 위한 연락처 공유 협조 안해"
    "유족 간 연락처 공유되지 않게 하라는 교육 받았다" 소통 막은 정황

    핼러윈 참사 유가족들이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대회의실에서 열린 입장발표 기자회견에서 자식의 영정사진을 품에 안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류영주 기자핼러윈 참사 유가족들이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대회의실에서 열린 입장발표 기자회견에서 자식의 영정사진을 품에 안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류영주 기자
    '핼러윈 참사' 한 달이 되도록 정부가 유족 간 소통을 위한 연락처 공유조차 협조하지 않았다는 증언이 나왔다. 특히 일부 유족들은 다른 유가족과 소통을 위해 정부에 연락처 공유에 동의한다는 의사를 밝혔음에도 지금까지 어떠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핼러윈 참사는 구심점이 없는 불특정 다수가 모인 현장에서 발생했다는 특성 상 유족 간 소통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현재까지도 이들이 의견을 모을 장소조차 마련되지 않아 일부 유족들은 소통에 문제를 호소해 왔다. 이와 관련해 유족들의 요구를 경청하고 후속 조치를 담당해야 할 지자체 등 담당 기관이 미온적 대응을 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일부 유족은 담당 공무원에게 "유가족 간 연락처가 공유되지 않게 하라는 교육을 받았다"는 답변을 받는 등 의도적으로 유족 간 소통을 막은 것으로 보이는 정황도 포착됐다.
     
    핼러윈 참사 유가족들이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대회의실에서 열린 '10·29 핼러윈 참사 유가족 입장발표 기자회견' 시작에 앞서 희생자들을 위해 묵념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핼러윈 참사 유가족들이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대회의실에서 열린 '10·29 핼러윈 참사 유가족 입장발표 기자회견' 시작에 앞서 희생자들을 위해 묵념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
    CBS노컷뉴스는 지난 24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을 통해 핼러윈 참사 희생자 유족 8명과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유족들은 참사 직후 시청·경찰·담당 공무원 등 정부기관에 다른 유족의 연락처를 요청했지만 개인정보를 이유로 거절 당했다고 증언한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유족 A씨는 "일대일 담당자에게 다른 유가족과 연결되고 싶다는 의사를 표명했지만 개인정보라 어렵다. 연락처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개인정보를 이유로 거절 당하자, 자신의 연락처를 다른 유족에게 공유해도 된다는 의사를 전했다는 유족들도 있었다. 하지만 이들 모두 다른 유족들과 연결되지 못했다.

    유족 B씨는 "시청 측에 유가족들 연락처를 물어봤지만 개인정보라 알려줄 수 없다고 했다"며 "예상했던 결과라 자신의 연락처를 알려주고 다른 유족 분들께 중개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유족 C씨 또한 "내 개인정보를 공유하는 것은 허락하니 나와 같은 사람들이라도 연결해 달라 했지만 연락을 준다고 하고 한 달이 다 된 지금까지 연락이 없다"고 토로했다.

    특히 C씨는 담당 공무원으로부터 참사 유족 간 정보를 공유하도록 하면 안 된다는 구체적인 지침을 전해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참사 직후인 11월 초, (희생자) 발인이 끝나고 장례식장에 나와있던 시청 공무원에게 다른 유가족들과 연락 가능한 방법을 모색해달라 했다"며 "하지만 해당 공무원은 '본인들이 1차로 교육에서 유가족의 개인정보는 절대 발설하면 안 되고, 공유되지도 않게 하라 했다'는 답을 들었다"고 밝혔다.
     
    아직 만들어지지도 않은 '유가족 연대'가 있어야만 연결해줄 수 있다는 답변을 받은 유족도 있었다. 유족 D씨는 "시청 담당 공무원, 원스톱지원센터, 경찰 등 연락이 온 기관에 계속 물어봤지만 개인정보라 알려줄 수 없다. 유가족 연대가 있어야만 알려줄 수 있다고 했다"고 답했다.


     


    그는 "(다른 유족의) 연락처가 없는데 어떻게 연대를 만드느냐, 지인이 같이 죽어야만 연대를 만들 수 있는 것이냐고도 물었지만 연대를 만들기 전에는 먼저 알려줄 수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고 전했다.
     
    결국 이들은 납골당에서 우연히 다른 유족을 만나 접촉하거나 민변 등 시민단체를 통해 모일 수밖에 없었다.
     
    C씨는 "납골당에서 다른 희생자의 가족분을 만나 연락처를 교환하기도 했다"며 "정신없는 와중에도 유가족들과 연락을 취할 수 있는 방법을 수소문해서 각자 찾은 것이다"고 털어놓았다.

    E씨 또한 "인터넷 기사를 통해 유가족들이 민주당 및 변호사 모임 매개로 모이고 있다는 것을 알게됐다"며 "민변 통해 비공개 간담회 일정을 안내 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종기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핼러윈 참사의 경우 지역도 다르고 서로 알 수 있는 구심점이 없다"며 "정부가 유족 간 소통을 위해 연락처 등 정보라던지 진상규명을 상황을 공유 하는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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